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정부는 부안주민투표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라!

  • 200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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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정부는 부안주민투표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라!





부안주민들은 방폐장 유치 찬반 주민투표를 통하여 적극적으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였다. 그 결과 대다수의 주민들은 방폐장 유치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였다. 이러한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의사표현에 대해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애써 그 가치를 폄하하여서는 아니된다. 정부는 겸허하게 주민투표의 결과를 수용해야 할 것이다. 만약 다시 주민투표에 이 논의를 붙인다면 불필요한 국력낭비일 뿐이며 민심의 분열만을 일으킬 것이다. 무엇이 현명한 결정인지는 200일이 넘는 촛불시위와 주민투표의 결과를 고려한다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정부의 고민은 주민투표 결과를 받아들일 것인지 말 것인지가 아니라, 방폐장 문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입장을 수립하는 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방폐장과 지역발전의 맞바꾸기식의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음이 드러났다. 지역발전. 그동안 정부가 원전에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을 달래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지역발전의 논리였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검증된 적이 있던가.



방폐장 부지선정문제를 중앙행정공무원과 지역 단체장에게만 맡겨서는 안된다. 전문가, 시민단체 등의 다양한 참여 속에서 부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여 전반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검토를 해야 할 것이다. 방폐장을 별도의 부지에다가 설치하는 것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그 규모는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에 관한 원론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방폐장 건설의 필요성과 적정 규모에 대한 원론적인 합의가 형성된 후에 구체적인 부지선정절차에 착수하여야 한다.



아울러 방폐장문제를 원전 중심의 에너지정책과 연계하여 바라볼 필요가 있다. 부안 주민들은 부안에서 방폐장은 안된다고 말하지 않았다. 부안주민들은 오히려 전국 어디에도 방폐장은 안된다고 말했으며, 나아가 원전 의존적 에너지정책을 폐기하고 재생가능에너지쪽으로 에너지 정책을 전환하라까지 말하였다.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주장이다. 방사성폐기물은 어디에서 유래하는가. 원전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폐장 문제는 원전정책과 연계하여 검토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가 정책 추진의 패러다임은 이미 변하였다. 불가피성만을 앞세우며 국가정책을 추진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원전과 방폐장은 절대 필요하다는 논리는 ‘정부만의 논리’이다. 시민들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현재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비판적 검토와 에너지수요관리와 재생가능에너지의 확대라는 대안에 대한 성실하고 진지한 논의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2004. 2. 16.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최병모(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