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유엔진정 기자회견 개최
- 201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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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게시판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장주영 변호사, 이하 민변)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하 반올림)은 오늘(25일) 오전 11시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들에 대한 삼성전자와 한국 정부의 부당한 인권침해와 구체적 피해사실을 유엔인권이사회가 마련한 특별절차에 진정하며,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개입을 촉구했다.
2. 유엔의 ‘특별절차(special procedures)’는 유엔인권이사회 산하의 대표적인 인권구제 메커니즘으로 특정국가의 인권상황을 다루는 국가별 절차와 특정한 인권문제나 침해유형을 다루기 위한 주제별 절차로 나뉜다. 이번 진정은 주제별 절차내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 ‘위험물질 또는 유해폐기물 특별보고관’ 그리고 ‘건강권 특별보고관’에게 진정서한(Letter of Allegation)을 접수하며 진행하는데, 통상적으로 특별보고관에게 인권침해에 관한 정보가 접수가 되면 특별보고관측은 해당 정보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당사국에 서한을 보내 사실관계에 대한 정부 의견서를 요청하고, 사안에 따라 특별보고관 명의로 공개성명서(public statements)를 통해 우려를 표명하거나 당사국의 시정을 촉구한다. 또한 중대한 사안의 경우 특별보고관의 현지방문도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한국의 경우는 유엔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2010년에, 그리고 올해 2013년 5월에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이 직접 조사방문을 실시한 바 있다.
3. 이들 단체는 진정서를 통해 ▷ 인권옹호자의 권리침해 유형으로 삼성전자 측이 직업병 피해자 가족들에게 접근, 위로금 명목으로 피해자 가족의 산재신청 및 관련 행정소송의 철회를 종용했고, 피해자 가족과 반올림 활동가들에 대해 직접적인 폭력행사및 고소, 고발 사법처리로 인권옹호활동을 제약하고 있으며 ▷ 건강권의 권리 침해 유형으로 지속적인 피해자가 발생함에도 삼성전자는 피해자들의 질병과 작업환경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들의 사업장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및 산재인정에 필요한 정보를 비공개하고 있으며, 담당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삼성전자 사업장의 피해 예방을 위한 지원이나 지도를 충분히 하지 않고, 관련된 안전성 평가 및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또한 위험물질에 대한 안전 기준도 신속히 마련하지 않음으로 관리감독기관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히지 않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근로복지공단은 모든 피해자측의 산재신청을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 측에 과도한 입증책임을 부과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4. 이에 두 단체는 ▷삼성전자에게 모든 형태의 인권옹호 방해활동을 중단하고 관련 소송을 철회하며, 직업병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현재 피해사실의 조사를 위해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제3자의 조사를 요청하였으며 ▷ 한국 정부에게는 위험물질 관리를 위한 입법적 제도적 조치와 함께 피해자들의 산업재해를 인정하고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관련 규정 및 기준을 국제기준에 맞게 개선하는 조치를 촉구하였다. 더불어 사안의 심각함을 감안하여 해당 특별보고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공식방문조사를 요구하였다. 끝
▣ 첨부 1: 기자회견 자료
▣ 첨부 2: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 진정서한_국문
▣ 첨부 3: 건강권 특별보고관 진정서한_국문
▣ 첨부 4: 위험물질 특별보고관 진정서한_국문
※ 영문 진정서한은 민변 홈페이지 참조 www.minbyun.org
첨부 1. 기자회견 자료
기자회견 순서
☐ 사회 : 이동화(민변 회원팀장, 국제연대위 담당간사)
- 인사말: 장영석 변호사(민변 국제연대위 위원장)
- 진정소개 및 요지 설명: 김진 변호사(민변 국제연대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 연대발언 1: 이종란 노무사(반올림 상임 활동가)
- 연대발언 2: 황상기 님(故 황유미님 부친,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가족)
- 향후 계획 안내 및 질의 응답: 사회자
첨부 2. 인권옹호자특별보고관 진정서한
인권옹호자 상황에 대한 특별보고관 진정서
첨부 3. 건강권 특별보고관 진정서한
육체적 정신적 건강의 달성가능한 최고수준의 향유에 대한 모든 이들의 권리에 대한 특별보고관에 보내는 진정서한
1.피해자
2. 가해자
1) 삼성전자 및 계열사
한국의 삼성전자는 삼성 그룹의 대표 기업으로 반도체, 가전제품, 정보통신기기 등을 생산하는 제조 업체이다. 2013년 5월 기준, 삼성전자 및 계열사의 반도체 공정 과정 등에서 총 181건의 백혈병, 각종 암 등의 피해가 제보되었고, 이 중 사망은 70건에 달한다. 피해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기흥공장, 온양공장)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였고, 삼성전자 LCD, 휴대폰, 전기, SDI 부문 등에서도 발생하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피해자들의 질병과 작업환경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피해자들의 질병은 자사와는 상관없는 개인적 질병이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피해자들의 사업장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및 산재인정에 필요한 정보 등을 비공개하고, 금전적 보상을 통해 피해자들이 산재신청을 포기하도록 회유하고 있다.
