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폐지에 관한 열린우리당에 대한 논평

  • 200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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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게시판

[논평] 국가보안법 폐지에 관한 열린우리당에 대한 논평



국가보안법 폐지선언을 환영하지만 보완입법안은 위험하다.



우리 민변은 우선 오늘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선언한 것을 양손들어 환영하는 바이다. 천대표의 표현대로 국가보안법은 사상·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대표적 악법으로서 유엔인권위원회, 국제 엠네스티 등 국제사회로부터 10년이 넘도록 반인권적 법률이라고 비난받아온 법률이며, 독재정권의 대표적 인권탄압 도구로 제2의 제헌국회를 표방한 제17대 국회에서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선언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제시한 4개의 보완입법안은 여전히 사상·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되는 조항들을 포함하고 있어서 국가보안법의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하고, 오히려 국가보안법보다 악용의 소지가 더 많은 규정도 포함되어 있어 우려가 매우 크다.



우선, 제4안(대체입법안)은 국가보안법 제1조에서 제5조까지의 내용을 그대로 오려붙인 것과 같아 국가보안법의 핵심적 조항을 이름만 바꾸는 것으로, 국가보안법의 일부 개정과 다름없어 일고의 가치도 없다.



제1안(내란죄부분 개정)은 형법에 제87조의2 ‘내란목적단체’규정을 삽입하고, ‘간첩죄’규정을 수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특히 내란목적단체규정은 형법의 제2편 1장 내란죄 규정에서 ‘내란’이란 개념과 모순·상충되는 내용이다. 형법상 내란은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것을 목적으로 폭동하는 것’으로 ‘폭동’행위를 핵심개념으로 한다. 그러나 제1안의 ‘내란’은 폭동을 전제하지 않고 단지 단체를 조직하는 것만으로도 이를 내란죄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어서 형법의 다른 내란죄 규정과 충돌하여 혼란을 일으킨다.

또한 이 규정은 국보법의 반국가단체를 이름만 바꾼 것에 불과할 뿐 아니라 결국 북한을 내란목적단체로 만드는 것이라 북한을 더욱 자극하고, 적대시하는 것이므로 남북관계의 긴장을 고조시킬 위험이 있다.



제2안(외환죄 부분 개정)은 형법 제2편 2장 외환의 죄 중 98조 간첩죄와 102조 준적국 규정을 수정하는 것이다. 수정안의 102조 제2항은 제1안의 내란목적단체와 유사한 내용인데다가 외환관련규정에 내란관련 조항을 삽입하여 혼란을 더욱 가중시킨다.

한편 기존 형법의 간첩죄에서 ‘적국’에 대한 간첩행위를 ‘외국 또는 외국인의 단체’에 대한 간첩행위로 더 포괄적으로 규율하도록 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는 우리 민변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국가안보 관련 법체계의 재정립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환영할 만하다. 다만 현 형법의 제2편 2장 외환죄 관련규정에는 98조 간첩죄이외 92조에서 104조까지 규정에서 ‘적국’이란 전시를 상정한 용어가 잔존하는 바, 98조 뿐만 아니라 다른 외환관련규정에서도 ‘적국’이란 개념을 삭제하거나 ‘외국’으로 수정하여 북한만을 예정한 국가안보가 아니라 대한민국 이외의 모든 외국으로부터 국가안보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정비할 필요가 있다.



제3안(내란·외환죄부분 동시개정)은 위 1안과 2안을 합해놓은 것이므로 위 1,2안의 문제점을 모두 안고 있는 개정안이다. 그러므로 현 형법과 상충될 뿐아니라 다른 규정들과 모순되어 국가안보체계의 혼란을 더욱 부추길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열린우리당 천대표의 발표는 한편 국보법 폐지를 공식 선언했다는 점에서 적극 환영할 일이지만 다른한편 미흡하고 모순투성이인 4개 보완입법안을 제시함으로써 국가보안법의 잔재를 존속시키거나 새롭게 부활시키는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 민변은 열린우리당에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형법 전문가들과 보다 심도 깊고, 전문성있는 토론을 통해 국가보안법 폐지논의를 진행할 것을 제안하고, 이를 촉구한다.







2004년 10월 1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