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장관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에 관하여 긴급조정 결정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 200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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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게시판

[성명서]

노동부장관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에 관하여

긴급조정 결정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김대환 노동부장관은 어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에 관한 긴급조정 결정을 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국무회의에서 긴급조정 결정의 불가피성에 대하여 국무위원들에게 설명한 후 신홍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긴급조정 결정을 내리기 위한 절차에 착수하였다.



우리 모임은 지난 7월 17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이래 현재까지 아시아나항공 노사 간의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 것에 대하여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단체교섭에서 핵심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사항들, 이를 테면 연간 비행시간을 현행 1,200시간에서 1,100시간으로 2년간 유예한 후 1,000시간으로 축소, 1월당 주휴일 평균 10일, 최소 8일 보장 등은 현재 대한항공을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항공사의 기준과 유사한 수준으로 조종사들의 정상적인 비행을 위한 최소한의 휴식을 확보함과 동시에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비행안전에 대하여 막중한 책임을 부담하는 조종사들의 입장에서는 절박하게 제기할 수밖에 없는 사항들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출발지로 가기 위하여 객석에 앉아 이동하는 편승시간을 비행시간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납득하기 힘든 논리를 펴며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의 요구를 완강히 거부하는 한편 다양한 여론공세를 통하여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에 흠집을 내며 버티기로 일관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바, 상황이 작금에까지 이르게 된 데에는 아시아나항공에 훨씬 더 큰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상 노동부장관이 긴급조정의 결정을 할 수 있는 경우는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그 규모가 크거나 그 성질이 특별한 것으로서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하는 때로 엄격히 한정되어 있다. 1963년 도입된 긴급조정결정이 실제로 내려진 것이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과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등 단 두 번에 불과한 것도 이러한 요건의 엄격함에 그 까닭이 있다고 할 것이다.

정부는 그 동안의 파업으로 인한 경제손실이 3,000억원에 이르고, 파업이 장기화함에 따라 조종사들의 피로가 누적되어 항공기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긴급조정 결정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우리 모임이 확인한 바에 의하면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항공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 정도에 불과하고 파업기간 중에도 항공기의 절반 이상이 정상적으로 운항되고 있는바, 파업으로 인한 전체 경제손실의 대부분은 아시아나항공의 것 일뿐, 수출차질 등으로 인한 관련업계의 손실은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파업의 장기화로 인하여 항공기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 역시 파업기간 중 비행에 투입되고 있는 조종사들의 비행시간이 현행 항공법과 운항규정이 정하는 한도 내에 있음을 고려할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볼 때 우리 모임은 과연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의 파업이 현저하게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긴급조정결정이 내려지면 이는 곧 중앙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한데, 직권중재제도는 우리 모임이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것처럼 노사간의 자율교섭을 가로막고 사용자들의 불성실교섭을 조장하며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을 형해화시키는 위헌적인 요소가 다분한 제도이다. 또한 노동부장관이 긴급조정결정을 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산개투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히고 있고 민주노총 운수연대는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48시간 이내에 파업에 돌입하는 등 전면투쟁을 불사하겠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부장관이 긴급조정결정을 강행한다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을 더욱 장기화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노사관계를 극한대립으로 몰고 가게 될 것이 자명하다.  



이에 우리 모임은 노동부장관이 아시아나항공 노사간의 자율적인 교섭을 보장하고 긴급조정결정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2005년 8월 10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