2) 대한민국 정부
(1) 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는 그 산하에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을 두어 사업장에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안전 관련 사항을 지원, 지도, 감독, 개선할 의무 등을 지닌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등 대한민국 정부는 ▲사업장에 대한 재해 예방 지원 및 지도 ▲유해하거나 위험한 기계·기구·설비 및 방호장치·보호구 등의 안전성 평가 및 개선 ▲유해하거나 위험한 기계·기구·설비 및 물질 등에 대한 안전·보건상의 조치기준 작성 및 지도·감독 ▲산업재해에 관한 조사 및 통계의 유지·관리 ▲그 밖에 근로자의 안전 및 건강의 보호·증진 등의 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책무를 지닌다.
하지만 본 사안에 대해 고용노동부 및 대한민국 정부는 삼성전자 사업장의 노동자들의 희귀 난치성 질환의 발병에 대해 인식한 후 이를 위한 노력을 시도하였으나 예방을 위한 지원이나 지도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 또한 관련된 안전성 평가 및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으며, 위험 물질에 대한 안전 기준도 신속히 마련하지 않았다. 산업재해에 관한 조사 및 통계 작업에 있어서도 고용노동부 및 관련 기구는 피해자와 시민단체에 의한 최초의 공론화 단계에서 신속한 역학조사에 나서지 않았고, 이후의 조사에 있어서도 삼성전자 측이 제공하는 데이터에 의존하는 등 공정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으며, 조사의 과정과 결과 또한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정부가 위와 같은 책무를 성실히 이행했다고 보기 어렵다.
(2) 근로복지공단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설립된 고용노동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주된 업무로는 근로자의 업무 상 재해에 대한 보상과 근로자 복지사업 등이 있다. 하지만 본 사안에서 근로복지공단은 거의 모든 피해를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이 피해자 측에 과도한 입증책임을 부과함으로써, 피해자들에게 보상이 수년째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3. 구체적 피해사실 및 관련 정황
2005년 7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기흥공장 1라인에서 설비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고 황민웅 씨가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으로 31세의 나이에 사망했다. 2006년 8월에는 같은 공장 3라인에서 세척 업무를 담당했던 고 이숙영씨가 같은 병으로 3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이듬해 3월에는 고 이숙영 씨와 2인 1조로 함께 근무했던 황유미씨가 같은 병으로 23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2009년 11월에는 2라인과 3라인에서 식각업무를 맡았던 고 김경미씨가 29살의 일기로 숨졌다. 그리고 2010년 3월에는 온양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린 고 박지연씨가 23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 외에도 삼성의 반도체, LCD, PCB 등 전자계열 사업장에 근무했던 근로자들로부터 현재까지 제보된 백혈병 및 각종 암 등의 피해는 181건, 그 중 사망은 70건에 달한다(2013년 5월 기준). 피해자들은 주로 화학물질과 방사선을 취급하는 생산업무와 검사업무에 종사하였던 20~30대의 생산직 노동자와 엔지니어들이다. 백혈병, 림프종 등 혈액암, 뇌종양, 흑색종, 육아종, 유방암, 난소암 등의 피해가 주를 이루며, 청소 업무에 종사했던 40~50대의 노동자, 또는 근로자의 자녀가 백혈병 또는 신체 기형 등의 질병에 걸린 사례도 보고되었다. 추가로 현재까지 제보되지 않은 피해 및 현재 삼성전자에 종사하고 있는 잠재적 피해자들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 삼성전자에 의한 피해자들의 건강권 침해
건강 관련 사항에 대해 알 권리, 건강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는 권리의 침해
