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군인 가산점을 부활시키는 고조흥 의원의 ‘병역법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민변 의견서
- 2008-01-31
- 1
- 일반게시판
[ 의 견 서 ]
제대군인 가산점을 부활시키는
고조흥 의원의‘병역법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민변 의견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한나라당 고조흥 국회의원이 입법 발의한 ‘병역법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견을 밝힌다.
1. 군 가산점제를 다시 입법 발의하는 것은 헌법정신에 반한다.
헌법재판소는 1999년 관여재판권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제대군인가산점제도(이하 ‘군가산점 제도’)가 위헌이라고 판단하였다. 헌법재판소가 9년 전 헌법에 기반 하여 위헌 심판한 법안을 다시 부활시키려는 시도는 헌법정신에 반한다. 제대군인에 대한 보상을 논해야 한다면, ‘평등권’과 ‘공무담임권’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헌법 정신을 침해하지 않는 합리적인 제대군인 보상방안은 무엇인가, 어떻게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모아갈 것인가라는 방향에서 논의가 공론화되어야 할 것이다.
2. 고조흥 의원의 병역법 개정안은 위헌이다.
(1) 개정안의 평등권 침해 내용
본 개정안은 취업보호기관이 채용시험을 실시할 경우, 제대군인에 대해 ‘과목별 득점의 2% 이내’에서 가산점을 부여하도록 되어 있다. 고조흥 의원은 1999년 헌재 판결은 군가산점제도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과목별 만점의 5% 이내’라는 가점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므로 가점 비율을 낮추면 위헌소지가 해소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당시 헌법재판소의 판결의 취지를 적절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가산점이 공무원 채용시험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실증 분석에서 불과 “영점 몇 점” 차이로 합력, 불합격이 좌우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고, 가산점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시험의 난이도에 따라 만점을 받고서도 불합격될 가능성 가능성이 없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다. 취업난으로 채용시험의 경쟁률이 더욱 높아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과목당 2%의 군가산점은 여전히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임이 자명하다. 비록 가산점으로 인한 합격자가 2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하더라도, 가산점으로 인해 20% 이내의 합격자가 불합격처리를 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여전히 이들의 평등권 침해는 명백하다고 할 수 있다.
(2) 고조흥 의원 개정안의 공무담임권 침해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 25조의 공무담임권 조항은 모든 국민이 누구나 그 능력과 적성에 따라 공직에 취임할 수 있는 균등한 기회를 보장함을 내용으로 한다고 해석하였다.
그리고 공무담임권은 ‘여자 ․ 연소자 근로의 보호, 국가유공자 ․ 상이군경 및 전몰군경의 유가족에 대한 우선적 근로기회의 보장’ 등과 같은 합리적 범위 안에서만 제한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에 제대군인 지원이라는 입법 목적은 예외적으로 능력주의를 제한할 수 있는 정당한 근거가 되지 못하는데도 가산점 제도는 능력주의에 기초하지 않는 불합리한 기준으로 공무담임권을 제한하고 있음을 확실하게 지적하였다. 고조흥 의원의 개정안은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판결 취지를 무시하고 작성된 것이다.
(3) 여성의 고용환경을 크게 악화시킬 우려가 있는 군가산점
2006년 8월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644만 여 명의 여성임금노동자 중 비정규직은 무려 67.6%(435만 5천 여 명)에 달하고 있고, 이들의 임금 수준은 남성정규직 대비 43%로 나타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이 2000년과 2005년 금융 감독원에 제출한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남녀 직원 임금격차는 2000년 상반기 월평균 106만1천원에서 2005년 상반기 월평균 162만1천원으로 52.80% 확대된 것으로 드러나, 여성에 대한 임금 차별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본 개정안대로 공무원 시험, 학교 교직원 시험, 20인 이상 공․사기업체 또는 공․사 단체에 군 가산점제를 실시한다면, 이미 일자리 기회와 임금에서 구조적 차별을 당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더 큰 차별이 가해질 것이다. 특히 공무원 경쟁시험은 여성과 장애인에게 거의 유일하게 남아있는 공정 경쟁 영역으로, 여전히 불평등한 사회적 관행으로 인해 공정한 취업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는 여성 및 장애인들의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극히 침해하는 것이다.
3. 이제는 합리적인 제대군인 보상책, 군대 개선방안을 논의할 때이다.
고조흥 의원의 개정안은 非제대군인에 대한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전체 남성이 아닌 그 시험을 치루는 제대군인만이 받을 수 있는 차별적인 보상이다.
따라서 보다 평등하고 합리적인 군 보상책이 논의되어야 한다. 첫째, 군 복무기간이 보다 생산적인 경험이 될 수 있도록 군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군대내 폭력을 근절하고 민주적 문화를 만들기 위한 정책과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제대군인에 대한 지원책으로 군복무기간을 연금 산정 시 적용하는 방안 등 합리적 지원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헌법정신이 존중되며, 평등하고 민주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국회의원의 막중한 책임을 고려하여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기대한다.
2008월 1월 30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백승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