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서] 한나라당의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 2008-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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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서]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이 대표발의한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민변 의견서






1. 개정안의 내용 및 민변의 입장




    지난 11월 18일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이 대표발의한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되어 심의되고 있다. 위 일부개정법률안의 주요 내용은, 지역별 최저임금제의 도입, 최저임금을 달리 정할 수 있는 경우로서 수습근로자의 수습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 60세 이상인 자로서 명시적으로 최저임금 감액에 동의하는 경우 최저임금의 감액 적용, 사용자가 제공하는 숙박 또는 식사비용을 임금에서 공제, 의결 기한 내에 최저임금안이 의결되지 못한 경우에는 공익위원이 최저임금안을 의결, 최저임금에 관한 심의와 최저임금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노동부외에 특별시, 광역시, 도, 특별자치도의 지방자치단체에 최저임금위원회의 마련 등이다.




   우리 모임은 위 일부개정법률안이 취약 계층의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최저임금법의 취지에 반하고, 향후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 너무도 명백하므로, 개정안 내용에 대해 결사반대의 의사를 표명하는 바이다.




2. 지역별 최저임금제의 도입에 대하여




   현재 전국적으로 통일된 최저임금액의 설정에 도대체 어떠한 문제가 있기에 지역별 최저임금제를 도입하자는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그 ‘저의’는 지역별로 최저임금제를 설정하도록 하여 최저임금제의 전체적인 수준을 하락시키고자 하는 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저의가 이렇다면 이 제도는 더 이상 논의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다. 현재 설정된 최저임금액도 지나치게 낮은 마당에 최저임금액의 수준을 하락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별 최저임금액의 설정은 지방의 최저임금액을 낮게 만들어 지방의 인력난을 더욱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위와 같은 현실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규범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위와 같은 지역별 최저임금제의 도입은 허용될 수 없다. 근로자의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최저임금제를 지역별로 차등을 둘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은 헌법상 평등권에도 반한다고 할 것이다. 현재 최저임금법에 사업의 종류별로 최저임금법을 구분하여 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고 있지 못한 것은 이런 점들에서 연유한다고 할 것이다. 




3. 수습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는 것에 대하여




    현재 수습 사용 중에 있는 자로서 수습 사용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인 자에 대해서는 시간급 최저임금액에서 100분의 10을 감한 금액을 당해 근로자의 시간급 최저임금액으로 하도록 되어 있다. 수습근로자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최저임금액의 급여는 보장받아야 할 것인 바 최저임금액을 감액하는 수습 기간을 6개월로 연장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현재 근로기준법상 3개월 이내의 수습 사용 중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예고해고제도가 적용되지 않도록 되어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근로기준법 제35조, 시행령 제16조) 통상 수습 기간은 3개월 이내에서 설정하도록 하고 있는 바, 위 개정안은 근로기준법상의 수습 근로자에 대한 규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타당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 




4. 60세 이상의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의 감액 적용에 대하여




   민주노총이 적절히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전 세계적으로 고령자에 대해 최저임금을 감액 적용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 우리나라의 실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고령자들의 근로조건 및 생계 수준은 열악하기 그지없는 바, 최저임금액까지 감액하는 것은 지극히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고령자에 대한 감액 적용은 현재 취업된 노인빈곤을 더욱 확대시킬 뿐만 아니라 나아가 청장년층의 일자리를 저임금 고령노동자로 대체하는 효과를 가져와 고용시장의 불안과 임금저하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령자에 대한 고용을 늘릴 필요성을 인정한다면 고령자 채용기업에 대한 지원 제도 등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복지국가로의 지향에 적합한 방식이라고 할 것이지 고령자의 최저임금을 깎아내리는 방식으로 도모하는 것은 경제위기의 고통을 취약노동계층에게 전가하고 취약노동계층을 경제위기의 방패막이로 이용하겠다는 것으로 강부자 정권의 본질을 그대로 드러내는 '사회양극화 심화' 정책이라 아니할 수 없다.




5. 사용자가 제공하는 숙박 또는 식사비용의 임금에서의 공제에 대하여




   현행 최저임금법에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임금 중에서도 정기적으로 지급되지 않거나 근로자의 생활을 보조하는 수당 등은 최저임금의 임금에 산입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법 제6조제4항, 시행규칙 제2조 별표 제1호). 이러한 규정은 근로자의 최저 생계 수준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임과 아울러 사용자가 편법적으로 최저임금을 저하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사용자가 제공하는 숙박 또는 식사비용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복리후생적으로 지급하는 것으로서 임금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려운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비용을 최저임금에서 공제하는 것은 지극히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현재 숙박과 식사를 제공받고 있는 노동자의 대다수가 열악한 근로조건에서 일하고 있는 고용허가제하의 이주노동자인 것을 고려하면 그 부당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벼룩의 간을 빼먹는 행위와 무엇이 다르다는 말인가?




6. 의결 기한 내에 최저임금안이 의결되지 못한 경우 공익위원에 의한 최저임금안의 의결에 대하여




    최저임금이 적정하게 설정되도록 하기 위해 현행 최저임금은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을 동수로 두고 있다. 그런데 공익위원은 다른 아무런 제한 장치 없이 전적으로 노동부장관의 제청에 의해 대통령이 위촉하도록 되어 있어 공익위원 역시 근로자들의 이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최저임금안의 최종 의결을 공익위원들로 하여금 하게 할 경우 사용자위원들은 의결에 소극적이 될 것이고, 공익위원들은 시한의 다급함을 이유로 졸속 처리할 것임은 경험칙상 불문가지이다. 그럴 경우 최저임금안이 정권과 자본의 입맛에 맞게 정해질 것임은 어렵지 않게 추측해볼 수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현재 공익위원의 대상 범위를 넓히고 그 선출방법도 노사단체가 추천한 후보 중 노동자위원 및 사용자위원이 투표를 통해 선출하게 하는 방안이 제안되고 있는 바, 지금 논의되어야 할 것은 그와 같은 공익위원의 중립성 강화 방안이라고 할 것이다. 공익위원의 중립성이 강하게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공익위원의 권한만을 확대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뿐만 아니라 권위주의적이고 일방적인 결정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7. 결론




   이상과 같은 점들에 비추어 볼 때, 위 개정법률안은 현실적인 측면에서 보나 규범적인 측면에서 보나 어떠한 정당성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위 개정법률안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바로 폐기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취약 계층 노동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염치요 최저임금법의 취지에 부합하는 일말의 정의라고 할 것이다. 






2008. 12. 1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 장   백 승 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