삼성전자는 건강과 관련된 중요사항에 대해 피해자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동법 제5조에 의거 사업주로서 해당 사업장의 안전, 보건에 관한 정보를 근로자에게 제공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 사건 많은 피해자들이 자신들의 작업장에서 노출되었던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한 경우 정보를 제공해 줄 의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공하지 않았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제31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해당 사업장의 근로자에 대하여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정기적으로 안전·보건에 관한 교육을 하여야 한다. 근로자를 채용할 때와 작업내용을 변경할 때에도 해당 업무와 관계되는 안전·보건에 관한 교육을 하여야 한다. 또한 사업주는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에 근로자를 사용할 때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업무와 관계되는 안전·보건에 관한 특별교육을 하여야 한다. 또한 동법 제41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분류기준에 해당하는 화학물질 및 화학물질을 함유한 제재의 명칭, 안전보건상 취급주의사항, 환경에 미치는 사항 등을 기재한 자료를 대상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작업장 내에 취급근로자가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게시하거나 갖추어 두어야 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근로계약 체결 전 피해자들에게 근무과정에서 일정한 화학물질을 취급하게 된다는 점, 그러한 화학물질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작업 도중 위 상태에 일정수준이상 노출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설명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행하지 않았다. 특히 피해자들의 작업활동이 산업안전보건법 제31조 3항의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에 근로자를 사용할 때’에 해당함에도, 이에 대한 교육을 충분히 시행하지 않았다. 건강권의 내용에는 출산과 관련한 부분도 포함되는바, 삼성은 피해자들에게 해당 작업장 근무자들의 난임 및 불임 비율, 생리불순 현상 등 출산에 관련된 정보를 고지하였어야 하나, 이를 행하지 않았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피해자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였다. 이는 근로자들이 위험한 작업장을 피할 권리와 안전하게 자신을 보호할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피해자들에게 작업장의 위험성, 이전 발병에 대한 사전 정보, 위험물질 처리에 관련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였다면 피해자들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에서 근무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동일한 임금이나 근무환경에서 근무하지 않았을 것이다.
안전보건 위험에 대한 예방의 미흡
삼성전자는 위험 화학물질 노출 및 가스 누출 등의 위험을 충분히 예방하지 않았고, 이는 피해자들의 건강권을 침해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원재료·가스·증기·분진·흄(fume)·미스트(mist)·산소결핍·병원체 등에 의한 건강장해, 방사선·유해광선·고온·저온·초음파·소음·진동·이상기압 등에 의한 건강장해,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기체·액체 또는 찌꺼기 등에 의한 건강장해, 계측감시(計測監視), 컴퓨터 단말기 조작, 정밀공작 등의 작업에 의한 건강장해, 단순반복작업 또는 인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작업에 의한 건강장해, 환기·채광·조명·보온·방습·청결 등의 적정기준을 유지하지 아니하여 발생하는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위와 같은 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사용 화학물질의 위험성과 보호구의 필요성 등에 관한 교육이나 보호구 지급을 충분히 수행하지 않았으며, 빠른 생산속도에만 중점을 두었다. 그 결과, 피해자들은 황산, 염산, 불산, 암모니아 등의 유해화학물질에 빈번하게 노출되거나, 짧은 시간의 노출에도 고도의 위험성이 있는 벤젠 등의 위험 화학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일례로 삼성반도체 기흥 공장 3라인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고 황유미씨와 고 이숙영씨는 방독기능 없는 천으로 된 마스크를 착용하였으며, 전면형 고글은 턱 쪽이 들리는 형태의 것으로 유해물질에 그대로 노출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안전보건 위험에 대한 예방 노력의 미흡
