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및 의견서]악법철회, 지금부터 시작이다
- 200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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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게시판
악법 철회, 지금부터 시작이다
우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쟁점 법안에 대하여 직권상정을 피하고 합의에 이른 것을 환영한다. 애시 당초 강행처리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위법을 면치 못할 운명이었다. 한나라당이 뒤늦게나마 이 점을 인식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 한나라당은 향후 어떤 경우에도 ‘직권상정’ 운운으로 국민을 협박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른바 쟁점법안 중 방송법 등 언론관계 6법, 금산분리완화 관련법(은행법, 금융지주회사법)과 테러방지법이나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을 포함한 이른바 사회개혁법안 전체에 대하여 시한을 정하지 않고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하기로 하였다. 다행스러운 일이나, 우리는 ‘합의처리’라는 말속에 숨은 타협의 여지를 경계한다. 이들 법안은 내용 자체가 위헌적이고 민주주의를 극도로 제약하는 것이어서 ‘철회’되어야 할 법안이지 어떤 경우에도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민주당 역시 지난 일주일의 성과에 도취되어 이들 법안에 대한 타협에 나서면 안 되며, 법안의 철회를 위하여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 한편 출자총액제도폐지 법안(공정거래법),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협의처리’하기로 하여 사실상 일방통과의 길을 열어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번 합의에서 가장 위험한 점은 양당이 ‘쟁점 없는 법안’으로 분류하여 1월 중 처리를 마무리하기로 하였다는 법안의 목록과 내용에 대하여 국민에게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85개 중점처리 법안 중에는 심각한 악법이 곳곳에 산재해 있음에도, 제대로 언론보도조차 되지 않아서 도대체 어디에 ‘악마’가 숨어있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당장 양당이 쟁점이 없거나 논의가 가능한 58개 법안으로 분류하여 이번 임시국회에서 협의처리하기로 한 58개 법안(합의문 6항)에는 심각한 법적 문제가 있는 의료법, 교통에너지환경세폐지법률,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법률,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의 연계에 관한 법률, 제주도특별법 등이 포함되어 있고, 언론중재및피해구제등에관한법률 역시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민변은 위 법안들의 졸속 처리에 반대한다.
여당과 야당이 자신만의 판단에 근거해서 국민에게 전혀 알려지지도 않은 수많은 법안을 비쟁점법안으로 치부하고 쉽게 협의와 처리의 테이블에 올린다면 이는 국민에 대한 책임을 저버리는 일이다. 국민에게는 ‘쟁점’ 아닌 법안이란 있을 수 없다. 마땅히 법안 하나하나를 꼼꼼히 검토하고 이해당사자와 국민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 그것이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가 배운 교훈이다. 85개 법안 중 상임위 상정조차 안 되었던 법안이 48개에 이르고 공청회조차 거치지 못한 법안이 부지기수다. 이 상황에서 우리는 모든 정당에 ‘시한’과 ‘협의’라는 틀에 묶이지 말고 충실하게 논의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옥석을 가리는 태도로 임할 것을 요구한다.
강조하건대, 문제의 본질은 ‘악법은 철회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직권상정’을 막는 것은 본질을 드러내기 위한 하나의 관문이었을 뿐이다. 악법 철회는 바로 지금부터 시작이다. 민변은 앞으로도 쟁점 법안의 위헌성, 법적 혼란을 야기할 위험성을 지적하고, 사회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 숨은 악법 조항을 알리고 막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선적으로 악법임에도 이번 임시국회에서 졸속처리될 상황에 놓여 있는 6개 법안에 대하여 민변의 의견을 함께 제시한다.
