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개정안의 위헌성 논란에 대하여
- 200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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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게시판
[의견서]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개정안의 위헌성 논란에 대하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이석태)는 우리사회의 정의구현과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하여 헌신하는 변호사 단체로서 1988년에 결성된 단체입니다.
최근 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개정안의 “법위반주식에 대한 처분명령의 위헌성”이 제기되면서 법안이 의결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고, 입법이 명분없는 위헌시비에 휩쓸려 왜곡되는 일이 지속되어 경제의 민주회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아, 위 법안에 대한 의견을 모아 제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에 이하 붙임과 같이 의견을 제출하오니, 법안 심사시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이 하 -
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개정안의 위헌성 논란에 대하여
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은 지난 1997년 금융기관이 금융기관아닌 다른 회사의 주식을 일정 규모 이상 소유하게 되는 경우 금융감독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거치게 함으로써, 금융기관의 사기업에 대한 지배를 제한함과 동시에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을 보장하고 금융기관의 부실화를 예방하기 위하여 제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제정된 법에는 법 위반행위의 해소를 강제할 수 있는 시정조치 조항이 없어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이 지적되어왔고, 금번 개정에 이르러 법위반주식에 대한 처분명령 등의 도입이 논의되게 되었고, “법위반주식에 대한 처분명령의 위헌성”이 제기되면서 법안은 의결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습니다.
법위반주식의 처분명령은 법위반 주식의 장래 계속보유를 금지하는 것에 불과하여 소급입법에 해당하지 아니하며, 개정안 시행 이전부터 위법했던 행위에 대하여 위법상태 해소의 방안으로 도입하여 적용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신뢰보호원칙의 위반여부가 처음부터 문제될 수 없을 뿐 아니라, 개정안 시행 이전의 주식취득행위의 효력에 대해서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 것이므로 법적안정성 또한 문제되지 않습니다. 또한 위 법의 입법취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식처분명령의 도입이 긴요하고도 적절하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과잉금지의 원칙 위반여부도 문제될 바가 없다고 할 것입니다.
결국, 법위반주식에 대한 처분명령이 위 법 개정안에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위 조항은 위와 같은 이유로 위헌이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한 입법이 명분없는 위헌시비에 휩쓸려 왜곡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1. 주식처분명령은 장래의 계속 보유를 금지하는 것이므로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제한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헌법 제 13조 제 2항은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침해 금지는 과거에 이미 완성된 사실이나 법률관계에 한정됩니다. 현재 진행중인 사실관계에 대해서도 이를 규율하는 것이 금지된다면 헌법 원리의 실현에 중대한 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입법자는 입법으로 인해 침해될 사인의 신뢰와 법적안정성과 헌법 원리의 실현을 비교형량하여 입법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따라서 법률의 제정 또는 개정이 이미 종료된 사실관계를 규율하여 예상하지 못했던 권리의 침해를 야기하는지, 현재 진행 중인 사실관계를 규율하는지에 따라 헌법적 의미를 달리하게 됩니다. 대법원은 과거에 이미 완성된 사실이나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입법형식인 진정소급입법과 과거에 시작되었으나 아직 완성되지 아니한 사실이나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입법형식인 부진정소급입법을 구분하여 헌법 제13조 제2항에서 말하는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침해금지는 과거에 완성된 사실․법률관계만을 규율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판시하였고 있습니다.(대법원 1999. 9. 3. 선고 98두7060 판결 등), 이에 나아가, 헌법재판소는 기존의 법에 의하여 형성되어 이미 굳어진 개인의 법적 지위를 사후 입법을 통하여 박탈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진정소급입법은 개인의 신뢰보호와 법적안정성을 내용으로 하는 법치주의 원리에 의하여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헌법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일반적으로 국민이 소급입법을 예상할 수 있었거나 법적 상태가 불확실하고 혼란스러워 보호할 만한 신뢰이익이 적은 경우와 소급입법에 의한 당사자의 손실이 없거나 아주 경미한 경우 그리고 신뢰보호의 요청에 우선하는 심히 중대한 공익상의 사유가 소급입법을 정당화하는 경우 등에는 예외적으로 진정소급입법이 허용된다고 판시하면서(1999.7.22.97헌바76등) 이미 과거에 시작하였으나 아직 완성되지 아니하고 진행과정에 있는 사실․법률관계를 규율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부진정소급입법은 원칙적으로 허용되나, 새로운 입법을 통해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이 신뢰보호의 가치보다 크지 않다면 정당화될 수 없다(95.10.28.94헌바12)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위 법의 개정안 중 “주식처분명령”은 과거 위 법에 위반하여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하여 현재의 위법상태를 시정하는 것 즉, 향후 주식 소유로 인한 지배를 금지하는 것이므로 이미 종결된 사실관계 및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시작하였으나 아직 완성되지 아니하고 진행과정에 있는 사실관계 및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이른바 부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결국 “주식명령처분”은 기취득한 주식의 보유에 대하여 장래를 향하여 그 효과를 미치는 것일 뿐 기존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헌법 제 13조 제2항이 금지제한하고 있는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제한에 해당하지 아니합니다.