삼성전자는 작업환경 및 작업물질의 위험성을 예방하려는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이는 피해자들의 건강권을 침해하였다. 화학물질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제품의 최초 구매시기가 언제인지, 제품이 어디에 사용되는지, 언제 사용이 중단되었는지 등에 대한 이력관리가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삼성전자 측은 기흥 반도체 공장 5라인에서 사용되고 있는 총 99종의 화학물질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그 성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측은 화학물질에 대한 자체적인 성분조사를 행한 적이 없고, 언제부터 사용했는지조차 모르는 화학제품이 60%에 이르며, 10종의 화학물질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성분자료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애초에 삼성전자가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의 ‘물질안전보건자료의 작성·비치 등’의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전보건 위험에 대한 관리의 미흡
삼성전자는 유해 화학물질로부터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관리를 충분히 하지 않았으며, 이는 피해자들의 건강권을 침해하였다. 불산누출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하여 고용노동부가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대상으로 2013년 2월 4일~25일에 걸쳐 실시한 특별감독 결과, 삼성전자 1934건, 삼성전자 협력업체 70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2004건에 달하는 법위반 사항이 적발되었다. 화성사업장은 6개라인 중 4개 라인의 중앙화학물질공급시스템 등에 위험물질 중화기능이 있는 긴급 배기장치를 설치하지 않았다. 또한 삼성전자는 일부 장소에서 유해물질로부터 근로자를 충분히 보호할 수 없는 보호구를 지급하였다. 위험이 큰 가스 공급실 및 화학물질중앙공급실 등을 협력업체에 도급을 주어 관리하는 과정에서 직원 1명에게 82개 업체의 관리를 담당케 하는 등 관리에도 소홀했다. 또한 협력업체들과 안전보건협의체 회의 등을 제대로 운영하지 않았다. 국소배기시설 등 주요 설비와 구조부분을 설치 또는 변경하면서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유해·위험방지계획서를 제출하지 않는 채 시설을 설치하기도 하였으며, 수소정제기실내 스프링클러에 대해 변경관리를 하지 않는 등 공정안전보고서의 내용을 준수하지 않았다.
표준작업절차가 준수된 경우에도 근로자들의 건강권이 침해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09년 2월과 7월 사이,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 5라인에서만 가스 검지기 경보가 총 46회 발령 되었다. 이 중 25건은 표준작업절차를 준수하며 진행된 생산설비 유지, 보수작업(PM작업) 중에 발생했다. 이는 표준작업절차를 지켰음에도 근로자들이 기준치 이상의 화학물질에 노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안전장치가 자동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이에 고농도 가스가 약 1시간 반 동안 누출되는 양상을 보인 경우도 있었다.
하청/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건강권 침해
삼성전자 소속 근로자뿐만 아니라 하청/협력 업체 근로자들의 건강권도 침해되고 있다. 2013년 1월과 5월에 일어난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불산 누출 사고에서, 배관 교체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들이 다치거나 사망했다. 1월의 사고에서는 4명이 다치고 1명이 사망했으며, 5월의 사고로 인해 3명이 다쳤다. 원청인 삼성전자가 빠른 업무속도를 통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것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안전 교육을 받거나 안전규정을 지키기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그 결과 근로자들은 업무 효율을 위해 유독 화학물질을 막아주는 송기 마스크 대신 일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아예 송기 마스크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사회보장제도를 통한 피해자들의 건강권 보호를 방해
삼성전자는 피해자들에게 사회보장제도에 의한 보호를 제공하지 아니하거나 이를 방해함으로써 피해자들의 건강권을 침해하였다. 실현가능한 최고 수준의 건강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업무환경으로 인해 질병이 발생한 경우, 피해자는 사회보장제도에 의하여 적절한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사업주는 이에 조력하여야 한다. 그러나 삼성전자 산재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노동자의 권리를 알려주지 않거나, 산재 신청이 불가능하다고 속이기도 하였다. 또한 치료비나 보상금 등의 금전적 조건을 통해 피해자가 산재신청을 포기하도록 종용하여 사회보장제도에 의한 보호를 방해하였다.
