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의 단속관행을 부추기는 국가인권위는 각성하라!
- 200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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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게시판
[성명서]
적법절차 무시한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단속 및 보호관행을 부추기는 국가인권위는 각성하라!
국가인권위원회는 2005. 12. 2. 아노아르 후세인 서울경인지역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이 단속 및 보호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진정사건에 대하여 보호명령서 재발부 이후의 보호는 적법한 것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출입국관리공무원들에 의해 자행되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적법절차 위반의 불법단속 및 보호 관행에 대해 오히려 합법성을 인정하여 면죄부를 부여한 것이다.
이미 언론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이 사건은 지난 2005. 5. 14. 00:50 귀가하던 도중 위 아노아르 위원장은 서울출입국관리공무원들에 의해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단속되어 보호된 절차에 관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출입국관리 공무원들은, 1) 보호를 위한 가장 중요한 법적 근거가 되는 보호명령서를 법령에 근거가 없는 내부위임규정에 따라 발부권한이 없는 9급의 말단공무원이 발부권한자인 출입국관리사무소장의 직인도 없이 자신 명의로 날인하여 발부하였고, 2) 보호명령서 없는 긴급보호의 경우 단속 후 48시간 이내에 받아야 하는 보호명령서를 48시간을 초과하여 발부받았으며, 3) 청주외국인보호소에 보호를 의뢰하는 보호의뢰서 역시 발부권한자인 출입국관리사무소장의 직인이 누락된 상태로 발행하는 등 법이 정하는 적법절차를 전면적으로 위반하고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결과 자체에서 명백히 드러났다.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단속 및 보호는 사실상 체포와 구금에 준하는 것으로서 신체의 자유를 구속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단속과정에서 헌법 제12조에서 정하고 있는 적법절차의 원칙과 법률 우위의 원칙이 지켜져야 함은 행정에서의 법치주의 이념상 달리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출입국관리공무원들이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을 단속 및 보호하기 위해서는 첫째 출입국관리사무소장이나 출장소장, 외국인보호소장이 작성한 보호명령서를 발부받아 제시하여야 하며, 둘째 긴급하여 보호명령서를 발부받지 못한 경우에는 출입국관리공무원은 긴급보호서를 발부하여 이를 제시하여야 하고, 셋째 긴급보호서에 근거하여 이주노동자를 보호한 경우 그 보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48시간 내에 보호명령서를 사무소장 등 발부권한자로부터 발부받아 당사자에게 제시하여야 하며, 만일 48시간 내에 보호명령서를 발부받지 못한 경우에는 보호를 해제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위 단속 및 구금은 이러한 법률 규정과 원칙에 위반된 것이었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사건에 관하여 법치주의적 관점에서 원칙적인 판단을 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원회는, 불법체류자가 명백하므로 적법절차를 위반한 보호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취하고 있고, 나아가 48시간 이내로 사후적인 보호명령서 발부시간을 제한함으로써 보호명령서 없는 예외적인 구금을 최대한 통제하여 인권침해를 최소화하려는 법의 취지를 무시하고 ‘48시간 이내의 보호명령서 발부시간’이라는 보호의 적법성 판단 요소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 결과 그로 인하여 48시간 내에 보호명령서를 발부받지 못하면 보호를 해제하여야 한다는 법률 규정은 사후에 언제라도 재발부되는 발부권자의 보호명령서 한 장에 의해 그 존재가치를 상실당하고 만다.
우리 모임은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가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을 단속하고 보호하는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막기 위하여 규정한 최소한의 법적 요건과 절차마저도 행정편의를 이유로 무시하고 위반함으로써 수많은 원성을 사고 있는 이 부끄러운 현실에 대해 국가인권위가 적법절차원칙을 바로 세움으로써 국가기관에 의해 자행되는 위법적인 공권력의 행사를 시정하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를 내심 기대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결정은 긴급보호가 남용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적법절차를 위반한 어떠한 보호의 경우라도 사후적으로 합법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줌으로써 출입국관리공무원들에 의해 자행되는 무리한 단속 및 보호관행을 오히려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어차피 단속되어야 할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에게 적법절차를 보장하는 것은 사치인가? 신체의 구금을 위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적법절차조차 국가기관의 행정목적에 의해 무시되는 것이 법치국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국가인권위원회는 답변해야 한다.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뼈아픈 반성과 함께.
2005. 12. 5.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