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10.24. 이라크 파병반대 민변 기자회견문

  • 2003-10-24
  • 1
  • 일반게시판

[기자회견문]

정부는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을 철회하고

미국의 전투병 파병요청을 단호히 거절하라



미국의 대규모 이라크 전투병 파병 요청에 대하여, 정부는 지난 18일 국군을 추가로 파병하기로 결정하였다. 우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라크 관련 결의가 채택된 후 채 이틀도 지나지 않아, 당초 약속한 충분한 국민 여론 수렴 과정도 없이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듯 이와 같은 결정이 나온 데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1. 유엔 안보리 결의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면죄부가 아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그 시작부터 국제연합 헌장의 절차를 무시한 침략전쟁이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 이라크 무력제재에 관한 결의안 채택을 요구하다가, 상임이사국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돌연 침공을 개시하였다. 그러나 미국이 침공의 명분으로 주장한 대량살상무기는 지금까지도 단서조차 찾을 수 없고, 미국이 가져온 것은 후세인 정권의 몰락, 그리고 미군과 충돌로 빚어지는 이라크 민중들의 죽음 뿐이다. 미국은 이라크 저항세력과 긴 비정규전의 늪으로 빠져들었고, 이라크 민중들의 생존권과 민주주의가 보장될 날은 멀기만 하다.



미국이 새삼스레 안보리 결의를 추진한 것은, 미군을 대체할 다국적군이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임 이사국들이 이라크 민간정부에 대한 권력이양 일정 제시를 촉구하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자, 미국이 어쩔 수 없이 권력 이양 일정을 명시한 것이 바로 이번 안보리 결의이다. 안보리 결의는 미국 주도 하의 다국적군을 승인한 것일 뿐,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실체적 합법성을 부여한 것이 아니다. 친미정권 수립과 석유자원 확보를 목표로 일방적 우월주의와 군사력을 앞세운 강경대외정책으로 일관하여 후세인 정권 전복을 공공연한 명분으로 내세운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이라크에 대한 명백한 주권과 영토의 침해이자 그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한 침략전쟁이다. 그 침략적 본질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치유될 수 없다.



2. 침략전쟁파병은 헌법파괴행위이다



우리 헌법은 전문과 제5조 제1항에서 국제평화주의를 선언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며, 제5조제2항에서 국군의 사명으로 자위적 전쟁을 규정하여 대한민국이 침략적 전쟁에 맞서 국제평화를 지키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고, 무력은 대한민국의 안전보장을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함을 천명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의 성격과 임무는, 헌법이 부여한 국군의 사명에 정면으로 위반된다. 교전당사국의 합의에 따라 중립적 입장에서 무력사용과 충돌을 완화시키는 유엔 평화유지군과 달리, 다국적군은 침략전쟁을 도발한 미군의 동맹군이자 점령군으로서, 현재도 계속되는 이라크 민중들의 저항의 대상일 뿐이다. 파병은 우리 헌법이 선언한 국제평화주의를 정면에서 파괴하는 것이다. 국군 파병은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에 동참하는 것으로서 위헌임이 명백하다.



정부는 한미동맹관계 유지를 통한 국익추구를 판단기준으로 내세우나, 호혜평등한 관계가 아닌 추종적 동맹관계유지가 최고의 국익이라고 할 수 없고, 한미동맹관계도 헌법을 넘을 수 없으며, 헌법에 위반하는 국익추구까지 허용될 수 없다. 지난 4월 공병대와 의료부대를 파견하며 미국을 적극 지원하였던 우리 정부가 이제 또 다시 미국의 요구에 따라 추가 파병을 결정한 것은 이 위헌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다.



3. 전투병 파병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



정부는 미국의 요청을 고려하고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파병부대의 성격, 형태, 규모, 시기를 정하겠다고 하나, 미국이 요청해온 것은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손꼽히는 이라크 북부지역에 주둔한 미군을 대체할 대규모의 전투병파병이다. 정부의 외교 국방 담당자들은 미국의 추가파병 요청 이후 일관되게 대규모의 전투병을 파병하여야 한다며 여론을 형성하여왔다.



우리는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사태까지 헌법이 유린되고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이 침해될 것을 좌시할 수 없다. 또한 파병될 젊은이들은 물론, 아랍권과의 대립으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생명권에까지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엄청난 대가를 감수하여야 하는 전투병 파병은, 참여정부가 선언한 호혜평등한 한미관계의 발전과 상반되는 대미추종외교의 결정판에 지나지 않는다. 안보리 결의 통과 직후 다수의 안보리 이사국들은 병력파견도 재정지원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고, 결의안 통과를 전제로 파병을 고려중이었던 파키스탄도 이라크 민중들의 진정한 요청이 없이는 파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 않은가. 전투병 파병으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은 우리 젊은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피해와 이라크 민중들과의 대립, 침략국가의 오명과 미국에 추종하는 나라로 세계인들에게 인식되는 불명예 뿐이다. 전투병 파병은 어떤 경우에도 있을 수 없다.



정부는 추가파병결정을 철회하고, 미국의 전투병 파병압력을 단호히 거절하여야 한다. 국회 역시 추가파병결정에 부동의함으로써 헌법기관으로서 헌법수호책무를 다하여야 할 것이다.





2003년 10월 2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 우리의 요구 -

헌법을 파괴하는 이라크 파병 반대한다!

침략전쟁 가담하는 파병결정 철회하라!

미국의 부당한 압력 국회는 거부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