※ 첨부
1.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의견서
1. 의료법 개정안 의견서
1. 교통․에너지․환경세폐지법률안 의견서
1.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의견서
1.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의 연계에 관한 법률
1.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안 의견서
2009월 1월 7일
회 장 백 승 헌
[첨부] 졸속처리 반대 법안
1.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가. 대상 법안
○ 2008. 12. 24. 나경원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3201, 상임위 미상정
○ 전파법과 함께 미디어 관련 2건으로 이번 임시국회에서 협의 처리하기로함
나. 법안 요지
○ 언론의 자유와 독립, 언론의 사회적 책임 관련 규정 삭제
○ 언론피해의 자율적 예방 및 구제를 위한 고충처리인 제도 폐지
○ 법 적용 대상에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 인터넷포털, 언론사닷컴 등을 추가
○ 언론중재위원회의 시정 권고 조항 삭제
다. 의견
○ 언론의 자유와 독립, 언론의 사회적 책임 관련 규정을 모두 삭제함으로써 언론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 조항(제21조 1․4항)을 무시하고 이로 인하여 국가권력에 못지않은 ‘언론권력’의 남용과 방종을 방치하였다.
○ 언론피해의 자율적 예방 및 구제를 위한 고충처리인 제도를 폐지함으로써 언론의 무분별한 허위보도 등에 대한 실효성 있는 구제방법을 방기하였다.
○ 이번 개정안은 언론중재위원회가 언론의 보도내용에 의한 국가적, 사회적 법익 또는 타인의 법익침해사항을 심의하여 시정권고할 수 있는 기능 및 피해자 아닌 제3자에게도 시정권고 신청권을 부여한 제32조(시정권고)를 삭제함으로써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방치하고 있으므로 이를 반대한다. 오히려 현재의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등에 관한 법률안은 그 명칭(현재의 언론피해구제기관으로서의 언론중재위원회가 아니라, 조정기관으로서의 언론분쟁조정위원회로 변경되어야 함), 위상(독립성을 강화해야 함), 직무범위(지나친 비대화 및 관료화를 방지해야 함)등을 개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도외시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2. 의료법 개정안(일명 “의료서비스 양극화법”)
가. 대상 법안(직권상정 요구법안이 정확히 어떤 안인지조차 불분명함)
○ 2008. 10. 13. 정부 발의, 의안번호 1519, 보건복지위 상정
○ 여야간 쟁점이 없거나 논의가 가능하여 이번 임시국회에서 협의처리하기로 한 58개 법안에 포함
나. 법안 요지
○ 개정안 제27조 제3항은 의료서비스의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명분으로 “「국민건강보험법」 제93조에 따른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가 아닌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의료인이 의료비 할인, 금품 및 교통편의 제공 등 환자를 유인하기 위한 일체의 소개ㆍ알선ㆍ유인행위를 허용하는 조항 신설
다. 의견
○ 이와 같은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비록 건강보험 가입자 및 피부양자가 아닌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리 목적의 일체의 의료 알선․유인행위라고 하더라도 의료의 공공성이라는 공익적 목적 때문에 내국인에 대하여 금지되어 있는 의료 관련 알선․유인행위와 비급여 및 임의 수가 형식의 영리의료행위를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별하여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여 허용함으로써 1국가 2제도 시행이라는 부작용이 초래되어 외국인 환자 유치라는 이익보다 의료의 공공성이라는 공익적인 목적의 훼손이 훨씬 커서 많은 부작용이 초래될 것이다.
○ 외국인에 대한 영리의료행위와 내국인에 대한 당연요양기관제 및 보험수가제로 이원화된 차별적인 제도에 대한 의료기관들의 반발로 의료영리화 허용을 요구하는 제도적 저항이 강화되어 의료계와 국민들 간의 불필요한 갈등이 초래될 수 있다.
○ 외국인들에 대한 고가 의료행위와 국내 건강보험가입자들에 대한 상대적인 낮은 질의 의료서비스로 서비스가 이원화될 수 있어서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불신을 야기할 위험이 있는 등 전 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의료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현행 헌법 및 의료법의 법익을 침해하고, 현행 건강보험 및 의료체계에 혼란을 야기할 위험이 있다.
○ 따라서 각종 공청회와 여론 수렴을 통하여 이와 같은 부작용들을 신중히 검토하여 법안이 처리될 필요가 있으며, 이와 같은 절차를 생략하고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여야 할 절박성도 없다는 점에서 일괄상정 방식의 법안 처리는 부적절하다.
