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서]'공무원조합설립및운영등에관한법률(안)'에 대한 민변 의견서
- 2002-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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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게시판
정부의 [공무원조합설립및운영등에관한법률(안)]에 대한 민변의 의견
Ⅰ. 법률적 견해를 제출하게 된 배경
정부는 2002. 9. 18. 공무원의 단결권 보장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공무원조합설립및운영등에관한법률(안)"(이하 '공무원조합법안'이라 합니다)을 입법예고하였습니다. 정부가 공무원조합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밝힌 입법추진의 필요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사회구조의 다원화, 공무원의식·근무여건 등 행정환경 변화에 따라 공무원에게도 단결권 보장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는 점입니다. 둘째, 공직사회 의사표출창구 마련으로 참여와 건전한 공직문화 형성에 기여한다는 점입니다. 셋째, OECD 국가 대부분이 공무원노조를 허용하고 있는 국제적 추세를 감안하여 공무원의 단체결성권을 허용함으로써 선진국가로서의 이미지를 확립한다는 점입니다. 넷째, 직장협의회와는 성격이 다른 단체제도 도입으로 상호보완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이와 같은 필요성에 근거하여 여론조사결과 공무원단체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이 아직은 부정적인 시각이 다소 우세하나, 위와 같은 긍정적인 기능도 많으므로 의지를 가지고 입법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민변은 1998. 2. 노사정위원회에서의 합의 이후 계속하여 공무원노조의 설립 필요성과 그 당위성을 주장해 왔습니다. 그리고 과도기적 상황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에서 그 당사자인 공무원들의 입장을 옹호하고, 그들의 권익을 위하여 활동해 왔습니다.
그런데 위 정부 입법안은 기본적으로 공무원의 단결권을 보장한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규정은 원칙에 벗어나거나 단결권 보장의 실효성을 상실케 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에 민변은 위와 같은 정부 입법안의 제출과 관련하여 다시 한번 더 공무원들의 단결권 보장에 대한 기본원칙을 재확인하고, 법률안의 내용과 관련하여 저희 모임의 구체적인 견해를 밝히고자 합니다.
Ⅱ. 공무원 노동기본권 인정의 기본원칙
정부가 공무원조합법안을 입법예고한 것은 공무원의 단결권 보장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기본원칙이 견지되어야 합니다.
첫째, 기본적 인권의 보장은 보편성을 가지는 것이므로 국민여론이나 국가적 특수성을 이유로 해서 박탈 내지 왜곡되게 제한되어서는 안 됩니다.
정부는 여론조사 결과 공무원단체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이 아직은 다소 부정적인 시각이 다소 우세하다고 밝히고 있는데, 설사 위 여론조사결과를 그대로 믿는다고 하더라도 국민여론은 기본적 인권을 박탈하거나 제한하는 합리적인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 국제인권법적인 시각입니다. 히틀러의 나찌시대나 공산주의정권 하의 소련이나 동구유럽에서 집권자들은 국민여론을 핑계로 인권유린을 자행하였는바, 국민여론이 기본적 인권의 박탈이나 제한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면 이는 전체주의를 허용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국가가 처한 특수한 사정이라는 요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신독재치하에서 한국적 특수상황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기본적 인권을 유린한 경험을 되살려 보면 국가적 특수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국가가 처한 특수한 사정을 무시할 수는 없겠으나, 그렇다고 이러한 특수한 사정이 기본적 인권을 박탈하거나 제한하는 합리화의 근거가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특수한 상황은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는 구체적인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한국정부는 그 동안 국제사회에서 남북분단이라는 상황을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을 박탈 내지 제한하는 주요근거로 수차 주장하였으나, 국제사회는 한국이 처한 특수한 사정을 이해한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상황이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을 박탈 내지 제한하는 합리적인 근거가 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둘째, 기본적 인권의 최대보장 및 최소한의 제한과 본질적 내용의 침해금지 원칙이 준수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기본적 인권이라고 하더라도 무제한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고 국가안전보장이나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범위내에서 제한될 수 있고, 특히 다른 기본적 인권과 상호충돌하는 경우에는 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 인권의 제한은 필요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고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해서는 안됩니다. 기본권이 상호충돌하는 경우에도 어느 한쪽의 기본권을 부인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하책 중의 하책으로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노동기본권과 관련하여 그 동안 한국은 노동기본권을 박탈하는 최하의 정책을 취하여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려는 현시점에서 다시 단체협약체결권과 단체행동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형태로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은 최하책을 선택한 과거의 잘못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공무원 지위의 특수성에 비추어 단체협약체결권과 단체행동권을 인정함에 있어 고려하여야 할 점과 다른 기본적 인권과의 조화를 이루어야 할 점들이 있다고 하면, 이들 권리들을 인정한 전제 위에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개발하여야 할 것이지 아예 이들 권리들을 박탈하여야 