2. 주식처분명령은 신뢰보호원칙 및 법적안정성을 침해하지 않습니다.
신뢰보호원칙이란 일정한 법률의 효력 하에서 예상되는 이익을 기대하고 행위를 한 경우에는 그러한 기대이익에 대한 신뢰가 보호되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즉 구법질서 하에서 적법했던 행위가 법 개정에 의하여 위법행위로 변경되었을 때, 구법질서에 대한 당사자의 신뢰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률이 개정되는 경우에는 기존 법질서와의 사이에 어느 정도 이해관계의 상충이 불가피하다고 할 것입니다. 이 경우 구법질서에 대한 당사자의 신뢰가 합리적이고 정당할 뿐 아니라 법 개정으로 야기되는 당사자의 손해가 극심한 반면 입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이 그러한 당사자의 신뢰 손상을 정당화 할 수 없는 경우라면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리로부터 파생되는 신뢰보호의 원칙에 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한 조건을 세분화해 보자면 ① 당사자에게 보호할 가치가 있는 신뢰이익이 존재하여야 하며 ② 당사자가 법개정을 예견할 수 없었으며 ③기존법률 하에서 개인의 신뢰이익이 법률개정으로 인하여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우선하는 경우이어야 합니다.
위와 같은 신뢰보호원칙에 근거하여 판단해 본다 하더라도 위 “처분명령”은 개정안 시행 이전부터 위법했던 행위에 대해서 적용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신뢰보호원칙의 위반여부가 처음부터 문제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또한 감독기관은 위 법을 위반한 일부 기업에 대하여 묵시적인 행정지도에 의해 위반상태를 해소하게 하였거나 보험업법상의 감독명령에 의해 위반상태를 해소하게 하는 적극적인 시정노력을 이행해 왔으며, 현재까지도 위 법을 위반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에 대해서도 위반상태의 시정을 촉구해 왔습니다. 따라서 법위반당사자들은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한 법위반주식의 처분명령 등의 도입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할 것입니다. 반면, 위 처분명령의 도입은 위법상태를 시정하여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고 법치주의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며, 금융기관을 이용한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 비추어 이로 인해 달성될 공익은 지대하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주식처분명령의 도입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할 것입니다.
다만 매각명령에 따른 재산의 손실 가능성은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어 최소화하면 족할 것입니다. 2000. 1. 21 보험업법상 대규모 기업집단의 계열기업에 대한 자금지원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하면서 경과규정을 두어 신설규정에 위반하는 주식을 6개월 내에 처분하도록 규정한 바 있으며, 2002. 4. 27 은행법에 대주주가 발행한 주식에 취득한도를 설정하는 규정을 신설하면서, 부칙에 경과규정을 두어 신설규정에 위반하는 주식을 1년 이내에 처분하도록 규정한 바 있습니다. 또한 2004.12.31 공정거래법 중 지주회사의 행위제한규정을 일부 개정하면서 지주회사가 자회사가 아닌 회사의 주식을 5% 이상 소유하지 못하도록 한 제8조의2 제2항 제3호를 개정하면서, 개정규정에 위반하는 지주회사는 2년 이내에 초과주식을 처분하도록 규정하는 등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3. 주식처분명령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습니다.