3. 교통․에너지․환경세법폐지법률안 (일명 “중도하차법”, “혼란야기법”)
가. 대상 법안
○ 교통․에너지․환경세법 폐지법률안 : 2008. 10. 2. 정부 발의, 의안번호 1102, 기획재정위 통과(12. 5.), 법사위 계류 중
○ 여야간 쟁점이 없거나 논의가 가능하여 이번 임시국회에서 협의처리하기로 한 58개 법안에 포함
나. 법안 요지
○ 교통․에너지․환경세 등의 목적세가 본세와 중복하여 부과하는 문제가 있고, 예산운용의 경직성을 초래하며, 특정세입을 특정세출에만 사용함으로써 재정의 효율성 저해하고 재정의 낭비를 초래한다는 이유로 폐지하고, 개별소비세와 주세 등의 본세에 통합한다는 취지임.
다. 의견
○ 목적세는 일반적인 재정배분의 방식으로는 낙후된 재정사업 대상의 산업․교육 등의 분야를 발전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할 때 집중적으로 재정을 마련하여 재정투자를 함으로써 해당분야를 단기간 내에 빠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수립하는 것이고 해당분야의 신속한 발전의 목적을 달성하였을 때에 폐지하는 것이다.
○ 목적세는 해당분야의 재정에만 충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폐지법률안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재정운용의 경직성이나 본세에 일정한 세율이 더해지는 증세의 효과는 당연히 전제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통․에너지․환경세 및 교육세, 농어촌특별세는 이러한 낙후된 재정투여 대상 분야인 교통․에너지․환경 보전분야, 교육분야, 농․어촌발전 분야에 괄목만한 성장․발전이 이루어져 목적세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달성되었을 때 폐지하는 것이지, 당연히 그 성질을 내포하고 있는 목적세의 재정경직성, 증세효과 등을 이유로 폐지할 것은 아니다.
○ 교통․에너지․환경세를 폐지할 정도로 환경보전, 교통정비, 에너지 효율성 제고 등의 분야에 괄목한만한 성과가 있었는가를 살펴보면,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에너지절감, 저에너지산업으로의 재편을 이룬 이웃의 일본과 대비되어 세계 4대 석유수입국의 오명을 쓸 정도로 에너지산업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대기․물 등의 환경보전 분야에 있어서도 많은 재정이 투여되어야 할 상황에서 이에 필요한 재정충당을 위하여 마련된 목적세를 폐지하는 것은 해당분야의 실정과는 동떨어진 법폐지 추진이다.
○ 정부․여당은 일반재정에서 해당분야의 재정을 확충하면 된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으나, 경제위기 상황을 맞아 위기에 처한 건설․조선․금융 등의 분야에 막대한 재정이 투여되는 상황에서 당장의 경제위기 극복책의 분야가 아닌 교육, 환경, 농․어촌 분야의 재정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한 것이어서 낙후된 이러한 교육․환경․농어촌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자는 교육세, 농어촌특별세, 교통․에너지․환경세 등 목적세의 애초 입법취지는 실종될 우려가 크다.
○ 더욱이 위와 같이 교육, 환경, 농어촌 등 우리 사회의 상대적 낙후분야에 있어서는 해당분야의 시급한 성장․발전․육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 해당분야의 이해관계자인 학부모, 학생, 농어민, 환경오염지역 주민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인데, 이러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 토론회 한차례 없이 직권상정하여 처리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기본적인 절차가 완전히 실종된 것이다.
4.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가. 대상 법안
○ 2008. 11. 12. 정부 발의, 의안번호 1911, 정무위원회상정(12. 1.)
○ 여야간 쟁점이 없거나 논의가 가능하여 이번 임시국회에서 협의처리하기로 한 58개 법안에 포함
나. 법안 요지
○ 주권상장법인의 감사인 의무교체 제도 폐지(현행 제4조의2 제4항 삭제)
다. 의견
○ 감사인 의무교체제도는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을 계기로 기업회계 및 경영의 투명성을 높여 투자자를 보호하고 우리 기업 및 시장에 대한 국내외 신뢰를 높이기 위하여 신설되었고, 2006년 1월 1일 이후 최초로 개시하는 사업연도부터 적용하도록 규정하였다. 동 조항에 의한 감사인 교체가 실시된 후 2년이 경과했을 뿐이므로, 감사인 의무교체제도에 의한 감사대상기업과 감사인 간의 독립성 제고 등 제도의 효용성 내지 감사인의 비용 부담 증가 등 제도의 비효율성에 대한 실증적 연구는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정안이 감사인 의무교체제도의 전면 폐지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는 것은, 업계 내 경쟁을 회피하고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대형 회계법인의 의견만을 반영한 것이다.
