[민변의 활동] '살아있는 과거사, 유신 긴급조치를 고발하다' 토론회 후기
- 201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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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게시판
'살아있는 과거사, 유신 긴급조치를 고발하다' 토론회 후기
; 비상의 정상화로 나아가는 길
글_ 9기 인턴 전민규
지난 10월 24일,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민변과 포럼 진실과정의가 주관하고 민주행동과 역사정의가 주최한 ‘살아있는 과거사, 유신·긴급조치를 고발하다’라는 이름의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토론회는 한승헌 변호사님의 여는 말과 백기완 선생님의 피해자 증언, 그리고 관련 영상을 관람하는 것을 1부로, 한홍구 교수님, 이명춘 변호사님, 조영선 변호사님의 발제와 권혜령 박사님, 김학민 대표님의 패널토론을 2부로 유신·긴급조치의 시대적 증언부터 역사적, 법적 검토까지 이루어졌습니다.

1부에서 한승헌 변호사님이 그들을 변호하면서 무죄임을 확신하는 동시에 유죄를 받을 것 또한 확신했다는 모순된 감정에 관해 이야기하실 때 그 고뇌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문에 의한 자백, 쪽지재판이 일상적이었던 당시 사법부의 법정에서 변호인 마음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을 수 밖에 없는 무력감과, 그럼에도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변호해야 하는 그 상황 자체가 ‘시대가 법률가에게 내려준 업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 백기완 선생님의 피해자 증언을 들을 땐 목소리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모순이 쩌렁쩌렁하게 마음에 울려 퍼졌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진술거부라는 옥중에서 말로 지은 시를 들려주실 때엔 그 안에 선생님의 삶이 꾹꾹 담겨 있는 것 같았습니다. “여러분, 내 증언이 어설퍼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시며 증언을 끝맺으실 때 저뿐만 아니라 토론회에 참여한 모든 분들의 가슴이 찡하고 울렸으리라 생각합니다.
2부에서는 한홍구 교수님의 발제로 시작되었습니다. 유신은 70년대 그 당시에도 시대착오적인 기획이었으며, 그 시기는 박정희 개인이 행복해지기 위해 만인이 불행해졌던 시기였다는 이야기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집권시기의 태반이 비상의 시기였으며, 정상적인 국민의 동의를 받아 나라를 이끌지 못했던 대통령 박정희, 그 스스로가 비정상적인 대통령이 아니었을까요. 이어 이명춘 변호사님과 조영선 변호사님께서 유신과 긴급조치 발동의 역사적 배경과 절차적 위헌성에 대해 짚어주셨습니다. 당시의 법률가들도 충분히 유신과 긴급조치의 위헌성에 대해 알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침묵했습니다. 박정희를 군형법 상 내란죄로 기소해서 사형을 내려야 했지만, 철저히 입을 다물고 시대와 역사를 외면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