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인터넷에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라
- 200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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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게시판
<인터넷에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라>
1. 시민들이 인터넷을 통해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기 시작한 것은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술의 발달이 직접 민주주의를 촉진하고 있는 긍정적인 흐름으로 평가하여야 한다. 한편 이와 같은 인터넷을 통한 정치적 의사의 표현도 무한정 허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은 당연하나 민주주의의 일반적 원리나 표현의 자유의 법리에 비추어 보았을 때 필요한 최소한도를 넘는 제한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할 것이다.
2. 그런데 점차 고양되고 있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정치적 의사표현들이 17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경찰 및 선거관리위원회 등 법집행기관들의 구태의연한 태도에 의하여 지나친 규제를 받고 있는 것은 시대흐름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현재 경찰 및 선거관리위원회 등은 라이브이즈닷컴, 디시인사이드 등의 사이트에 패러디 작품을 게시한 아마츄어 작가 등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후보자비방 등의 혐의로 고발하거나 인지수사를 하고 있다. 또한, 지난 4. 1.에는 오마이뉴스에서 선거 관련 기사를 복사하여 자신이 가입한 Daum 카페에 글을 올린 수험생에 대해 대구 북부경찰서가 출석을 요구하는가 하면, 같은 날 서울 청량리경찰서는 라이브이즈닷컴 및 디시인사이드에 20여 편의 작품을 올린 직장인을 임의동행 형식으로 연행해 6시간이 넘도록 조사하기도 하였다.
3. 민변은 국가기관이 공직선거법상의 규정을 토대로 이와 같은 과잉 반응을 하는 것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가 되고 있는 패러디 작품들은 자신들의 사상을 희화적으로 묘사하기 위하여 사용된 풍자적 외피 또는 은유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위 공직선거법상의 범죄구성요건인 ‘사실’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다. 또한 창작한 사람들이 대부분 순수한 아마츄어인바, 이들에게 패러디의 대상이 된 정치인들을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 또는 ‘비방할 목적’이 있었는지도 많은 논란이 있다.
4. 패러디를 언론의 자유의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취급하는 미국 등의 사례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경찰 등의 과잉 반응은 자칫 그 싹을 틔우고 있는 시민들의 참여민주주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민변은 일반 시민들이 그들의 뜻과 괴리된 채 표류하는 정치 현실에 대하여 풍자적 표현을 통해서라도 직접적인 발언을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판단하며, 이와 같은 시도를 좌절시키는 법집행을 엄격히 자제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4. 4. 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최병모 (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