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합의는 헌법위반이다
- 200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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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게시판
[성명]“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합의는 헌법위반이다”
지난 1월 19일 한미 외무장관이 공동성명으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인정하기로 합의한 이후, 최근 “미국이 침략을 받지 않은 경우에 주한미군을 한반도 이외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것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어긋난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을 논의하고서도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하기로 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회의록 일부와, 외교부가 교환각서 형식으로 전략적 유연성 합의를 추진했다는 국가안전보장회의 문서가 공개되었다.
정부는 위 공동성명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위 문서 공개의 파문을 가라앉히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주한미군의 행동범위를 조약 당사국의 영토에 대한 침략이 있을 경우로 한정하고 침략을 방어할 목적으로 주한미군의 주둔을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주한미군이 한국 내 기지를 이용하여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나아가 세계 각지의 전쟁을 수행하는 것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위배된다. 법무부도 지난 해 용산기지이전협정에 대한 헌법소원사건에서 헌법재판소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개념에 따라 아시아 태평양 지역군으로 기능하는 것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이 개정되지 않는 한 허용될 수 없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더구나 헌법 제5조 제1항이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며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선언하는 이상, 선제공격전략을 채택하고 전 세계를 활동무대로 한 주한미군에게 한국 기지를 제공하고 주둔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그 자체로 침략적 성격의 군사행동에 가담하는 것이어서, 헌법에 위반되고 한국민들의 평화적 생존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개정하는 방법으로도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허용될 수 없다.
이처럼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물론 헌법까지 위반한 전략적 유연성 합의가 국회 논의과정은 커녕 공론화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고 외무장관간 공동성명의 형태로 이루진 것은 중대한 절차적 하자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이어서 개정시 헌법상 국회 동의가 요구된다. 국회의 통제와 국민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실질적으로 위반한 전략적 유연성을 공동성명으로 합의한 것은 절차상으로도 헌법 위반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우리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틀을 넘는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를 국민에게 숨긴 채 전략적 유연성 합의를 추진한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이 우선되어야지 문서유출경위를 조사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 본다. 앞으로 헌법의 평화주의 원칙을 기초로, 전략적 유연성 합의가 낳을 한미군사관계의 변화와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의 침해 문제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006. 2. 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이 석 태(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