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국가보안법위반 전력을 이유로 예비판사임용을 거부한 대법원의 위헌적이고 수구적인 태도를 규탄한다
- 200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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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게시판
국가보안법위반 전력을 이유로 예비판사임용을 거부한 대법원의 위헌적이고 수구적인 태도를 규탄한다.
대법원은 지난 2월 18일자 인사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가 사면 받은 사법연수원 수료생 이봉재 씨에 대하여 예비판사 임용을 거부한 바 있다. 전과를 이유로 임용을 거부했다면 이는 임용신청자의 공무담임권과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종전에도 국가보안법위반자 중에 기소유예자 4명, 집행유예 선고자 1명 등 5명을 임용한 사례가 있는 점, 법원 외부인사가 절반 참여한 임용심사위원회의 판단을 따른 것이라는 점 등을 들어 국가보안법 위반 전과 자체가 결격사유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봉재 씨의 연수원 수료 성적은 연수원 수료자 976명 중 73등으로서 예비판사 임용권인 192등 내에 드는 성적이며 그 이외의 임용신청자는 신청을 철회한 1인을 제외하고 모두가 임용된 점, 94년에 국가보안법 위반 집행유예 선고자 1인이 임용된 이후 현재까지 국가보안법으로 집행유예 이상을 선고받은 자는 모두(8명) 임용이 거부된 점, 대법원이 최근 9년간 판사(예비판사 포함)임용 신청을 거부한 17명 중 국가보안법 또는 집시법 위반 경력자가 12명인 점, 임용심사를 위해 실시된 이봉재 씨에 대한 면접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전과 사실에 대하여만 집중적인 질문이 이루어 진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봉재 씨의 임용탈락은 국가보안법 위반 전과가 결정적인 이유가 된 것임이 드러난다. 또한 외부인사가 참여한 임용심사위원회의 판단을 따랐다고는 하나 임명권이 있는 대법원이 그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더욱이 이번 사건은 지난 대법관 제청 파동에 따른 여론에 밀려 대법원이 인사제도를 개선한 후 발생한 것으로서 대법원의 개혁의지를 의심케 할 뿐만 아니라 사회의 다양성을 무시하는 대법원의 수구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인권보장의 최후 보루가 되어야 할 대법원이 스스로 인권을 침해한다면 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더 이상 유지될 수가 없다. 우리는 이에 대법원의 위헌적이고 수구적인 태도를 규탄하며 이봉재 씨에 대한 임용거부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2004. 2. 27.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최병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