2) 대한민국 정부에 의한 피해자들의 건강권 침해
(1) 고용노동부
구체적으로 고용노동부는 이 사건 피해자들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기흥공장에서 취급하는 물질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제39조 제1항 및 그 시행규칙 제81조(별표 11의 2)의 발암성물질, 방사선 등이 확인되었으므로 동법 제39조 제3항 및 그 시행규칙 제81조의 3의 제1, 2항에 따라 그 물질에 대한 유해성,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여야 하고 그 시행규칙 제81조 제2항에 따른 유해인자의 관리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하여 유해인자의 취급량, 노출량, 취급 근로자 수, 취급공정 등을 주기적으로 조사(유해인자 노출실태조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제43조의 2에 의하여 직업성 질환의 진단 및 예방, 발생 원인의 규명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는 근로자의 질병과 작업자의 유해요인의 상관관계에 관한 직업성 질환 역학조사를 할 수 있는바, 이 사건 많은 피해자들이 동일 유사한 작업환경에 근무하면서 동일 유사한 질병을 앓고 있으므로 고용노동부는 이에 대하여 철저하게 역학조사를 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역학조사를 하지 않았다.
⑵ 근로복지공단에 의한 피해자들의 건강권 침해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근로자들의 보건향상과 근로자의 복지증진에 기여한다는 목적을 수행하지 않음으로써 피해자들의 건강권을 침해하였다. 현재 산업재해를 인정받지 못한 피해자들 중 일부는 행정소송을 통해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불승인조치를 다투고 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법원이 피해자의 산재를 인정한 경우에도 해당판결에 불복하고 있다. 2011년 6월, 서울행정법원은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씨와 고 이숙영씨에 대하여 산재를 인정하였으나(사건번호 2010구합1149), 근로복지공단은 이에 불복, 해당 사안에 대해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근로복지공단은 행정소송에 피고 보조참가인으로 삼성전자를 개입시키는 등 삼성전자를 적극 끌어들여 노동자들의 산재인정을 방해하였다. 이와 같이 피해자들의 산재인정 판결에 불복함으로써, 근로복지공단은 국제노동기구(ILO)가 제시하고 있는 산업보건서비스 5대원칙 중, 재해 발생 후 근로자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치료와 재활의 원칙’을 다하지 않았다.
근로복지공단 산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업무상 질병의 인정 여부를 심의하는 과정에서 공정한 판단을 내리지 않음으로써 피해자들의 건강권을 침해하였다.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의 위원장 및 위원은 공단 이사장이 변호사, 공인노무사, 의사 등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이 정하는 일정한 직업을 지닌 이를 위촉하거나 임명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위원회 구성과 운영이 불공정하고 불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 LCD 천안공장에서 근무하다 재생불량성 빈혈에 걸려 31세의 나이에 사망한 고 윤슬기 씨의 2013년 5월 산재인정 신청 과정에서, 강북삼성병원 소속의사가 판정위원회에 참여하였다. 강북삼성병원은 삼성전자와 같은 삼성 계열사이자, 이 사건 재해노동자인 고 윤슬기 씨를 비롯해 삼성전자 반도체 및 LCD사업장에 특수건강검진을 실시하는 병원으로, 공정한 판단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근로복지공단은 산재신청 당사자에게 사전에 판정위원 기피제도 및 판정위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이름, 직업, 소속)를 사전 제공하지 않았다. 이는 근로복지공단이 당사자의 법률상 권리인 기피신청권을 박탈한 것이며, 판정의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위원에 대해 기피신청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⑶ 정부의 불합리한 법률제정 및 이행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건강권 침해
산업재해를 인정받기 위한 법률상의 기준이 과도하게 까다로운 점도 피해자들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요소다. 먼저 피해자들은 과도하게 높은 수준의 의학적 입증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 백혈병의 인정에 있어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법원이 인정하는 기준보다 과도하게 좁은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과 유해화학물질 관리법이 규정하고 있는 발암성 물질은 90종에 불과하고, 비록 최근 개선의 움직임이 있지만, 이는 400~500여 종을 규정하고 있는 외국의 기준에 비해 매우 협소하다. 까다로운 신청절차도 문제다. 피해자들은 직접 주치의 소견, 재해원인 등의 복잡한 사항을 적어 사업주의 날인까지 받아야 산재 신청을 할 수 있다. 또한 본 사건과 같이 동일, 유사 사업장에서 근로자들의 상해가 빈번히 발생하는 경우, 고용노동부장관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30조 16호에 근거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 및 예방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해당물질을 유해물질로 정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다.