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모든 기본적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이들을 조화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 찾아나가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사회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셋째, 국제노동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정부도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공무원 노동기본권을 전면적으로 박탈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은 국제사회에서 인권국가로서의 위상을 세울 수 없고 낯을 들 수 없을 정도의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제사회에서 수차에 걸쳐서 권고를 하고 감시대상국가로 삼고 있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일환으로서 정부는 공무원조합법안을 입법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법안의 내용은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해야 할 것인바, 공무원 노동기본권 보장과 관련하여 준칙으로서 작용할 만한 국제적인 기준은 ILO와 UN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위원회 및 OECD 등에 의해 정립된 협약과 권고 또는 지침과 권고 등이 될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지적과 권고를 수용하여 인권국가로서의 위상을 세우기 위해 공무원 노동기본권을 인정한다고 하면서 국제적 기준에 크게 미흡한 수준의 제도를 도입한다면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말 것이며, 또다시 국제사회의 비판과 권고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넷째, 공무원 노동자의 자주적 결정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희생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노동기본권은 헌법에도 규정되어 있는 바와 같이 노동자의 자주적인 권리이고, 자주성과 민주성을 그 생명으로 합니다. 따라서 조직의 명칭이나 형태 기타 운영 등은 노동자가 자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법률로 어느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자주적인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예에서 보았듯이 정부가 조속히 공무원 노동기본권 인정을 위한 제도도입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과정에서 회복할 수 없는 무수한 희생을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공무원들은 헌법(법외)노조의 형태로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현실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전개된 것에는 1998. 2. 노사정위원회의 합의 이후 정부가 공무원노조 인정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한 것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공무원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하고 있는 노조간부들을 형사처벌하고 징계책임을 묻고 있는바, 공무원 노동기본권의 인정시기가 늦추어질수록 그만큼 희생은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어차피 공무원 노동기본권의 완전한 보장은 언젠가는 이루어질 수밖에 없고 그 시기만이 문제일 뿐인데, 그 시기를 앞당길수록 희생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공무원 노동기본권을 인정하는데 있어 준수되어야 할 기본적인 원칙을 위와 같이 정리해 보았는바, 위와 같은 원칙에 입각하여 정부의 공무원조합법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Ⅲ. 정부의 공무원조합법안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1. 공무원단체의 명칭
⑴ 공무원조합법안은 공무원단체의 명칭을 '공무원노동조합'이라 하지 않고 '공무원조합'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법률의 명칭 자체가 "공무원조합설립및운영에관한법률"이고, 제1조에서 법률의 목적을 "공무원이 권익향상을 위하여 근무조건의 유지·개선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공무원조합의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함"이라고 하였습니다.
⑵ 정부는 공무원은 일반노동자와 달리 국민에 대한 봉사자·공익실현의 주체이고, 근무조건은 법령과 예산에 의하여 보장되는 등 공무원의 특수성과 단결체의 일반성을 동시에 고려하여 명칭을 공무원조합으로 정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거론하고 있는 위와 같은 사정이 왜 공무원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 되는 근거가 될 수 있는지 도무지 납득할 수 없습니다. 정부 스스로 공무원의 단결권을 보장하기 위해 법률안을 제정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단결권의 일반적인 형태인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의 사용을 금지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2. 설립단위
⑴ 공무원조합법안은 공무원조합의 설립범위에 대하여 "국가공무원은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 행정부에 각각 전국단위로, 지방공무원은 특별시·광역시·도 단위로" 공무원조합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공무원 종류나 직군·직렬 등 직무분야별 공무원만으로 구분하여 공무원조합을 설립할 수 없도록 규정하였습니다(제2조). 나아가 국회·법원·헌법재판소·선거관리위원회 및 행정부 소속 국가공무원은 국회사무총장·법원행정처장·헌법재판소사무처장·중앙선거관리위원회사무총장 및 행정자치부장관에게, 지방공무원은 당해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 및 특별시·광역시·도의 교육감에게 규약을 첨부하여 설립신고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제3조). 공무원조합법안은 복수단체의 설립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⑵ 단결권은 근로자의 자주적 권리인바, 단결형태 및 단결선택의 자유는 자주적 단결권의 중요한 내용입니다. 단결형태 및 단결선택의 자유는 노동조합의 설립단위와 설립형태 및 복수노조 여부는 근로자가 자주적으로 결정한다는 원칙을 뜻합니다. 따라서 공무원의 설립단위를 법률로 강제하는 것은 자주적 단결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습니다.