국회재정경제위원회 수석전문위원 및 재경부는 “의결권 제한”만으로도 법취지를 달성할 수 있으므로 재산권 침해정도가 훨씬 강한 “주식처분명령”을 소급 적용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과잉금지원칙이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함에 있어서 국가작용의 한계를 명시한 것으로서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입법은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정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어야 하며 그 어느 하나에라도 저촉되면 위헌이 된다는 헌법상의 원칙을 말합니다.(헌재 1997. 3. 27. 95헌가17)
목적의 정당성이란 기본권제한 입법목적이 헌법상 그 정당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방법의 적정성이란 기본권제한 입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선택함에 있어 필요하고도 효과적인 수단을 선택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그리고 피해의 최소성이란 달리 기본권을 덜 침해하는 방법이 있는가, 즉 기본권 제한이 필요최소한도에 그치고 있는가가 판단기준이 됩니다. 이 원칙에 의해 선택된 수단이외에 목적달성이 가능한 다른 수단들이 있을 수 있다면 그 수단들 중에서 가장 제한정도가 가벼운 수단이 선택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최소침해의 원칙 역시 사안에 따라 다층적으로 적용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기본권제한의 상황은 제한되는 기본권의 성격과 제한의 내용에 따라 상이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도 입법형성권이 상대적으로 큰 재산권과 같은 영역에서는 비록 가장 덜 제약적인 수단이 선택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헌법상 용인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는 반면 표현의 자유와 같은 비재산적 권리의 침해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미연방대법원도 기본권을 제한함에 있어 정신적 기본권과 재산적, 경제적 기본권을 구별하는 이중기준의 원칙을 받아들여 표현의 자유나 종교의 자유 등에 대한 규제 입법에는 합헌성 추정 원칙보다 위헌추정의 원칙이 전제되어 엄격한 심사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법률의 합헌성에 대한 입증책임은 입법자에게 있지만 경제규제 입법의 경우는 명백한 잘못이 없으면 합헌으로 간주하는 최소심사기준이 적용되어 법률의 위헌성에 대한 입증책임을 헌법위반을 주장하는 자에게 지우고 있습니다.
법익의 균형성이란 목적과 수단간의 법익형량을 말하며, 우리 법원과 헌법재산소는 목적과 수단의 법익형량시 재산적 기본권의 제한에는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무게를 두면서 입법자의 재량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 제 24조는 금융기관을 이용한 경제력집중을 억제하기 위한 규정으로서 그 입법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며, 법위반주식에 대한 의결권제한만으로는 소유규제를 규정하고 있는 위 법조항에 있어서 그 위법상태를 해소하고자 한다면 그 소유관계를 종결하고 초과분을 처분할때만 비로소 그 목적이 달성되는 것이므로 법위반주식에 대한 의결권제한만으로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고, 법위반주식에 대한 처분명령은 형법상의 처벌이 아니라 단순히 소유범위 초과한도 주식에 대한 처분을 명함으로써 위법상태를 제거하려는 것이므로 그 방법의 적정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며, 처분명령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법익은 위법․부당한 계열지배의 이익인 반면 이로 인해 달성하려는 사회적․국가적 법익은 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 남용의 방지를 규정한 헌법 제 119조 제 2항 ② 위법상태를 제거하여 합법상태를 회복함으로써 법치주의실현이라는 점에 비추어 법익의 균형성 또한 갖추었다고 할 것입니다. 더구나 위 법 규정은 정신적 자유에 관한 제한이 아니라 경제규제 입법에 해당하므로 명백한 잘못이 없으면 합헌으로 간주되는 합헌성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함에 비추어 볼 때, 위헌의 여지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4. 주식처분명령의 도입여부는 입법자의 결단의 문제일 뿐 위헌 논란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대의민주주의국가에서는 입법권자의 입법형성권을 최대한 존중하되 입법으로 인해 국민의 권리가 침해되는 경우에만 위헌판단 등을 통해 규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위헌판단에 의한 입법권의 제한은 최후이자 최소한의 조치로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은 “금융기관이 일정 규모 이상의 다른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게 되는 경우 금융기관의 공공성에 반하여 금융기관이 아닌 다른 회사를 사실상 지배하고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며, 그 회사의 부실을 통하여 금융기관 자체가 부실화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금융감독위원회의 사전건 승인을 거치게 함으로써 금융기관의 사기업에 대한 지배를 제한함과 동시에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을 보장하고 금융기관의 부실화를 예방하여 자본의 충실화를 기하기 위한 것임에 비추어(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3다5337)” 입법자가 이의 실현을 위하여 주식처분명령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라면, 이의 도입을 위한 입법자의 결단은 최대한 존중되어야 할 것입니다.
미국의 은행(금융)지주회사법은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 규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 매각명령과 벌칙을 엄격하게 부가하고 있습니다. 즉 은행지주회사가 되면 신규 산업자본 취득은 금지되고, 이미 가지고 있던 산업자본 주식은 2년 이내에 매각하여야 하고, 혹시 특례조항에 의해 예외적으로 가지고 있던 주식일지라도 특례조항이 폐지되면 5년 이내에 매각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금융지주회사법상의 조항을 위반한 경우 과태료가 부과되며, 고의로 위 법을 위반한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미국의 입법례에서도 살펴볼 수 있었듯이 주식처분명령의 도입여부는 입법자의 선택의 문제일 뿐 제도자체의 도입이 위헌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