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노조, 노동자에 대한 가압류, 손해배상 청구를 규탄한다
- 200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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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게시판
노조, 노동자에 대한 가압류. 손해배상 청구를 규탄한다
- 고 김주익씨 사망사건에 부쳐
지난 2003년10월17일 09:00 경 부산 소재 한진중공업에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장인 김주익(남.40세)씨가 현장에 있던 35미터 높이의 지프크레인에 로프로 자신의 목을 매고 자살하였다. 김주익씨는 당시 129일째 회사의 노조탄압과 불성실한 노사교섭에 항의하면서 단신. 고공농성을 하고 있었다. 김주익씨의 죽음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노동자들의 생명을 가압류하고 있다. 회사측은 이미 김주익씨를 포함한 노조간부의 급여에 대하여 7억 4천만원 상당의 가압류를 하였고, 그 결과 김주익씨의 2002년 12월 임금 실수령액은 12만원에 불과하였으며, 그의 유일한 재산인 시가 5천만원 상당의 낡은 연립주택조차 가압류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럼에도, 회사측이 사망 4일 전 조합원 200여명에게 가압류, 징계, 고소·고발 조치를 하겠다는 통지서를 보내면서 김주익 지회장의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결코 노동귀족이 아니다. 회사측은 2002년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600여명의 노동자를 정리해고 하였고, 이러한 희생위에서 2002년도 당기순이익이 239억여 원이 발생하는 등 경영이 호전되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0년도에는 당기순이익의 2.1배, 2001년에는 그 1.5배를 회장 등 주주들에게 배당하였다. 한편, 기본급은 21년 근속한 노동자가 105만원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평균임금은 동종업종보다 41~97만원 적은 수준이다. 이는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인하여 기업이 회생할 수 있었음에도 노동자에게는 여전히 저임금과 정리해고로 보상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진정한 노사관계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서는 노조. 노동자의 기본적 인권을 인정하는데서 시작한다. 회사측은 부산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수차례 부당노동행위를 중지하라는 명령을 받았음에도 이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 그리고, 부산지방노동청이 2003년7월21부터 같은 달25까지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였음에도 여전히 달라지지 않고 있다.
김주익이 땅에 내려올 수 없었던 것은 회사측의 불성실하고 신뢰할 수 없는 교섭태도에 기인한다. 경총은 지회장이 크레인을 불법점거해서 사실상 협상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회사측은 이미 부산지방노동청장의 중재로 이뤄진 2003년 7월 18일, 19일 개최된 노사교섭에서 ‘임금합의, 손배가압류 철회, 해고자(노용준 부지회장) 복직 등’을 구두합의를 했음에도, 같은 달 21일 ‘임금합의’를 파기하고, 같은 달 24일에는 나머지 합의도 파기하는 등 제반 현안사항에 대해 노사간의 자율적인 교섭자체를 기피하거나 거부한 사실이 있다. 위와 같은 회사 측의 교섭태도는 김주익이 땅을 마저 밟지 못하고 허허로운 공중으로 몸을 내던지게 한 진정한 이유인 것이다.
우리는 정부와 국회에 회사측이 신종노동 탄압으로서 가압류. 손배배상 소송을 활용하지 못하도록, 그리고 다시는 제2의 배달호, 김주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서라도 속히 가압류. 손해배상 범위 등을 합리적으로 제한하는 노동관계법의 개정을 촉구한다.
또한, 사법부도 형식적인 심사에 의존한 채 노조, 노조 간부들에 대한 가압류 결정을 남발하지 말고 변론절차 등을 통하여 보다 엄격하게 사법적극주의를 실현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검찰의 각성을 촉구한다. 검찰은 회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하여 엄정하고 공정한 시각에서, 특히 법 형식적인 측면에서 그 주장. 입증을 노동자에게 전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수사하고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우리는 노동부에 대하여 금번 한진중공업 사태에 관련하여 특별 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 특별근로감독을 통하여 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노동행위 판정결과를 확인하는 한편, 한진 중공업 노사분쟁해결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촉구한다.
회사측은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수년 동안 저임금과 정리해고의 위협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사실을 직시하고 노조와 성실한 단체교섭에 임할 것을 엄숙히 촉구하는 바이다.
2003. 10. 24.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최병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