○ 미국의 경우 감사위원회와 감사인의 독립성 요건을 우리나라에 비해 엄격히 규정하고 있으며, 분식회계 등 증권 관련 부정행위에 대해 최고 20년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등 엄중히 처벌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분식회계의 경우 현행법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동 개정법률안에서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의 벌칙을 부과한다. 분식회계와 같은 범죄가 시장경제질서의 근간을 크게 해치는 행위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는 규제수준의 국제 정합성은 감사인 의무교체제도 외에는 국제 수준에 미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 미국에서는 매 5년마다 감사참여자를 교체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우리나라에서는 동일 회계법인 내 담당 이사 내지 감사참여자를 교체하는 것만으로는 감사 대상기업과 감사인 간의 유착 관계 해소, 독립성 제고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소수의 대형 회계법인이 외부감사 시장을 사실상 과점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대형 회계법인 소속의 회계사 개인이 법인의 이익에 반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또한 감사참여자의 교체는 신입 회계사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도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기에 감사참여자의 교체만으로는 감사인 의무교체제도 도입의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 또한 금융감독원의 조사자료(「미국에서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동향」, 2004. 10.)에 따르면 이탈리아, 브라질, 오스트리아 등이 감사인 의무교체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며, OECD의 조사(「ASIA: Overview of Corporate Governance Frameworks in 2007」)에 의하면 싱가포르, 대만,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의 아시아 국가에서도 감사인 의무교체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5.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의 연계에 관한 법률안
가. 대상 법안
○ 2008. 12. 23. 심재철 의원 대표발의, 미상정(보건복지위원회)
○ 여야간 쟁점이 없거나 논의가 가능하여 이번 임시국회에서 협의처리하기로 한 58개 법안에 포함
나. 법안 요지
○ 직역연금가입자와 국민연금가입자 중 각각의 연금가입기간이 해당 퇴직연금 및 노령연금 수급기간을 충족하지 못한 가입자들로 하여금 최종 퇴직시 해당 연금가입기간을 통산하여 퇴직 당시 시점에 해당 노령 또는 퇴직연금 수급권을 인정하되, 연금급여는 통산되는 각각의 직역연금과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연금주체별로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함.
다. 의견
○ 2007년 급여율의 대폭 삭감으로 국민연금이 노후소득 보장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에서 성급히 두 제도간의 연계를 도모하는 법안을 내놓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직역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금 수급 수준에 현격한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가입기간 연계를 법정화할 경우 공무원, 군인, 사학연금가입자들에게 상대적으로 훨씬 많은 혜택이 귀속되며, 이에 따른 국가 재정의 추가부담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예산추계나 예산조치마저 없이 입법을 강행하고 있고, 이에 비하여 국민연금 가입자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혜택이 발생되어 차별이 발생한다.
○ 따라서 특수직역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금 급여의 조정 및 형평성 제고를 위한 연금제도의 개혁 및 정상화를 먼저 진행하고, 이러한 연계법률안은 국민들의 이해관계를 수렴하여 국민적 합의하에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공청회 등 정상적인 입법 절차를 생략하고 직권상정 방식으로 입법하고자 보건복지위원회의 심의·의결조차 없는 상태의 여당의원을 앞세운 수정안을 제출하여 입법을 시도하고 있는 바, 이는 절차적으로도 잘못된 것이다.
6.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안
가. 대상 법안
(1) 2008. 10. 14. 정부 발의안, 의안번호 1536, 미상정(행정안전위 등 회부)
(2) 2008. 12. 29. 홍준표 의원 대표발의안, 의안번호 3268, 미상정(행정안전위 등)
○ 여야간 쟁점이 없거나 논의가 가능하여 이번 임시국회에서 협의처리하기로 한 58개 법안에 포함
나. 법안 요지
○ 외국인이 설립한 영리법인에게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개설을 전면적으로 금지한 의료법 제33조 제2항의 적용을 배제하여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이들에 대하여 국민건강보험법상의 당연요양기관 적용을 제외하여 주며, 이들이 수입하는 의약품, 의료기기 등에 대하여 국내 의료기관과는 달리 그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완화·면제하여 주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함.