정부가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의 건강권 보호를 어렵게 하는 법률을 시행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이다.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 3조는 ‘이 법은 행정규제를 정하고 있는 다른 법령에 우선하여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법률은 안전관리자의 겸직 허용, 안전관리 등의 외부 위탁, 검사 등의 완화, 화학물질의 표시 등에 대한 중복 규제의 완화, 유해작업 도급 인가에 관한 규제완화, 안전관리규정 등의 통합 작성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 결과,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관리는 기업 측의 자율관리 하에 놓이게 되고, 이 법을 초과하는 정부 차원의 규제가 불가능하여 해당 법률은 ‘산업안전보건법 위의 법’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는 피해자들에게 과도한 입증책임을 부과하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사용했던 화학물질의 성분을 알지 못하고, 전체 공정과정을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이해하지 못하며, 현대의학의 수준으로 첨단 화학물질의 성질과 인체에 미치는 효과를 정확히 분석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법의 적용으로 인해 근로복지공단은 현재까지 2012년 재생불량성 빈혈 1건과 유방암 사망 1건만을 산업재해로 인정하였을 뿐, 이 이외의 관련 산재 신청은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최초 신청에서 불승인 결정까지 1~2년이 걸리는 등 업무상 질병 판정 절차에 너무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4. 권고
- 삼성전자는 노동자들에게 사용 중인 위험물질 및 관련 정보를 충분히 고지하여야 하고 산업 안전 및 위험에 관한 특별교육을 실시하여야 하고, 방사선, 유해광선 등에의한건강장해를예방하기위하여필요한조치를취하여야한다.
- 또한 삼성전자는 피해자들에게 공식적 사과, 손해배상 및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이를 이행해야 하고, 고용노동부의 반도체 공장에 대한 역학조사는 물론 산재사고여부에 관한 신뢰할 만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이해관계 없는 제3자의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 고용노동부는 반도체나 LCD 생산과정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 및 방사선에 대하여 유해성,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고, 근로자의 질병과 작업자의 유해요인의 상관관계에 관한 직업성 질환 정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 근로복지공단은 피해자들의 산업재해를 인정해야 하고,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 및 산재인정 기준을 국제기준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
- 대한민국 정부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을 통해 업무상 질병에 대한 인정기준을 완화하고 일관성 있는 발암물질 관리를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 위 사건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현실성 있는 대안 제시를 위해 특별보고관의 공식 방문 조사를 요청한다.
부록 1 삼성전자직업병피해자산재신청현황 (2013년 6월 10일 현재)
첨부 4. 위험물질 특별보고관 진정서한
위험물질과 유독성 폐기물의 관리 및 처리가 인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특별보고관에 보내는 진정 서한
1. 피해자
2. 가해자
1) 삼성전자
한국의 삼성전자는 삼성 그룹의 대표 기업으로 반도체, 가전제품, 정보통신기기 등을 생산하는 제조 업체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의하면 2013년, 삼성전자는 세계 50개 주요 상품시장 중 휴대전화 단말기, 스마트폰, D램, 박형 TV 등 6개 부문에서 세계 1위의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또한 2013년 삼성전자를 한국의 글로벌 기업 1위 및 세계 20위 기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동시에 삼성은 2012년 그린피스가 주관한 ‘공공의 눈 상(Public Eye Award)’에서 이윤만을 목표로 하며 부도덕한 기업 3위에 선정된 적도 있다.
