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두 야당에 의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발의를 규탄한다

  • 200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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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야당에 의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발의를 규탄한다



새천년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소속 의원 159명의 서명을 받아 사상 초유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이들이 주장하는 탄핵사유는 노무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특정정당에 대한 지지를 유도하고 총선민심에 영향을 미치는 언행을 반복하는 등 선거법을 위반하고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묵살하였고, 자신과 측근들의 권력형 부정부패가 심각하며, 국민경제를 파탄시켰다는 것 등이다.



헌법은 대통령의 탄핵사유에 대하여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라고 규정하고 있다. 전체 국민의 직선에 의해 선출되고 국가의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이며 국군통수권자로서의 대통령의 지위 및 헌법상 보장된 재직 중 형사소추제한의 취지를 고려할 때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유는 대통령이 헌법의 기본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를 하는 등 ‘중대하고 명백한’ 위법행위를 하였을 때로 엄격하게 제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돌이켜 우리 역사를 보면, 이승만 정권의 심각한 금권과 관권에 의한 부정선거와 학생과 시민에 대한 발포, 유신정권 때의 심각한 독재권력 행사, 전두환 정권의 광주 학살이나 호헌조치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대통령이 기자회견 중에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을 가리켜 탄핵사유에 해당할 정도의 중대한 헌법이나 법률위반이라고 할 수는 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과 관련하여 대통령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하면서도 기본적으로 존중한다는 의견을 밝혔는바, 대통령이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묵살하였다고 하기도 어렵다. 대통령 자신과 측근들의 권력형 부정부패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상태이고 대통령으로서의 ‘직무집행’과의 관련성도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국민경제를 파탄시켰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증명되지 못하였고 헌법과 법률위반이라고 하는 헌법상의 탄핵사유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결국 이렇게 보면 현재 위 야당들이 주장하고 있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유는 법리적으로 근거가 부족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위 야당들이 왜 지금 이 시기에 국가와 국민의 안위에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라는 극한적인 투쟁을 벌이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현재의 제16대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심판을 받기 위한 총선을 기다리고 있다. 그것도 1개월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발의가 이루어진 것이라면 이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제16대 국회는 유례없는 부패로 얼룩졌고 정치관계법 개정과정에서는 당리당략에 따라 국민과의 약속은 물론 자기들끼리의 합의마저도 저버리는 추태를 보임으로써 국민들로부터 더 이상 국회로서의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가 근거도 미약한 탄핵발의로 정치관계법의 개정과 각종 민생현안에 대한 해결 등 정작 해야 할 자신의 책무를 방기하고 정국을 파탄지경으로 몰아가는 것은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국정혼란과 국민불안을 방지하기 위해 탄핵발의만은 자제되어야 한다는 온 국민의 열망을 오로지 당리당략을 위해 저버린 두 야당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국민에 의한 준엄한 심판만이 이 나라를 바로 세우는 길임을 확인한다.







2004. 3. 9.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최병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