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노동자대회를 즉각 허용하여야 한다

  • 200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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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서]



경찰은 노동자대회를 즉각 허용하여야 한다





서울 경찰청은 오는 12일 민주노총의 광화문 노동자 집회와 25일의 한국노총 종묘 노동자 집회에 대하여 ‘심각한 교통 체증이 우려‘된다면서 집회및시위등에관한법률(이하 ‘집시법’) 제12조를 적용하여 금지 통보를 하였다. 우리는 이러한 경찰의 결정이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위헌․위법적 처분임을 분명히 하면서, 노동자 대회를 즉각 허용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집회나 시위는 거대언론에 의해 여론이 독점되고 그러한 의사소통의 통로를 가지지 못한 사회의 소수자․약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로, 민주정치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다. 그런데 경찰이 단지 ‘교통 소통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금지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러한 의사소통의 기회는 단절되고 민주적 여론 형성은 불가능해진다. 매년 양대 노총의 조합원들이 전태일 열사의 뜻을 계승하고 노동자들의 가장 중요하고 절박한 요구들을 모아왔던 노동자대회를 사전에, 그것도 전면적으로 금지하겠다는 경찰의 법 집행은, 형평성뿐만 아니라 기본권 최소 침해원칙, 나아가 그간 허용해온 전례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경찰의 ‘교통소통을 위한 제한’은 종래 질서유지인을 두는 경우에는 집회금지나 제한을 할 수 없던 것을, 2004. 1. 29. ‘심각한 교통 불편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집시법 제12조 제2항에 근거한 것이다. 위 단서는 서울 시내 16개 ‘주요 도로’에서의 집회는 언제라도 금지․제한될 수 있게 함으로써 헌법상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고 있다. 더욱이 위 조항에 의하더라도 민주노총 등이 신청한 집회는 교통소통이 적은 공휴일인 일요일에 질서유지인에 의하여 일부차도를 점유하는 것을 예정한 것으로 ‘심각한 교통 불편을 줄 우려’ 또한 없다.  



무릇 민주주의는 다소 불편하고 시끄러운 것이다. 그래도 주인인 국민이 함께 모이고 말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렇게 시끄럽고 불편한 일을 통해서 모두의 목소리를 듣고,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 집시법에는 최소한의 질서 유지를 위해 사전 신고제를 비롯하여 상당히 많은 제한들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고, 집회 주최․참석자들은 이러한 질서유지인을 두는 등 다른 사람들의 권리와의 조화 지점을 찾아 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제한을 넘어서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부인하는 경찰의 금지 통보는 즉각 철회되어야 하며, 이를 부추기면서 왜곡된 여론을 조성하는 신문들도 그러한 보도를 당장 그만 두어야 할 것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 장  백 승 헌 [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