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고문기술자 이근안 출소에 즈음한 성명

  • 2006-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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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기술자 이근안 출소에 즈음한 성명



-가해자의 사죄와 고문 피해자 구제방안 마련을 촉구한다



11월 7일 고문경감 이근안이 만기 출소한다. 수배, 자수,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되었을 때에도 그랬지만 7년형 징역을 살고 출소하는 지금도 그는 언론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10년의 수배와 7년의 수감기간을 합쳐 17년이 지나는 동안 이근안 경감을 향하는 시선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이근안을 처벌하는 것 외에 고문을 가했던 국가권력과 고문을 당했던 피해자를 포함하여 우리 사회 전체가 ‘고문’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고 그로 인해 입은 상처를 지금까지도 치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이근안 경감은 경기지방 경찰청 소속 경찰로 직접 고문기계를 직접 개발하는 등 고문에 탁월하여 출장고문을 다니던 고문 기술자이다. 고문사실로 수배가 내려지자 본인이 고문수사하였던 사건들의 공소시효가 지날 때 까지 잠적하였지만 재정신청을 한 김성학 사건으로 동료 수사관들이 처벌을 받고 자신의 공소시효가 2013년으로 길어지자 자수하여 7년형을 선고 받았다.



그가 만기출소한 것으로 법적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여길 수는 없다. 최근 이근안의 고문사실이 인정되어 재심을 통해 누명을 벗은 함주명씨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이근안의 고문에 의해 조작된 사건과 그 피해자들은 더없이 많다. 피해자들은 아무런 조치없이 고문 후유증으로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고통 받는 삶을 살고 있고 ‘수사’라는 이름으로 고문을 가했던 수많은 또 다른 이근안들은 공소시효 뒤로 숨은 채 그들의 만행에 대해 단 한마디의 참회의 고백이나 사과가 없기 때문이다.



이근안 경감의 출소는 과거 국가권력이 저질렀던 고문과 가혹행위에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과 성찰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고문 가해자를 밝혀내는 일은 매우 어렵다. 수사기관 스스로 가해자이므로 가해자 처벌이나 고문문제 해결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독재정권시절 수사기관과 구금시설등에서 광범위하게 고문과 가혹행위가 이루어졌던 만큼 수사기관, 검찰과 법원의 통렬한 자기반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직접 고문을 했던 이와 고문을 지시했던 이들 뿐 아니라 피해자의 고문 호소를 외면한 채 기소하고 판결했던 이들의 고백과 사과가 이루어 져야하는 것이다.



이근안은 곧 자유의 몸이 될 것이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고문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숙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지금이라도 서둘러 과거 국가권력에 의해 인간의 존엄이 무참히 짓밟혔던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과 치료, 재활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며 고문을 통해 조작했던 사건들의 진상규명이 이루어야 할 것이다. <끝>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인권운동사랑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