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개혁을위한 청사진마련을촉구한다

  • 200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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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게시판

최근 검찰의 개혁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마침내 법원의 개혁 논의도 시작되고 있다.  법원의 중견·소장 판사들은 다음 달 17일 퇴임하는 송진훈 대법관 후임자 인선 및 법관정기인사를 앞두고 현행 대법관 인사방식 및 법원내부의 승진제도를 개혁하여야 한다는 참신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모두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사법부를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는 이번에 신규로 임용될 대법관이 진보적인 인사여야 한다는 판사들의 주장에 적극 동의한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국민의 인권 옹호와 법치주의의 확립이므로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사회적 약자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진보적인 인사가 대법관으로 선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현행 법관승진제도가 중견법관의 퇴임을 강요하는 살생부 역할의 폐해를 낳고, 중요사건을 처리하는 합의재판부를 명목에 불과하게 한다는 지적에 대하여도 전적으로 동의하며 법원이 조속하게 개혁할 것을 촉구한다.



  그러나 법원의 개혁은 이에 머무를 수는 없다. 일제 식민시대와 군사독재시대의 사법 제도로부터 완전히 탈피하기 위해서는 개혁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우리는 우선 법원의 관료주의를 완전히 혁파할 것을 제안한다. 헌법에 규정된 바와 같이 판사 개개인이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할 수 있도록 판사 개개인에 대하여 최대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하급심 합의재판에서도 자유로이 소수의견이 발표되어야 할 것이고 나아가 관료제에 기초한 인사가 아니라 공정하고도 객관적인 인사, 국민의 참여가 보장되는 인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특히 대법원장의 자문기관이면서 법관만으로 구성되는 법관 인사위원회의 위상을 심의기구로 격상시키고 변호사, 법학교수 등 국민들의 참여를 보장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국민이 법원을 견제할 수 있도록 대법원만이 아닌 하급심 판결문과 재판기록을 공개할 것을 제안한다. 모든 재판은 공개재판이 원칙이므로 판결문과 재판기록을 공개하지 못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판결문과 재판기록이 공개될 때만이 법원에 대한 국민의 견제가 가능하게 되며 판사 인사시 판사 개인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나아가 우리는 현재 선진 제국에 비하여 6배 내지 8배 이상 높은 인신구속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관행을 혁파할 것을 제안한다. 장기간의 과다한 구속은 결국 국민의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하고 나아가 법원의 신뢰를 상실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법원의 관료화를 혁파하기 위하여 법조일원화를 지금부터 시행할 것을 제안한다.  관료제의 혁파는 결국 법관 충원시 사법연수원 출신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체제를 혁파하지 않고는 달성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경력있는 변호사를 적극적으로 법관으로 임용하여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 우선적으로 법관 임용시 변호사 할당제를 즉시 시행할 것을 제안한다. 경력있는 변호사들을 법관으로 임용하면 인사를 이용한 법관들에 대한 통제가 사라지고 법관 개개인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 사회는 행정관료에 의한 사전적 규제중심의 관료사회에서 법관과 법률가에 의한 사후적 교정사회로 진전 변모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유능한 법관과 법률가의 양성이 필수적이다. 이런 의미에서 법원과 검찰을 포함한 사법의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우리 민변은 2003년 1월말 검찰개혁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시작으로 2003년 2월 중순경 법원개혁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마련하여 검찰과 법원의 개혁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개진할 것이다.  우리는 이와 함께 검찰과 법원이 국민의 개혁 요구를 겸허하게 수용하여 스스로 사법개혁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고 이를 실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3. 1. 2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최  병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