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회부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

  • 2007-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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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명 서 ]

철도노조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회부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





1. 중앙노동위원회는 2007년 10월 31일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이 한국철도공사(이하 ‘철도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노동쟁의조정 신청사건을 직권으로 중재에 회부한다고 결정(이하 ‘직권중재회부 결정’) 하였다. 우리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이번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면서, 중앙노동위원회가 공정한 중재자의 위치로 돌아와 직권중재회부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노사간의 자율교섭 및 노동3권을 보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 주지하는 바와 같이 직권중재제도는 헌법상 보장된 노동자의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지적되어 왔다. 직권중재제도는 공익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노동자의 단체행동권 행사를 원천봉쇄하는 것이고, 노동위원회가 직권중재회부 결정을 남발함에 따라 그 폐해는 더욱 심각했다. 철도․보건의료 등 공익사업 분야에 종사하던 노동자들의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은 심각하게 제약되어 왔던 것이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에서도 1996년 과반을 넘는 5인의 재판관이, 2003년 4인의 재판관이 위헌 의견을 냈고, ILO는 1993년부터 13회나 직권중재제도 철폐를 권고해 왔다. 국․내외적으로 비등한 비판 여론에 직면한 정부는 결국 2006. 12. 30.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개정하면서 직권중재제도를 폐지하였고,  위 개정 노조법은 2008. 1. 1.부터 시행된다.  

그런데 중앙노동위원회는 그 폐지를 불과 2달여 앞둔 이 시점에서 철도노동자들의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근본적으로 제약하는 직권중재회부 결정을 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직권중재회부 결정은 한마디로 시대착오적이고, 권한을 남용한 월권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직권중재제도가 노동자들의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여 위헌성 논란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직권중재제도를 폐지한 개정 노조법의 입법취지마저 무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3. 이 번 직권중재회부 결정에 이르는 동안 사용자인 철도공사의 단체교섭에 대한 태도는 전혀 성실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사장 등 책임 있는 교섭주체는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았고, 노조의 단체협약안에 대하여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으며, 노동쟁의 조정기간 내내 부사장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결정 권한이 없는 실무자들만 내보냈고, 노조의 반대를 묵살한 채 1인 승무 시범운영제를 강행한 것이다. 직권중재제도는 사용자로 하여금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임하여 타결에 힘쓰도록 하기보다는 오히려 이에 의존하도록 함으로써 불성실한 교섭 행태를 부추겨 왔다는 비판도 받아 왔다. 이 번 직권중재회부 결정도 철도공사의 불성실한 교섭을 방조하고 나아가 적극장려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또한 중앙노동위원회가 직권중재회부 결정을 할 당시 철도노조는 파업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따라서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었다. 진지하게 단체교섭에 임해달라는 철도 노동자들의 요구가 도대체 국민 생활에 무슨 영향을 미쳤기에 이미 용도 폐기된 직권중재제도까지 부활시킬 필요가 있었는지 중앙노동위원회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곧 중앙노동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그 절차적 요건도 갖추지 못한 것이다.



4. 중앙노동위원회는 적어도 노동자와 사측의 ‘중앙’에서 공정한 중재자로서의 위치는 지켜야 한다. 그것이 중앙노동위원회의 존재이유인 동시에 반드시 지켜야 할 법적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직권중재회부 결정을 보면서,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간에 공정한 중재자 지위를 스스로 포기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5. 우리는 구 시대 유물이 된 직권중재제도를 부활시켜 철도노동자들의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근본적으로 제약하는 이 번 결정을 한 중앙노동위원회의 행태를 규탄하고, 중앙노동위원회가 공정한 중재자의 위치로 돌아와 직권중재회부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노사간의 자율교섭을 보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7. 11. 5.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