정부는 직무분야별 공무원만으로 구분하여 공무원조합을 설립할 수 없도록 한 것은 단체교섭시의 혼선을 방지하고 직종별 이해관계 주장으로 인한 공직사회의 갈등소지를 예방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설립단위를 공무원조합법안과 같이 한다고 하더라도 하나의 조합내에 여러 직무분야별 분과가 자기 분과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일정한 노력을 할 것이므로 직무분야별 단위조합의 설립을 금지하는 합리적인 근거를 발견하기는 곤란합니다. 오히려 직무분야별로 단체를 결성할 경우 전체 공무원들로부터 분리되어 단결력의 측면에서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을 것이어서 결국에는 통합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입니다.
⑶ 또한 설립단위를 자율에 맡긴다고 하더라도 효율적인 단체교섭활동과 권익증진을 위해서는 공무원조합법안에서 규정하고 있는 설립단위로 공무원노동조합이 설립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같은 결과에 이른다고 하더라도 법률로 강제하여 그와 같이 되는 것과 자율에 맡겨 그와 같이 되는 것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법률로 강제하지 않아도 될 사항을 굳이 법률로 강제함으로써 비난을 자초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처사입니다.
3. 가입범위
⑴ 공무원조합법안은 공무원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공무원의 범위에 대하여 "6급 이하의 일반직공무원 및 이에 준하는 연구·특수기술직렬의 일반직공무원, 기능직공무원, 고용직공무원 및 6급 이하의 일반직공무원에 상당하는 별정직·계약직 공무원"으로 규정하고, 다만 "국가공무원법 제66조제1항 단서 및 지방공무원법 제58조제1항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노동운동이 허용되는 공무원, 다른 공무원에 대하여 지휘·감독권을 행사하는 직책에 종사하는 공무원, 인사·예산·경리·물품출납·비서·기밀·보안·경비·방호·운전 기타 이와 유사한 행정기관의 관리·운영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 공안직군 등 공공의 안녕·질서유지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제외하고 있습니다(제7조 제2항, 제3항).
⑵ 공무원 노동조합의 가입범위와 관련하여서는 국제노동기준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에 관한 ILO의 입장은 제87호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1948년), 제98호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의 적용에 관한 협약'(1949년) 및 제151호 '공공부문의 단결권 보호 및 고용조건의 결정절차에 관한 협약'(1978년)에 집약되어 있습니다. 위 조약들에 의하면 단결권은 모든 근로자에 대하여 차별 없이, 즉 공무원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보장되어야 하고, 따라서 공무원에게도 노동조합의 설립 및 조직형태결정의 자유(복수노조 포함)가 보장되어야 합니다(제87호 협약 제2조). 다만 예외는 '군인'·'경찰' 및 '정책결정 또는 관리에 관계하고 있다고 통상적으로 생각되는 직무를 가진 고위직 근로자 또는 고도의 기밀적인 성질의 임무를 가진 근로자'에 한정됩니다(제87호 협약 제9조 제1항·제151호 협약 제1조 제2항). 그리고 단결활동에 대한 반조합적 차별대우 및 지배개입으로부터의 보호와, 근로자단체 대표자의 활동에 대한 편의제공이 이루어질 것을 정하고 있습니다(제151호 협약 제4조-제6조).
