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 선거권 행사를 허용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환영한다.

  • 2007-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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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재외국민 선거권 행사를 허용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환영한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007. 6. 28.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선거권자(투표권자)에 대해서만 선거인명부(투표인명부)를 작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공직선거법(국민투표법)이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재외국민 또는 국외거주자에 대해서 선거권(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것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고(2004헌마644, 주심 김종대 재판관), 또한 주민투표법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투표권을 부여하면서도 국내에 거주하는 재외국민에 대해서는 투표권을 부여하지 않고 있는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2004헌마643, 주심 이동흡 재판관)고 선고하고, 위 각 법률조항에 대하여 2008. 12. 31.까지 입법촉구 시한을 설정하였다.





이 2건의 헌법소원은 국내 및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동포 2, 3세들을 대리하여 우리 모임 공익소송위원회 위원 전원이 참가하여 2004. 8. 14.에 제기한 것인데, 이번에 공직선거법, 국민투표법 및 주민투표법 관련 청구 조항 전부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얻어냄으로써 그 의미가 배가되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재외동포는 700여만명으로 추산되며, 그 중에서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재외국민은 외국 영주권자 170만명, 유학생 등 단기체류자 110명 등 280만명에 이른다. 혹자들은 대선의 당락을 좌우할 만한 숫자이므로 선거권 보장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오히려 이렇게 많은 숫자의 국민을 배제한 채 이루어진 선거가 과연 민의를 정당하게 대변한 것인지를 재검토해야 보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 공직선거법은 국회의원 및 대통령 선거에서 19세 이상의 성년인 국민에 대하여 아무런 제한 없이 선거권을 인정하면서도, 다만 그 행사절차를 규정하면서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국민에 대해서만 선거인명부를 작성하도록 함으로써,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재외국민은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이 봉쇄되어 있었다. 현재 세계 100여국가에서 재외국민에게 선거권 행사를 보장하고, 특히 OECD 가맹국 중에서는 터키를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인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제식민지 경험으로 인해 다른 나라에 비해 재외국민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 우리나라가 그동안 재외국민에게 선거권 행사를 보장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역설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정치권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헌재의 결정은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동일한 법조항에 대해서 합헌결정을 했던 8년전의 판례를 변경하고 재외국민에 대해서 제한 없이 선거권 및 국민투표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헌법해석을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다만, 금년의 대통령 선거에서 재외국민에게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 개정안 10여건이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입법촉구 시한을 2008. 12. 31.으로 설정한 것은 오히려 국회에 대해서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지 60여년이 흐르도록 조국의 선거에 한번도 참여해본 적이 없는 재외동포 1세들, 특히 일본에서 귀국하지 못하고 남아 있게 된 재일동포 1세들 중에는 이와 같이 5년이 또 미뤄짐으로써 그 동안에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할 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울 뿐이다.





모쪼록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을 계기로 국회도 더 이상 당리당략과 표계산에 눈이 어두워 재외국민의 선거권 행사 보장을 위한 입법을 미뤄서는 안되며, 특히 헌법재판소가 설정한 2008. 12. 31.의 입법시한은 필요한 절차 마련을 위한 최대한의 기간을 고려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이번 제17대 대통령 선거나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전에 관련법을 개정하여 현재의 위헌상태를 하루라도 빨리 개선하려는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2007. 6. 29.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소송위원회

위원장 장유식(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