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노사관계선진화 명목 노동관계법 개악하려는 정부의 기도를 규탄한다
- 200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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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게시판
[성명서]
노사관계선진화라는 명목으로 또 다시 노동관계법을 개악하려는 정부의 기도를 강력 규탄한다.
정부는 후진적 노사관계를 국제기준에 맞추어 선진화시키겠다는 명목으로 '노사관계선진화방안'을 확정해 9월 4일 노무현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노사정위원회 논의를 거쳐 노사관계법 개정에 곧 착수할 예정이라고 지난 8월 31일 밝혔다.
정부가 확정하였다는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은 지난 8월 18일 노동부 자문기관인 노사관계제도선진화연구위원회에 넘겨졌던 노동부원안을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소위 「사용자의 대항권」을 강화하고 노조에 대한 보호 장치를 축소하는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향은 사실상 사용자의 대항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산업자원부와 재계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노사관계에서 힘의 균형을 회복시키겠다던 노무현 대통령의 약속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98년 정리해고 도입의 대가로 이미 시행하였어야 할 복수노조와 초기업 노조를 허용한다는 빌미로, 해고요건을 완화하고 부당노동행위·부당해고에 대한 처벌을 완화하는 동시에 파업에 대한 대항 수단만 확대하여 사용자가 사실상 노동을 통제하고 파업을 무력화시키는 다양한 무기를 제공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당국의 처벌 의지 부족으로 인하여 사용자의 단결권 침해 행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처벌을 완화하겠다는 것은 대등한 노사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의심케 한다. 나아가 태업과 파상적인 파업 등에 대하여도 직장폐쇄를 전면 허용하여 사실상 공격적 직장폐쇄를 허용하는 것은 쟁의행위를 사실상 무력화하겠다는 것이고, 필수공익사업장 파업시 외부인력 대체근로 허용 역시 그렇지 않아도 직권중재 제도 존속으로 사실상 파업권이 무력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체행동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이다. 게다가 단체교섭 대상의 지나친 제한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파업이 불법시되는 현실에서 그 원인을 개선하지 않은 채 사용자의 대항수단만 확대한다는 것은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전도한 것이다.
또한 이미 노동자의 57% 이상이 비정규직화되어 있는 노동시장에서, 정리해고 요건을 더욱 완화하겠다는 것은 비정규노동자를 양산하여 사회안전망이 구비되어 있지 않은 절망의 현실로 내동댕이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인바, 노동의 유연화에 대한 국제기준을 들먹이기 이전에 유연화를 흡수할 수 있는 사회보장책을 먼저 제시하는 것이 정부의 국민을 위하는 도리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정부가 지난 5월 화물연대 파업시 노조의 파업에 대해 업무복귀명령권을 포함하는 국가위기관리를 위한 특별법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거론한데 이어 현재 화물연대를 겨냥하여 업무복귀명령제 도입을 구체화하고 있는 가운데 내놓은 '노사관계선진화방안'은 노동자들을 사실상 무권리상태의 임금노예로 내모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재계와 보수적인 언론에 떠밀려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또다시 격심한 사회내부의 저항과 위기를 부추길 우려가 있는 '노사관계불평등화'방안은 재고되어야 한다. 국민이 참여정부를 선택한 이유는 가진 자의 힘을 더욱 강화시켜주기 위함이 아니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2003. 9. 4.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최병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