그런데 공무원조합법안은 광범위하게 공안직군 공무원 전체를 제외하고, 더 나아가 인사·예산·경리·물품출납·비서·기밀·보안·경비·방호·운전 기타 이와 유사한 행정기관의 관리·운영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도 제외하고 있는데, 이는 위 ILO 제87호 조약에 위반될 소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단결권 자체는 모든 공무원에게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굳이 직무의 고도의 공공성을 이유로 단결권조차도 배제하여야 한다면 그 범위는 경찰과 군대로 엄격하게 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⑶ 공무원조합법안은 직급과 관련하여 6급 이하로 일률적으로 규정함으로써 5급 이상의 공무원은 구체적인 담당업무나 직책에 관계없이 가입대상에서 제외하면서도, 다른 공무원에 대하여 지휘·감독권을 행사하는 직책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경우에는 직급에 관계없이 가입대상에서 추가적으로 제외하고 있습니다.
노조법은 조합원 자격을 직급에 의하여 일률적으로 제한하여 규정하지 않고 항상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소위 사용자의 이익대표자)의 참가를 허용한 경우를 노동조합의 소극적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보통 사용자의 이익대표자는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조합원으로서 행하는 업무와 본인이 담당하는 업무가 서로 충돌하는 지위에 있는 자를 의미하며, 통상적으로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구체적인 결정권이 있는 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대법원 판례에 의하더라도 부하직원에 대한 1차적인 인사고과권이 있을 뿐이고 직접적인 결정권이 없는 경우에는 사용자의 이익대표자로 볼 수 없습니다(대법원 1998. 5. 22. 선고 97누8076 판결). 그리고 조합원자격이 없는 사용자의 이익대표자의 범위는 직급에 의해 일률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당해 직원이 구체적으로 담당하는 업무와 직무권한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공무원의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므로 가입범위를 직급에 의하여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노조법의 일반원칙에 따라 사용자의 이익대표자의 지위에 있어 조합원으로서 활동하는 것이 본래의 담당업무를 처리하는 것과 충돌하여 양립이 불가능한 지위에 있는 자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 가입범위에서 제외하면 될 것입니다.
4. 전임자
⑴ 공무원조합법안은 전임자와 관련하여 임용권자는 공무원조합에 가입한 공무원에게 공무원조합의 업무만을 수행하게 하기 위하여 재직기간 중 5년의 범위 내에서 휴직을 허가할 수 있되, 전임자는 당해 기간 중 휴직명령을 받은 것으로 보고, 그 휴직기간 중 급여를 받지 못하지만 휴직을 이유로 승급 기타 신분상의 불이익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제8조).
⑵ 노조전임자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나 노조전임자의 대우를 어떻게 할 것인지 하는 점은 원칙적으로 노사가 자주적으로 단체교섭을 통해 결정할 문제이고, 이를 법률이 일방적으로 강제할 성질의 것은 아닙니다. 노조법도 사용자에 의한 노조전임자의 급여지급을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여 이를 금지하고, 다만 그 적용을 2006년 12월 31일까지 유예하고 있는바, 노조법의 위와 같은 태도 역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어서 노조전임자의 문제는 노사의 자율에 맡길 사항입니다.
따라서 노조전임자의 기간을 5년으로 제한한다든가 휴직으로 처리하고 급여를 받지 못한다고 규정하는 것 등은 지나친 규제라고 할 것입니다. 한편, 노조전임을 이유로 한 불이익취급은 그 자체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게 될 것이므로, 이에 대해서는 공무원노동조합의 경우도 노조법의 적용을 받도록 하면 해결될 것입니다.
5. 단체교섭
⑴ 공무원조합법안은 공무원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인정하고 있는데, 단체교섭의 상대방당사자는 노동조합의 설립단위에 대응하여 각 헌법기관별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즉, 국회는 국회사무총장, 법원은 법원행정처장, 헌법재판소는 헌법재판소사무처장, 선거관리위원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사무총장이 단체교섭당사자가 되고, 행정부의 경우에는 국가직은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 지방직은 당해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 교육직은 특별시·광역시·도의 교육감이 단체교섭당사자가 됩니다(제9조 제1항). 국가·지방자치단체의 교섭당사자는 필요한 경우 관계기관 및 그 소속 공무원으로 교섭단을 구성할 수 있고(제9조 제2항), 공무원조합의 대표자는 필요한 경우 당해 조합을 대표하는 자와 그 조합 소속 공무원으로 교섭위원을 구성할 수 있으며, 그 권한을 공무원조합 외의 다른 단체나 개인에게 위임할 수 없고(제9조 제3항), 조직대상을 같이하는 2이상의 공무원조합이 설립되어 있는 경우에는 공무원조합은 교섭창구를 단일화하여 교섭을 요구하여야 합니다(제9조 제4항).
