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 취임식에 즈음하여
- 200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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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게시판
보/도/자/료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 취임식에 즈음하여
3월 11일 오늘 네덜란드 헤이그 국회의사당에서는 각국의 대표와 유엔 사무총장 그리고 NGO 대표 및 저명 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 취임식이 거행된다. 바야흐로 세계의 주목 속에서 국제형사재판소가 정식으로 출범하는 것이다. 이 자리에는 초대 재판관 18명 중 한 명으로 선출된 대한민국의 송상현 교수도 참석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중국과 일본이 가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의연히 국제형사재판소의 일원이 되었고 더욱이 1인의 재판관까지 배출함으로써 인권과 평화 그리고 정의를 지향하는 재판소의 설립취지를 대변하는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대표가 되었다. 우리는 유엔이 창설된 이래 최대의 사건이라고 불리는 이 기념비적인 국제형사재판소의 정식 출범을 정의를 사랑하는 세계의 모든 시민과 더불어 축하하고자 한다.
국제형사재판소의 출범은 온 인류에 대한 정의의 실현을 국제공동체적 차원에서 도모할 것을 요구한다. 대량학살 및 전쟁범죄 그리고 인도에 반하는 범죄와 같은 인류의 공적에 대하여 시공을 초월한 투쟁을 요구, 강조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상과 종교 그리고 정치적 이유로 살상되고 박해받는 것을 더 이상 국제사회가 용인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바로 국제형사재판소의 설립의 목적인 것이다.
이제 세계는 이 재판소의 설립에 발맞추어 정의실현에 대한 국제적 협조를 보다 분명히 해야한다. 아직도 가입을 미루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의 강대국들, 그리고 이들의 눈치를 보며 가입을 주저하고 있는 많은 나라들은 조속히 로마규정에 가입해야 한다. 나아가 재판소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로마규정이 각 당사국에 요구하고 있는 각종의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국내적 이행확보수단을 명확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서도 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 취임식에 즈음하여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정부는, '국제형사재판소설립에관한로마규정(이하 로마규정)'의 보충성 원칙에 기해 로마규정 가입 전후로 준비하고 있는 국내 이행입법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우선 관계 전문가 및 인권단체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둘째, 현재 미국은 로마규정에 가입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당사국들에 대하여 불처벌쌍무협정을 강요하여 미국인에 대한 재판관할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국제형사재판소의 설립취지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며 결코 용인될 수 없다. 대한민국 정부가 만일 이러한 미국의 요구를 들어준다면 정의실현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것이다. 우리는 정부가 불처벌쌍무협정 체결을 단호히 거부할 것을 요구한다.
이제 정의실현을 위한 국제사회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우리는 이러한 움직임에 전폭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며 특별히 아시아 지역에서의 한국이 가지고 있는 역할과 책임을 통감하고 민간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하여 국제형사재판소의 숭고한 이상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끝.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최병모(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