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공무원노조의 실체를 인정하고 노동기본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한 조치를 취하라.
- 200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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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게시판
[ 성 명 서 ]
정부는 공무원노조의 실체를 인정하고
노동기본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한 조치를 취하라.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1995년, 독일 노총의 정기대의원대회에 초청을 받은 우리나라의 한 노사관계 연구자가 노총이 주최한 만찬장에서 나이지리아 교원과 공무원노조 소속의 간부들을 만났다고 한다. 축구, 석유, 쿠데타, 기아 등을 떠올리게 만드는 나이지리아에서 온 이들이 그 연구자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교원 및 공무원 노조는 어떻습니까?” 그 연구자는 화끈 달아오르는 얼굴을 하고서는 “모두가 인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교원은 노조를 결성했다는 이유로 1500명이나 해고당했죠. 일반 공무원 노조는 없고요”라고 대답하였고 나이지리아 노조 간부들은 놀랍다는 표정과 함께 한심스러움과 동정어린 시선을 보냈다고 한다.
한편, 우리나라는 1991년, 국제노동기구(ILO)에 가입한 이래 국제노동기구의 180 여개에 이르는 협약의 비준에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고 그 결과 협약 비준 건수에서도 세계 평균 38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 68건(2005년 기준)에 비해 턱없이 낮은 22건(2007. 5. 30. 기준)을 비준함으로써 캄보디아나 라오스와 함께 세계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가 비준을 거부하고 있는 협약 중에는 노동3권 보장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단결(결사)의 자유(협약 제87호)’도 포함되어 있다. 당연히 국제회의 때마다 국제노동기구 전문위원들은 한국의 노동 탄압 실상을 남미 군사독재 국가인 콜롬비아에 비유하며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있으며 해마다 발간되는 국제노동기구 보고서에는 한국의 구속, 수배, 해고 노동자들의 명단과 그 사유가 상세히 적혀 있다.
2002년 공무원노조가 출범한 이후 현재까지 약 2,500명의 공무원이 노조활동과 관련하여 해고 등의 징계를 당했으며 최근 공무원 노조 지부 사무실의 강제폐쇄, 이에 따른 대량 징계, 공무원 3% 무조건 퇴출제 등이 정부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정부의 이와 같은 공무원노조에 대한 압제 일변도의 정책에 대해 큰 우려를 표명한다. 단순히 공적인 영역에서 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노동3권을 사실상 부정하고 해고와 형사처벌을 강행하는 정부의 태도는 해당 공무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며 우리 사회 노사관계 전반에 큰 악영향만 미치는 분별없는 행동이다. 국제노동기구의 총회까지 개최한 이 나라에서 여전히 이런 비이성적인 일이 벌어진다는 것은 국제적으로 망신을 살 만한 사건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공무원노조의 실체를 인정하고 노동3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한 전향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
2007. 6. 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강 기 탁 [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