삼성 반도체 노동자들의 희귀 난치성 질환 발병과 이에 대한 삼성의 반응은 삼성의 부도덕한 경영 내용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반도체 사업부 뿐 아니라 LCD, 휴대폰, 전기, SDI 등의 제조 과정에서 피해가 제보되고 있으며, 하청 및 협력업체에서도 피해가 제보되고 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반도체 생산업체 3개사(삼성전자, 하이닉스, 엠코테크놀로지코리아)가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조사 결과조차 화학물질 관리에 대한 삼성전자 측의 잘못을 드러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정과 질병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도 삼성전자는 ‘영업상의 비밀’을 이유로 역학조사의 결과 중 일부와 취급하는학제품의 성분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 동안 국정감사와 시민단체들의 주장을 통해 공정한 역학조사와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촉구되었으나 삼성전자는 근본적인 해결과 재발 방지에 나서기보다는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개인적으로 접촉하여 회유금 지급 등을 통해 사건을 무마하려 해왔다.
2) 대한민국 정부
(1) 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는 그 산하에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을 두어 사업장에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안전 관련 사항을 지원, 지도, 감독, 개선할 의무 등을 지닌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등 대한민국 정부는 ▲사업장에 대한 재해 예방 지원 및 지도 ▲유해하거나 위험한 기계·기구·설비 및 방호장치·보호구 등의 안전성 평가 및 개선 ▲유해하거나 위험한 기계·기구·설비 및 물질 등에 대한 안전·보건상의 조치기준 작성 및 지도·감독 ▲산업재해에 관한 조사 및 통계의 유지·관리 ▲그 밖에 근로자의 안전 및 건강의 보호·증진 등의 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책무를 지닌다.
구체적으로 고용노동부는 본 사건 피해자들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기흥공장에서 취급하는 물질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제39조 제1항 및 그 시행규칙 제81조(별표 11의 2)의 발암성물질, 방사선 등이 확인되었으므로 동법 제39조 제3항 및 그 시행규칙 제81조의 3의 제1, 2항에 따라 그 물질에 대한 유해성,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여야 하고 그 시행규칙 제81조 제2항에 따른 유해인자의 관리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하여 유해인자의 취급량, 노출량, 취급 근로자 수, 취급공정 등을 주기적으로 조사(유해인자 노출실태조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
또한 본 사안에 대해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연구원 및 대한민국 정부는 삼성전자 사업장의 노동자들의 희귀 난치성 질환의 발병에 대해 인식한 후 이를 위한 노력을 시도하였으나 예방을 위한 지원이나 지도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 또한 관련된 안전성 평가 및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으며, 위험 물질에 대한 안전 기준도 신속히 마련하지 않았다. 산업재해에 관한 조사 및 통계 작업에 있어서도 고용노동부 및 관련 기구는 피해자와 시민단체에 의한 최초의 공론화 단계에서 신속한 역학조사에 나서지 않았고, 이후의 조사에 있어서도 삼성전자 측이 제공하는 데이터에 의존하는 등 공정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으며, 조사의 과정과 결과 또한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정부가 위와 같은 책무를 성실히 이행했다고 보기 어렵다.
(2) 근로복지공단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설립된 고용노동부 산하 준정부기관으로서 주 업무는 근로자의 업무 상 재해에 대한 신속하고 공정한 보상과 근로자 복지사업이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질병과 업무 사이에 연관성이 낮다는 이유로 이들의 질병을 대부분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았다. 노동자들의 증언, 시민단체 및 전문가의 조사,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자문 등 피해자들의 업무와 질병 간의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증거들이 제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복지공단은 관련성을 인정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지었고, 이에 질병에 걸린 노동자들에 대한 보상이 수년째 이뤄지지 못했다.
