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대법원은 과거사청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사법 60주년 기념식에서, 과거 권위주의 시절 이루어진 사법부의 잘못을 다시금 인정하고 사과하였다. 그러나 이 대법원장이 2005. 9. 취임 직후에도 사법부의 과거사를 인정하였고, 판결 경향을 조사하여 발표하겠다는 청산 의지를 피력하였고, 불법구금과 고문 등 재심 사유가 있는 224건을 추려내는 작업을 했지만, 그것으로 끝이었고, 더 이상 과거사청산을 위한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대법원장은 과거의 잘못을 고치는 구체적인 작업은 재심절차를 거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재심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려운 실정이다. 더구나 이미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고문이나 조작 관여자에 대한 유죄판결을 받아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정권의 필요에 따라 수사방향을 정하고 고문·조작하였음을 뒷받침할 만한 서류도 남아있지 않아 명확한 증거를 제출하는 데도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현행 실체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재심절차만으로는 과거사 청산 작업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우선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사건에 대하여 사실상 진상조사가 이루어지기 어렵게 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을 개정하고, 나아가 과거 청산 관련 진상규명을 담당하는 국가기구 또는 위원회에서 고문, 조작된 것으로 밝혀진 사건에 대해서는 재심요건을 완화하는 특별규정을 마련하여야 한다.
한편 권위주의 체제하에서 국가폭력의 공범이자 권력의 주구였던 검찰은 사법부와 달리 과거사 청산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검사는 공익의 대변자로써 진실규명에 성실히 임해야 하는 법률적 의무가 있는 이상 조작으로 왜곡된 과거사를 바로 잡는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재심재판에서 검사의 적극적인 의무를 규정하는 법률적 보완도 필요하다.
사법부가 적극적으로 사법절차를 이용하여 국민의 권리를 짓밟고 고문 등 가혹행위로 사건을 조작한 사실들을 밝혀내어 사법정의를 다시 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을 촉구한다. 과거사 인정과 사과가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모든 사법부 구성원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2008월 9월 26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 장 백 승 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