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교도소의 설치는 재고되어야 한다
- 2003-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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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게시판
법무부는, 2003. 2. 4.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기독교 교도소 설립을 위해 설립한‘재단법인 아가페’와 민영교도소 설치·운영 등 교정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 재단법인 아가페는 포괄위탁방식으로 민영교도소를 운영하며 계약기간은 12년이고, 법무부는 기존 교도소에 지급하는 재정의 90%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전반적인 교정업무를 민간에게 위탁하는 것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형사처벌은 공권력 행사의 최후 수단적 성격을 지니고 있으므로 법치국가 원칙이 철저하게 준수되어야 하는데, 형벌집행권이 사인에 의해 행사될 때에는 법치국가 원칙인 ‘공평성과 형평성’ 보다 ‘경제성과 효율성’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밖에 없다. 최근 전자 감시로 인한 인권침해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경제성의 문제를 인건비 절감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민영교도소에서도 전자감시를 통한 새로운 유형의 인권침해가 계속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지속적인 종교재단의 지원을 위하여, 민영교도소는 수용자에게 종교를 강요할 수밖에 없고, 수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민간교도소등의설치·운영에관한법률에 의하면 민영교도소에도 징벌 집행권, 계구·강제력·무기 사용권이 부과되는 등 강한 규율 권한이 부여되는바, 법치국가 원칙의 실현을 위하여 국가가 민영교도소를 감독, 통제하여야 한다. 그러나 현재 존재하고 있는 보호시설의 인권침해 및 이에 대한 국가의 대응 현실을 보건대, 국가의 실효성 있는 감독기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영 교도소에서의 인권침해 문제에 대하여 소극적으로 대응한 법무부가 민영교도소에 대한 감독, 통제에 적극적으로 나갈지 의문이다. 그리고 민간교도소 운영자는 독자적인 교정 업무를 위하여 국가의 개입을 막고 보안 등을 이유로 비공개로 운영될 것이기에 국가 및 국민에 의한 통제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당초 종교재단이 선한 목적으로 민영교도소를 설립한다고 하더라도, 역사적으로 권력이 집중되고 외부의 통제와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 거의 예외없이 권력이 남용되고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하여 왔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피구금자처우에관한최저기준규칙’이나 ‘모든 형태의 억류,구금하에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원칙’에서도 형 집행에서의 공공성 및 법치국가원리를 담보하기 위하여 법률의 규정을 엄격히 따르는 전문 교정 공무원이 상근제에 기초하여 형을 집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는 과밀수용해소를 위하여 민영교도소를 추진한다고 하나, 민영교도소의 신설이 오히려 전체 수용 인원을 증가시키는 역효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과밀수용문제는 엄격한 불구속수사 원칙 및 보석제도의 활용을 통하여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민간의 효율적인 경영기법이나 탄력적인 교화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종교단체 및 지역사회단체와의 연계에 대하여 소극적으로 대응해온 법무부의 태도 변화를 통해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국가의 형벌권 이양과 인권침해 문제 때문에 교도소 전체를 민영화하기 보다는 교육 및 주·부식 업무 등만을 민간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다.
과밀수용, 교정프로그램의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없이 또 다른 인권침해 영역을 만드는 것은 국가로서의 책무를 져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교정업무의 전반적인 위탁을 위한 민영교도소의 설립계획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2003. 2. 1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