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총파업에 대한 정부의 엄단 조치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 2007-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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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게시판



[ 성 명 서 ]

금속노조 총파업에 대한 정부의 엄단 조치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1.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이하 금속노조)가 6. 25.부터 한미 FTA 체결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선언하였다. 그러자 언론에서는 연일 예의 불법정치파업, 경제악영향 논리를 내세우며 파업철회를 종용하고 있고, 정부도 6. 21. 노동부장관, 법무부장관, 산업자원부장관 공동명의의 담화문을 발표하여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단방침을 천명하였다.



2. 정부가 담화문을 통해 이번 파업이 불법이라고 규정한 이유는, 첫째, 이번 총파업은 근로조건 개선과는 관계없는 이른바 정치파업이므로 불법이고, 둘째, 조합원들의 의사를 묻는 찬반투표를 거치지 않아 절차적으로도 불법이며, 셋째, FTA로 최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완성차 부문에서 파업을 추진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근로조건이 열악한 영세·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어려움을 도외시한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3.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정부의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첫째, 대한민국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조에서는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이라고 하여 노동법의 목적을 밝히고 있다. 곧 우리 법체계에서는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이나 근로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을 목적으로 한 단체행동권 행사는 정당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노동조합은 근로자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 향상과 관련 있는 입법 행정조치의 촉구 또는 반대를 위하여 행하는 정치활동을 할 수 있고, 이른바 ‘정치파업’ 중에서 그 구체적인 내용이 근로자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와 관련된 이른바 ‘경제적 정치파업’은 쟁의행위의 목적이 될 수 있다고 많은 노동법 학자들이 보고 있다. ‘정치파업’이라고 하여 무조건 불법이다, 정당하지 않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단정적으로 보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행동권을 부당하게 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결국은 한미 FTA체결이 근로조건이나 근로자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가 정당성 판단의 관건이다.

그런데 한미FTA가 체결될 경우, 나프타 체결 후 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사례에서 보듯이, 대대적인 산업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대량 해고나 실직 사태 혹은 정규직 감소, 저임금 불안정 노동 증가가 발생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미FTA 체결 여부는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하락 및 고용 불안과 직결된 것이고, 그 체결에 대한 반대는 결국 근로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과 관련된 것입니다. 그리고 금속노조가 기업별 노동조합이 아니라 전국적인 산업별 노동조합이라는 점에서 정부나 국가를 상대로 하는 정책 활동은 너무나 당연하고, 경제적 정치파업은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인 것입니다.



둘째, 금속노조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금속노조는 2006. 10. 30.부터 11. 3.까지 이미 한미 FTA 반대를 위한 파업 과정에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찬반투표를 실시하여 가결되자 파업을 벌인 바 있고, 또 2007. 4. 25. 대의원회를 열어 6월 말 재차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하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파업은 이미 쟁의행위찬반투료를 거친 파업과 그 사안이나 목적이 동일하다는 점에서 그 찬반투표의 효력은 이번 파업에도 미친다고 보고, 이에 근거하여 노조의 의결기관인 대의원회에서 파업 시기만을 정하여 실시하는 것이므로, 쟁의행위에 관한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를 다시 거쳐야만 이번 파업이 정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번 파업이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셋째, 완성차 부문이 이번 한미 FTA로 수혜를 입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다른 견해가 있지만,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금속노조의 이번 파업이 정당하지 못하다고 할 근거가 되지는 못할 뿐만 아니라, 이번 파업은 소속 조합원들뿐만 아니라 다수 근로자들이나 서민들의 인간다운 근로조건이나 삶의 보장을 요구하는 측면이 강하여 ‘연대’의 윤리성을 지닌다고 본다.



3. 정부는 그 동안 한미 FTA라는 배가 대한민국을 희망이 가득한 신세계로 인도할 것처럼 홍보해왔다. 그러나 그 배는 서민 다수에게 절망과 신음을 안겨주는, 위치조차 가늠되지 않는 땅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그것도 모자라 정해진 배의 항로조차 가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제라도 금속노조의 이번 파업에 대해 엄단 방침만을 되뇔 것이 아니라 한미 FTA가 정말로 온 국민을 위한 유일한 대안인지 심사숙고하고, 노조와 한미 FTA가 가져올 영향에 대한 진지한 대화와 토론을 벌여 진정 근로자의 지위 향상에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2007. 6. 22.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강 기 탁  [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