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대법원 판결에 대한 논평

  • 200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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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국가보안법 대법원 판결에 대한 논평





  대법원은 지난달 30일, 대학생 이아무개 등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판결에서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유지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례적으로 위 사건 판결에서 종전의 국가보안법 사건과 달리 적극적으로 국가보안법에 대한 전향적인 개선 요구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이러한 대법원의 태도는 절차와 형식면에서 뿐 만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지극히 부정적이라고 지적할 수밖에 없다.



  사법부는 국회에서 제정된 법률을 사법기능인 재판을 통하여 적용하는 기관이고, 입법 내용이 헌법질서에 위반될 경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통하여 그 효력에 대하여 심사를 하는 기관이다.

  이는 입법작용은 국민이 선출한 대의기관인 국회가, 그 집행은 행정기관이, 사법적 심사는 법원이 한다는 3권 분립원칙에 기반한 것이다. 이는 국가권력이 집중되어 남용, 오용되는 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상호 견제와 균형을 취하여야 한다는 확고한 원칙에서 출발한 것이고 민주주의 기본원리의 하나로 오랜 기간 자리잡아온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대법원이 판결에서 입법정책에 대한 호, 불호를 표현한 것은 사법부의 본래 기능을 뛰어넘어 정치적인 영역을 침범한 것으로 3권 분립의 원칙을 스스로 어긴 셈이다.

  우리는 대법원의 이러한 태도가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에 비추어 문제가 될 뿐 아니라, 정치적 의사표현을 함으로써 스스로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을 위험에 빠뜨리게 되는 점을 지극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국가보안법에 대하여 지극히 퇴영적이고 일방적인 논리만을 대변하고 있다. 대법원은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지적하는 견해를 지극히 단순화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국가보안법의 개선이 ‘ 스스로 일방적인 무장해제를 가져오는 조치’라고 단정하고 있으며 ‘ 오늘날 북한에 동조하는 세력이 늘어가고’ 있다고 하여 스스로 일반 국민의 인식과 괴리되는 전제를 취하는 등 여러 곳에서 지극히 편향적인 견해만을 선택하여 이번 판결을 선고하였음을 드러내고 있다.



  권위주의 정부가 국가보안법을 무기로 하여 많은 인권 피해자를 낳을 당시 사법부가 얼마나 국민의 인권 옹호에 제 역할을 하였는지에 대하여 사법부는 얼마나 뼈저린 자기반성을 하였는가를 이 시점에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2004년 9월 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