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산업연수제 연수추천단체를 고용허가제 관리대행기관으로 지정한다는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

  • 200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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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게시판

[ 성명서 ]



정부는 산업연수제 연수추천단체를 고용허가제 관리대행기관으로 지정한다는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





정부는 국무조정실(노동심의관실)의 ‘산업연수제 폐지에 따른 고용허가제 운영체계 개선 방안‘과 노동부의 ’고용허가제 업무대행기관 세부운영방안‘을 통하여, 고용허가제 사후관리 대행기관으로 중소기업중앙회(옛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대한건설협회․농협중앙회․수협중앙회 등 종래 산업연수제 연수추천단체를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이 방안은 10월 4일 외국인력 정책위원회 회의를 거쳐 확정된다고 한다.



우리는 그동안 많은 고민과 노력으로 탄생한 고용허가제와 산업연수제도 폐지의 결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것을 크게 우려하며,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사적 임의조직에 불과한 중소기업중앙회 등을 대행기관으로 지정하여 면접․교육․체류관리를 대행하게 하는 것은 고용허가제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고용허가제는 노동부 등 정부기관이 공익적으로 외국인력 도입 필요성과 규모를 정하고, 체계적․합리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제도이다. 그 제도 자체에 문제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고용허가제가 제대로 정착되기를 기대했던 것은, 이러한 공적 관리를 통해 국내 노동시장을 보호하고 동시에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업무 중 상당 부분을 다시 중소기업중앙회 등에게 위탁한다면 이러한 고용허가제의 장점은 유명무실해지고, 그 정책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둘째 정부가 거론하는 산업연수제 연수추천단체들의 각종 비리 문제는 그동안 우리 외국인력 도입 과정을 왜곡하여 이주노동자 인권 침해 문제를 불러일으킨 주된 원인이 되어 왔다. 언론에 알려진 뒷거래․뇌물수수와 같이 극심한 사례들뿐 아니라, 지난 십 수년 간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연수생 도입 과정에서 취득한 부당한 이익, 그리고 부실한 관리 행태들이야말로 이주노동자들뿐 아니라 외국인력 사용 사업장에서도 산업연수제도 폐지를 주장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정부가 다시 그러한 기관들에게 이 제도의 운명을 맡기겠다고 하고, 이에 더하여 그 비용을 사업주나 이주노동자에게 전가하겠다고 하니,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그 진정한 의도와 정책결정 과정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셋째 정부가 밝히고 있는 업무 분담 내역을 보면, 내국인 구인노력 단계부터 고용허가서 신청, 현지 면접, 사증발급인정서, 취업교육, 사후 관리 등 거의 모든 과정을 대행기관이 처리하도록 하고 있고, 정작 산업인력공단이 하는 것은 명부관리와 한국어 능력시험 정도가 전부여서, 누가 법령상 주체이고 누가 대행기관인지를 알 수 없을 정도이다. 이는 당초 고용허가제 도입의 입법 취지를 크게 훼손하면서, 대행기관들에게 지나친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과거 산업연수제도의 폐해를 그대로 초래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이주노동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사업장 변경 등 체류관리’까지 대행하게 하는 것은 허용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벗어난  것이다.



이상과 같이 이번 정부의 고용허가제 관리대행기관 선정 방안은 사회적 비용과 진통을 치르고 어렵사리 도입한 고용허가제와 산업연수제도 폐지의 의미를 모두 몰각한 것으로, 지극히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거나 불순한 정치․경제적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나오기 어려운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대행기관 선정 방침에 분명히 반대하며, 정부가 지금이라도 잘못된 정책방향을 철회하고 고용허가제가 제자리를 잡을 수 있게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2006년 9월 27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강 기 탁 [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