공무원조합법안은 교섭사항과 관련하여 "보수 기타 근무조건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교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제9조 제1항), 위 교섭사항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결정에 관한 사항, 조직·인사·예산편성 등 관리에 관한 사항은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제9조 제5항).
공무원조합법안은 교섭시기에 대해 원칙적으로 연 1회로 하고,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1회에 한하여 추가로 교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제9조 제6항), 교섭의 절차·교섭단의 구성 등 교섭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국회규칙·대법원규칙·헌법재판소규칙·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대통령령 또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위임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공무원조합법안은 단체교섭 등의 원칙과 관련하여 관계당사자는 성실히 교섭에 임하여야 하며, 그 권한을 남용하여서는 아니되고, 국가·지방자치단체의 교섭당사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거부하거나 해태하여서는 아니 되며, 교섭사항이 이행될 수 있도록 성실히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제10조).
그리고, 공무원조합법안은 단체교섭의 조정업무를 담당하도록 하기 위하여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 행정부의 경우 국가공무원에 대하여는 중앙인사위원회, 지방공무원에 대하여는 행정자치부, 교육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에 대하여는 교육인적자원부에 각 공무원조합교섭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위 위원회는 국가·지방자치단체의 교섭당사자 및 공무원조합의 대표자가 추천하는 자, 공익을 대표하는 자 각 1인으로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제12조 제2항, 제3항). 관계당사자는 단체교섭이 원만히 진행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관계당사자 일방 또는 쌍방은 공무원조합교섭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⑵ 교섭당사자나 교섭시기 등은 원칙적으로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다.
교섭당사자는 노동조합의 상대방의 지위에 있는 사용자 또는 조합원의 근로조건에 대한 결정권한이 있는 자가 될 것이므로 노동조합의 조직형태에 상응하여 구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공무원조합법안은 복수조합이 존재하는 경우 교섭창구의 단일화를 강제하고 있으나, 교섭창구 단일화를 강제하는 것은 소수조합의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을 형해화시킬 우려가 있어 위헌의 소지가 있습니다. 복수조합이 교섭창구를 단일화할 것인지 각각 단체교섭을 진행할 것인지는 각각의 조합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므로 이를 법률로 강제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법률로 강제하지 않더라도 근무조건의 통일과 단결력의 제고를 위해서는 비록 복수조합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교섭창구를 일원화하여 교섭에 임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일한 현상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법률로 교섭창구 일원화를 강제해서 이루어지는 것과 자율에 맡겼음에도 조합의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일원화가 이루어진 것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법률로 강제하는 것은 후진적인 방식이고 법률에 제한을 설정하지 않고도 동일한 효과를 거두는 것이 선진적인 방식이라 할 것입니다. 자율에 맡길 경우 약간의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칠 수도 있으나, 그러한 시행착오의 과정 자체가 민주주의의 실험과정이라 할 수 있으므로 이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공무원조합법안은 국가·지방자치단체의 교섭당사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거부하거나 해태하여서는 아니 되며 교섭사항이 이행될 수 있도록 성실히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그 위반에 대해서는 벌칙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그 실효성을 담보하기 곤란하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는 공무원의 경우에도 노조법의 적용을 통해 부당노동행위규정을 적용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교섭시기나 회수는 쟁점사항에 대하여 양당사자가 합의에 이를 때까지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이지 법률로 이를 제한할 성질의 문제가 아닙니다. 교섭회수를 연 1회로 제한하고 1회에 한하여 추가교섭을 할 수 있다고 하는 의미가 1년 중에 1일 내지 2일에 모든 문제에 대해 교섭하고 교섭을 완료하라는 것인지 쟁점사항에 대해 타결에 이를 때까지를 1회의 교섭으로 본다는 것인지 불분명합니다. 전자의 의미로 해석한다면 상대방이 단체교섭에 불성실하게 임하여 1일 내지 2일의 교섭기일만 넘기게 되면 더 이상 단체교섭을 하지 않아도 되므로 단체교섭 자체가 의미를 갖기 곤란할 것입니다.
