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빈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한 논평

  • 200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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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빈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한 논평





1.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김종빈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우리는 지난 ‘검찰총장 인선에 대한 의견서’와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관련 공개질의서’를 통해 검찰총장 인선은 검찰의 올바른 위상 정립과 검찰개혁의 실현을 위한 적임자 선정과정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형사절차와 검찰개혁에 대한 진지한 논의의 장이 되기를 희망하였다. 검찰총장 후보자가 검찰개혁에 대한 정책과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정치적, 외부적 영향력으로부터 검사직무의 독립성 확보, 검사에 대한 지휘, 감독권의 행사와 그 한계, 형사절차에서의 국민의 인권 증진, 형사절차와 관련된 국가기관 간 권한과 기능의 재분배, 국가기관 간 협력 및 사회적 합의과정과 관련하여 그 실천성과와 입장에 대한 검증을 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발표하고 30일 인사청문회를 지켜보았다.



2. 우리는 이번 인사청문회 진행과정을 보면서 우선 공직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절차로서 현행 국회의 인사청문회가 가지는 운영상의 부실함과 제도상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인사청문회법에 의하면 인사청문과 직접 관련된 자료의 제출을 요구받은 때에는 기간을 따로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5일 이내에 자료를 제출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사청문회 당일 오전에서야 자료를 제출하는가 하면 제출한 자료의 내용도 대단히 부실하다는 평이 나왔고, 인사청문회 일정을 연기하자는 의사진행발언이 있는 가운데 결국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정당한 사유없이 기간 이내에 자료를 제출하지 아니한 법무부와 검찰에 경고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14명의 국회의원이 순서에 따라 돌아가면서 답변시간까지 포함하여 주질의, 보충질의, 추가질의 등 한 의원당 20~30분 정도에 불과한 시간 동안 질의하는 현재의 인사청문회 방식은 검찰총장후보자가 검찰의 독립성 확보와 검찰개혁의 실현을 위한 적임자인지 여부에 대하여 충분하고도 실질적인 검증을 하고 재산신고와 관련하여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애초에 근본적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번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역시 그 동안 공직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회가 보여왔던 문제점과 한계를 고스란히 되풀이하여 보여주었다. 최근 국무위원 전원의 인사청문회가 거론되는 마당에 시급히 현행 국회의 인사청문회가 가지는 여러 문제점을 보완하는 운영상, 제도상의 개선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3. 또한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검찰총장후보자의 답변을 통해 수사과정에서의 변호인 참여권 보장, 수사과정에서 녹음·녹화 시행, 불구속 수사 확대 등 인권보호와 관련된 제도와 관행의 일정한 개선 의지를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몇 가지 긍정적 기대를 갖게 되기는 하였다. 그러나, 형사정책과 검찰개혁의 과제에 대한 입장에 있어서는 인사청문회의 문제점과 한계로 인하여 제대로 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 검찰총장후보자의 입장을 엿볼 수 있는 답변 내용들에서는 검찰총장후보자의 철학과 적극적인 개혁의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검찰의 과도한 권력집중과 비대한 권한의 조정에 대한 개혁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기존의 검찰조직 및 검찰권한을 변함없이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인 데 대해 우리는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준사법기관으로서 정치적, 외부적 영향력으로부터 검사직무의 독립성 확보와 관련하여 의원들이 여러 차례 질의를 하였으나, 검찰총장 등 검찰 상층부로부터의 부당한 지휘, 감독권의 행사로부터 개별 검사의 직무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검사에 대한 지휘, 감독권의 행사 및 그 한계에 관한 문제는 제대로 지적되지 못하였다. 상급자의 위법하고 부당한 지휘, 감독권의 행사에 대한 견제장치로서 하급자의 이의제기권에 관한 질의는 전혀 없었고, 검찰은 ‘이의제기권’ 제도 시행 이후 하급자가 이의를 제기한 건수 및 제기사유 등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하여 이에 대한 자료를 따로 파악, 관리하고 있지 않아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다고 하여 검찰 내부의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검찰권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제도적 장치에 관한 가장 기본적인 통계와 자료조차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검찰이 검사동일체의 원칙으로 인한 검찰권 행사의 관료화 폐해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그 개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심각한 의구심을 들게 한다.



  국가보안법, 한총련, 공직자부패수사처, 양심적 병역거부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검찰의 기존 입장이나 시각과 조금도 다르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과거 검찰권 행사와 관련하여 의혹을 받고 있는 검찰의 과거사에 대한 과거청산의 의지도 대단히 부족한 것으로 보여 실망스럽다.



4. 우리는, 국회가 이번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찰총장후보자에 대하여 검찰의 관료적 폐단을 시정하고자 하는 개혁의지를 철저히 검증하지 못한 점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불충분한 검증절차로 인하여 검찰총장후보자의 개혁의지를 확인하지 못하고, 검찰개혁에 관한 전향적 계획을 이끌어내지 못하였으나, 검찰총장후보자는 검찰총장이 된 후에도 항상 국민에 의한 지속적인 검증절차에 있음을 자각하고 검찰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의 수립과 끊임없는 실천을 계속해나가야 할 것이다.





2005.  3. 3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이 석 태(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