○ 영어교육도시에 국민의 외국어 능력 향상과 국제화된 전문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학교를 설립할 수 있고, 외국 법인도 국제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기타 설립 요건 등을 조례로 정함
다. 의견
(1) 외국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개설
○ 외국인이 설립한 법인에게 무제한적으로 제주도 내에 영리의료법인의 개설을 허가할 경우 공공적인 의료서비스를 구축하고 극도의 영리를 추구하기 위하여 미국식의 저질 및 고가 의료서비스를 양산할 위험이 있다.
○ 또한 제주도민들에게 고가의 영리병원을 이용하는 주민들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국내의료기관의 이원화된 의료체계로 양분시켜 주민들에게 심각한 위화감을 조성하게 되고, 결국 제주도민에게 국내의 다른 지역들보다 미국식의 막대한 의료비 부담과 낮은 의료보장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 또한, 외국법인에게는 영리의료기관 개설 및 건강보험 적용제외의 특권을 주고 내국 의료기관에 대하여는 차별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국민 일반의 건강을 보장하기 위한 국내 모든 의료기관의 당연요양기관제도의 근간이 훼손될 위험이 크다.
○ 나아가, 외국영리의료기관에 대하여 의료인 자격 및 국내 의약품, 의료기기 적용 기준의 예외를 허용함으로써 자칫 검증되지 않은 의료서비스로 인하여 제주도민의 건강권에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 이미 제주도민들은 지난 여름 제주도 내의 영리병원 도입에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여 영리법인 제도 시행이 무산된 바 있는데, 이번 법률안은 이와 같은 제주도민의 다수 의사에도 반하는 입법이다.
(2) 국제학교 설림 및 운영
○ 개정안은 제주특별자치도에 소위 ‘국민의 외국어 능력 향상과 국제화된 전문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학교’를 설립ㆍ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한나라당은 개정 취지에서 ‘동북아 교육특구 조성’ ‘교육산업을 제주 국제자유도시의 핵심산업 중 하나로 육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막대한 국가 예산을 지원하여 일부 특권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미계 귀족학교를 설립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 그러나 초․중․고 과정의 국제학교(=영․미계 학교)를 다니게 한다고 해서 국제화된 전문인력이 양성된다고 할 수 없고, 한나라당의 공언과는 달리 영․미계 명문학교의 유치나 외국인 학생 유치 역시 난망한 실정이다. 결국 국제학교는 특정 계층의 명품교육에 대한 욕구를 채워주기 위한 귀족학교로 전락할 것이며, 부족한 공교육 재정을 핍박하여 우리 사회는 교육양극화의 수렁으로 더 깊이 빠져들 것이다.
○ 더욱이 위 법률안에는 국제학교 부지의 매입, 시설의 건축 또는 학교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해 주는 경우에도 의사결정기구에 참여하는 등 학교 운영에 관여할 수 없도록 하는 독소조항까지 포함하고 있다.
○ 또한 국제학교는 초․중등교육법, 사립학교법의 적용을 받지 않을 뿐 아니라, 국내법에 의해 설립된 법인이 아니라도 국제학교를 설립할 수 있으며, 법인의 해산이나 합병 역시 해당 법인의 자국법에 의하도록 하고 있어 학교의 안정적인 운영이 위협받을 수 있다.
○ 국제학교를 설립ㆍ운영을 위한 시설ㆍ설비 등 설립 요건을 법률이 아니라 도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는 규정 역시 교육(학교)제도 법정주의에 반한다.
○ 특히 국제학교의 학교에 속하는 회계(등록금을 재원으로 하는 교비회계)의 잉여금을 도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제학교 법인의 다른 회계로 전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영리 목적의 학교운영이 가능하도록 하였는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학교를 설립하여 외국교육기관에 그 운영을 위탁할 수 있도록 한 것과 함께, 외국교육기관에 막대한 특혜를 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