⑶ 공무원조합법안은 교섭사항을 보수 기타 근무조건에 관한 사항으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정책결정에 관한 사항, 조직·인사·예산편성 등 관리에 관한 사항을 명문으로 배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무원의 권익보장을 위한 단체로서는 당연히 공무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과 근무조건의 유지·개선과 관련이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그러한 사항에 대해 결정권이 있는 상대방과 단체교섭을 하기를 희망합니다. 이는 그와 같은 사항이 정책결정에 관한 사항이나 조직·인사·예산편성 등 관리에 관한 사항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무원의 권익보장단체에 대해 위와 같은 사항에 대해 단체교섭조차도 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그러한 단체의 존립근거를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⑷ 공무원조합법안은 단체교섭의 조정을 위해 각 헌법기관 또는 행정기관 내부에 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으나, 각 헌법기관 또는 행정기관 내부에 설치된 조정위원회가 그 기관으로부터 독립된 지위에서 공정하게 조정을 시행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습니다.
노동쟁의의 조정업무는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행정위원회인 노동위원회가 이를 담당하고 있으므로 공무원노동조합의 경우에도 노동위원회에서 담당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교원의 단체교섭 내지 노동쟁의의 조정을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에 교원노동관계조정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으므로, 공무원의 단체교섭 내지 노동쟁의의 조정을 위해서도 노동위원회에 조정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여 담당하게 한다면 전문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6. 단체협약체결권
⑴ 공무원조합법안은 공무원조합의 단체교섭권은 인정하지만 단체협약체결권을 명문으로 부정하고 있습니다(제9조 제1항).
⑵ 그러나 단체협약체결권조차도 인정되지 않는 노동조합을 노동조합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없는 단체교섭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부가 공무원조합의 단체협약체결권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공무원의 근무조건의 대부분이 예산이나 법령 또는 조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단체협약이 체결되어도 이를 이행하는데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유가 단체협약체결권을 부정하는 충분한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위와 같은 문제점이 있다면 단체협약체결권을 인정한 후에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방안을 마련하여야지 이를 이유로 단체협약체결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합리적인 해결책으로 강구할 수 있는 방안은 단체협약에서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이 법률이나 예산에 정한 기준보다 유리한 경우에는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단체협약 후 10일 이내에 사유를 붙여 이를 국회나 지방의회에 부의하여 그 승인을 구하도록 하고,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이 법률 또는 조례의 위임을 받아 정해진 기준보다 유리한 경우에는 당해 단체협약의 효력이 우선하여 적용하도록 하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법령 또는 조례에 의한 위임을 받아 규정된 기준을 당해 단체협약에 정한 기준에 합치하도록 개정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7. 단체행동권
⑴ 공무원조합법안은 공무원조합과 그 소속 공무원의 일체의 쟁의행위를 금지하고(제11조 제1항), 나아가 공무원 이외의 자가 결성한 노동조합 및 노동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 등과 연대하거나 연대하여 집단적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제11조 제2항). 그리고 위 제11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제15조 제1항), 제11조 제2항의 규정에 위반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제15조 제2항)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⑵ 공무원노조에게 쟁의권을 인정할 것인가 여부는 국제적 기준의 관점에서 검토되어야 합니다.
