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 로드맵의 5자 합의를 강력히 규탄한다.

  • 200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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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서]





노사관계 로드맵의 5자 합의를 강력히 규탄한다.

- 노동기본권을 제약하고 새로운 노사갈등 요인을 양산하게 될 우려가 크다.





1. 민주노총을 뺀 노사정 대표자들은 2006. 9. 11. 노사관계 법ㆍ제도 선진화방안(노사관계 로드맵)에 관한 합의를 하였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3일 안에 부처협의 등을 거쳐 입법안을 관보에 예고하고 국회에 법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2. 이 번 5자 합의의 핵심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크게 3가지로, 기업단위 복수노조를 2009. 12. 31.까지 금지하고 대신 전임자의 급여지급을 같은 기간까지 허용한 것과 필수공익사업에 대한 직권중재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필수공익사업의 범위에 혈액공급, 항공, 증기ㆍ온수공급, 폐ㆍ하수처리업을 추가하며 필수공익사업에 대하여 필수유지 업무제도를 도입하고 대체근로도 허용하였다는 점이다.



3. 정부는 5자 합의를 노사간의 대화와 타협을 통한 자율적 합의정신을 존중하고 보편적 국제노동기준과 우리 노사관계 현실을 함께 고려하여 마련된 것이며, 법 시행에 따른 심각한 사회적 혼란을 막고 어려운 경제적 여건 속에서 노사관계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는 고심끝에 내린 결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4. 그러나 합의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오히려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더욱 제약하고 새로운 사회갈등 요인을 양산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가. 노동자들의 열악한 경제ㆍ사회적 조건을 개선하기 위하여 지난 100여년을 넘게 이어져온 노동조합운동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노동조건의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동자들의 단결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단결권은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기존의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새로운 노조를 만들 수 있는 권리다. 새로운 노조를 만듦에 있어 당연히 기존에 노조가 있는지 여부는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복수노조 허용의 문제이다.

국제노동기구(ILO)를 비롯한 여러 노동관련 국제기구는 지난 15년간 복수노조의 허용을 우리나라에 끊임없이 요구하였다. 노동기본권 보장의 기초이기 때문이고 이것이 바로 흔한 표현으로 노동기본권의 글로벌 스탠더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5자 합의는 이를 다시 부인했다.



나. 게다가 복수노조 허용 문제를 전임자 급여와 연계하는 거래는 아무런 논리적 혹은 당위적 뒷받침이 없다. 원래 전임자 급여 문제는 노사간에 자율적으로 해결할 문제이고 이 점은 국제노동기구도 확인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전임자의 급여는 노동조합의 독립성, 협상력의 우위를 나타내는 징표이다. 투쟁의 산물이라는 뜻이다. 이런 전임자 급여를 시한을 정해 법률로 허용하겠다는 발상은 국제 노동기준으로도 국내 노동현실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다. 필수공익사업의 직권중재제도는 이미 헌법재판관 9 명 중 4명이 위헌의견을 낸 문제 많은 제도로서 당연히 폐지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5자 합의는 직권중재제도를 폐지한다고 선전을 하면서 필수공익사업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필수유지의무를 부과하며 여기에 대체근로까지 허용하고 있다. 쟁의행위로 가는 길목에 지뢰를 제거하고 대신 융단폭격을 하는 격이다. 이렇게 할 바에야 그냥 놔두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



5. 기업단위 복수노조 금지를 중심으로 한 5자 합의는 결국 노사관계의 안정에 큰 장애물이 될 것이다. 합의에 포함된 많은 제한 규정들은 결국 자유로운 결사체를 만들려고 하는 노동자들을 형사처벌로 다스리려는 구시대의 유물로 평가될 것이며 후진적 노동정책의 아이콘이 될 것이다. 신속한 반쪽 타결을 위해 5좌에 모였던 정부 및 4개 조직은 지금이라도 5자 합의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민주노총과 함께 노동자들이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진정한 선진화 방안을 내놔야 할 것이다.





2006년 9월 1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