ILO는 단체행동권 특히 파업권은 근로자 및 근로자단체의 기본권의 하나로서, 제87호 협약이 보장하는 '근로자단체의 활동에 대한 권리'(제3조 제1항) 및 '근로자의 이익을 증진·옹호'하기 위해 이용가능한 수단(제10조)에 포함되는 것으로 파악하여, 결사의 자유 내지 단결권의 일환으로 당연히 보장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의 이행상황을 검토하고 정부에 권고 등을 행하는 유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위원회는 한국정부의 최초보고서를 심의한 후 1995. 5. 18. 채택한 최종견해에서 "위원회는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와 파업권과 관련한 법과 규정을 본 규약 및 기타 적용 가능한 국제규범에 일치하도록 즉각 개정할 것을 정부에 권고한다. 특히 교사와 공무원 및 기타 집단의 노동조합 결성권과 파업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가 시행되어야 한다."고 권고했고, 한국정부의 제2차보고서를 심의한 후 2001. 5. 9. 채택한 최종견해에서도 "위원회는 교원 및 공무원들의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참여할 권리, 단체교섭권, 파업권이 법과 실재 모두에서 보장되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3차 보고서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정부가 공무원노조의 쟁의권을 완전히 부인하는 형태의 입법을 하게 될 경우 유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위원회의 위 권고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 되고, 이러한 점에서 여전히 국제사회에서 지적과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⑶ 공무원의 쟁의권을 무제한적으로 인정할 경우 대국민 행정서비스와 국가안전 및 공공질서유지 등에 중대한 장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으나, 그렇다고 하여 공무원의 쟁의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후진적인 대처방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본적 인권에 해당하는 쟁의권은 원칙적으로 인정하고 위와 같은 요청에 부응하기 위한 합리적인 규율방식을 찾는 것이 선진적인 대처방식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나아가 직무 자체가 고도의 공공성을 가지는 현역군인·경찰공무원·교정공무원·소방공무원의 경우에는 쟁의행위를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나, 일반공무원의 경우에는 쟁의행위 자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기본권제한에 관한 비례의 원칙을 위배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공무원의 경우에는 쟁의행위 자체를 금지할 것이 아니라, 쟁의행위 중의 보안작업과 안전보호시설의 가동이 중지되지 않도록 규율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쟁의행위기간 중이라 하더라도 대국민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규율하는 방식이 합리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공무원의 쟁의행위가 대국민서비스의 중단을 초래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해당 행정관청이 쟁의행위중지명령을 발하고 이에 위반하면 벌칙을 적용하도록 한다면 쟁의행위로 대국민서비스가 중단되는 등의 사태를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⑷ 공무원조합법안은 공무원노조의 타 노동단체와의 연대활동을 금지하고 있으나, 노동자의 연대는 역사적 필연 내지 당위적인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법률로 금지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입법례가 있는지도 의문스럽습니다. 위 조항은 국제사회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위헌이라고 비판받아 삭제된 제3자개입금지조항과 같은 맥락의 조항으로서 입법되는 그 순간부터 비판의 표적이 될 것이고 결국에는 조만간 폐지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공무원노조라고 해서 타 노동단체와 연대활동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논리필연적인 이유도 없고, 또 다른 노동단체의 입장에서도 공무원노조의 건전한 발전과 사회에 대한 기여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활동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 전혀 납득할 수 없습니다. 이는 공무원들의 자주적 단결권의 내용이라 할 수 있는 자주적 노동조합활동권을 침해하고, 다른 노동단체의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행동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하여 위헌으로 평가될 것입니다.
⑸ 공무원조합법안은 쟁의행위금지조항 및 연대활동금지조항 위반에 대해 매우 중한 형사처벌조항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노동현실은 정당성의 범위를 벗어난 쟁의행위에 대해 지나치게 중한 형사처벌을 하고 징계해고를 하고 나아가 민사상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주요사업장에서 규모가 큰 쟁의행위가 발생한 경우에는 수많은 노조간부들이 구속되고 형사처벌을 받고 전과자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형사처벌위주의 정책은 불법쟁의를 감소시키는데 기여하기보다는 오히려 노동쟁의를 더욱 격렬하게 하고 노동진영의 전투성을 강화해온 요소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ILO 결사의 자유위원회도 한국정부에 대해 "업무방해의 책임이 극단적으로 무거운 형벌(최고 징역 5년 또는 1,500만원의 벌금)을 초래하는 것을 환기하면서 위원회는 그와 같은 상황이 안정적이고 조화로운 산업관계체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다시 정부에 형법 제314조를 결사의 자유원칙에 부합하도록 할 것을 요구한다."고 지적하였던바, 위 지적은 매우 타당한 것으로서 경청하여야 할 것입니다.
쟁의행위금지 또는 연대활동금지조항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은 금지되는 쟁의행위와 연대활동의 개념과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여 죄형법정주의원칙 및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어 위헌의 소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벌칙규정을 마련할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를 보다 명확하게 제한적으로 특정하여야 할 것인바, 대국민서비스의 중단을 초래하는 방법으로 쟁의행위가 이루어져 권한 있는 기관이 중지명령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 처벌하도록 하면 될 것입니다. 연대활동금지조항은 앞에서도 지적한 바와 제3자개입금지조항과 같은 의미를 가지는 것이므로 그대로 존치된다면 오히려 법안의 권위만을 떨어뜨리게 될 것입니다. 무거운 형사처벌이 예방효과를 갖기보다는 오히려 파업의 결렬성과 전투성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현실이므로 형량도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자유형은 가능한 한 배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8. 직장협의회와의 관계
⑴ 공무원조합법안은 공무원으로 하여금 가입할 단체를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고 상호보완작용을 위하여 기존의 공무원직장협의회의설립·운영에관한법률에 의한 직장협의회를 계속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제14조).
정부는 민간부문에서는 노동조합 이외에 노사협의회가 근로환경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으므로 공무원의 경우에도 직장협의회의 운영을 보장하여 공무원에게 단결선택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입니다.
⑵ 공무원들이 노동조합형태의 단결체를 구성할 것인가 아니면 직장협의회 수준의 단결체를 구성할 것인가는 공무원들이 자주적으로 결정할 문제입니다.
다만, 민간부문의 노사협의회와 공무원의 직장협의회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민간부문의 노사협의회는 그 설치가 의무화되어 있는 반면에 공무원직장협의회는 그 설치가 의무화되어 있지 않고 임의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의 의도에 부합하려면 공무원직장협의회의 설치를 의무화하여야 할 것입니다.
9. 실시시기
⑴ 공무원조합법안 부칙은 그 실시시기를 2006년 1월 1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법제정 후에도 충분한 적응기간과 실무준비기간 및 예고효과 등을 위해 3년의 유예기간을 설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그 근거로 주장합니다.
⑵ 그러나 1998년에 공무원노조의 도입에 합의하고 이미 5년이 경과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이미 공무원노동조합이 현실적으로 설립되어 실질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실정인데, 다시 3년을 유예하겠다는 것은 그 동안 정부가 필요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음을 자인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공무원노조의 인정시기가 늦추어질수록 그 기간 동안 공무원노조의 도입을 위해 활동하는 공무원들의 희생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바, 이는 희생의 최소화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할 것입니다. 물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함에 있어 충분한 준비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겠으나, 기본권의 보장과 같은 문제는 그 보장의 필요성과 시급성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없으므로 조속한 실시가 먼저 선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그 동안 많은 논의를 통해 기본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며, 정책적 결정의 문제만이 남아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실시시기를 다시 3년간이나 유예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입니다.
10. 입법형식의 문제
공무원조합법안은 공무원 노동기본권인정의 입법을 노동기본권을 현실화하는 일반법이라 할 수 있는 노조법에서 규율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법으로 규율하는 입법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무원이라고 하더라도 근로자에 해당하고, 노동기본권은 공무원이 근로자의 지위에서 보장받는 기본권이므로 이를 특별법으로 규정하는 것보다는 일반법이라 할 수 있는 노조법에서 통일적으로 규율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정부가 특별법의 입법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은 공무원 지위의 특수성으로 말미암아 일반근로자와는 다른 특별한 규율과 제한을 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파악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엿보이나, 그와 같은 의도 때문에 불필요한 제한과 금지가 설정되고 있으며 노동기본권 보장에 불충분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이나 교원도 근로자에 해당하고 노동기본권은 모든 근로자에게 보장된 헌법상의 권리이므로 이를 일반법인 노조법에서 함께 규율하는 것이 타당하고, 공무원이나 교원을 일반근로자와 분리하여 별도의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은 결국 일반근로자와 다른 규제를 가하여야 한다는 점을 전제에 깔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공무원과 교원의 노동기본권의 온전한 보장으로부터 괴리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Ⅳ. 결론
결국 공무원 노동기본권의 보편적 보장원칙, 기본적 인권의 최대한 보장원칙, 국제적 수준에의 부합원칙, 자주적 결정권의 최대한 보장원칙 등의 기본원칙에 비추어 볼 때 정부의 공무원조합법안은 크게 미흡하다 할 것입니다.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인권으로 확인된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이 아직까지도 인정되지 못하고 있는 후진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국제사회에서 인권국가로서의 위상을 세우기 위한 일환으로서 법률과 제도를 도입함에 있어서는 앞에서 지적한 기본원칙들이 충실히 준수되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의 공무원조합법안대로 입법될 경우 그 순간부터 다시 국제사회는 물론이고 국내 시민사회로부터의 엄중한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