근로복지공단은 2012년까지 삼성반도체 온양공자의 재생불량성 빈혈 피해자 1인과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의 유방암 사망자 1인에 대한 산재승인 결정을 내렸으나 이 이외의 관련 산재 신청은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2011년 6월에는 서울행정법원이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의 백혈병 사망자 일부에 대하여 산재를 인정했으나(사건번호 2010구합1149), 근로복지공단은 이에 불복, 해당 사안에 대해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3. 구체적 피해 사실 및 관련 정황
1)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관리 미흡
2013년 5월까지 삼성전자 및 계열사의 노동자들로부터 중 총 181건의 백혈병, 뇌종양, 재생불량성 빈혈, 등 희귀 난치성 질환 피해가 제보되었으며, 이 중 70명이 사망하였다. 피해가 제보된 계열사로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기흥공장, 온양공장) 뿐 아니라 삼성전자 LCD사업부(기흥공장, 천안공장, 탕정공장), 삼성전자 휴대폰(구미공장 무선사업부 및 기타),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테크윈, 삼성전자 하청 및 협력업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삼성전자 측은 웨이퍼 가공공정이 있는 기흥 사업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총 99 종의 화학물질에 대하여 그 성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사용하고 있는 화학물질 제품 중 언제부터 사용했는지조차 모르는 제품이 60%에 이르며, 이 중 10종의 물질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성분자료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작업과정에서 벤젠 등의 유해 화학물질 노출 위험에 처해있다고 한다. 2009년, 6개월간 가스 검지기 경보가 총 46회 발령되었으며, 이 중 표준작업절차를 지키면서 작업하여도 잔류가스의 영향으로 경보가 발생한 경우가 25건(54%)으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또한, 가스 누출 경보가 발령하고 가스가 노출 허용 기준을 넘어선 경우에도 누출이 자동으로 차단되지 않고 1시간 이상 지속된 적도 있었다. 작업환경측정을 통해 노출 수준을 관리하고 있는 물질은 총 단일화학물질의 30%도 채 되지 않으며, 사용 중인 화학 물질 중 5종(BF3, Catechol, NH4OH, PGME, Sih4)은 측정방법이 존재하고, 노출기준이 설정되어 있는 물질임에도 불구하고 법적 측정대상물질이 아니라는 이유로 노출관리대상에서 누락되었다고 한다. 작업환경측정방법에 있어서도 ‘측정대상 물질의 제한성’, ‘측정 방법의 제한성’, ‘측정 시간의 제한성’, ‘평가 시기의 제한성’, ‘직무 미분류 등의 제한성’ 등의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다.
또한 2012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정밀 작업환경연구(2009~2011년) 결과 발표’에 따르면, 연구의 대상기간이 되었던 최근에도 삼성 반도체 기흥, 온양 공장에서 벤젠 등 발암성물질이 발생함이 확인되었다. 폐암 유발인자인 비소 등은 노출기준을 초과하여 발생함이 확인되기도 하였다.
2) 유해물질에 대한 정보 공개 관련 규정 부재
현재 반도체 산업에서는 백여 가지의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으나, 삼성전자는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사안에 있어 영업 상의 비밀이란 있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영업 상의 비밀이라는 이유로 이 공정에서 어떤 성분의 화학 물질이 얼마나,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미국 연방법에서는 노동자들이 취급하는 모든 화학물질의 이름과 유해성에 대한 알 권리를 부여하고 있고, 지역사회 주민들을 위해 “독성화학물질 배출목록(TRI-Toxic Chemical Release Inventory)”의 보고를 의무화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2007년 6월 1일부터 발효된 “화학물질 등록 평가 인증 제한 규약 (REACH – Registration, Evaluation, Authorization and Restriction of Chemical Substances)”을 통하여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공개에 대한 일차적인 규제를 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 사회의 흐름과 달리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에서 취급하는 화학물질의 목록은 물론 산재 보상을 판단하기 위한 과정에서 제출했던 각종 자료들의 공개 요구에 대해 “영업비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 “이미 정부에 제출했다” 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3)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한계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하면 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에서는 다음 세 가지 요건 모두에 해당하면 업무 상 질병으로 본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은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의 입증 책임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민사소송법의 일반원칙에 따라 피해자인 노동자가 자신의 재해와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직업성 질병의 경우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전문적인 의학 지식이나 임상 실험을 통해서만 증명이 가능하므로 비전문가인 노동자에게 증명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2012년 6월 19일, 산업재해 인정 기준을 개선, 직업성 질병의 경우 국가나 사용자가 질병이 업무와 무관함을 입증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으나 2012년 11월,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권고에 대해 공식적으로 수용 불가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이 법과 관련하여 시행령 별표 3에서는 뇌혈관질환 또는 심장질환, 근 골격계 질환, 피부질환, 간질환, 그리고 물리적인 요인, 이상기압, 소음, 진동, 화학물질, 병원체 등에 의한 질환 등을 23개 항목으로 분류하여 각각의 경우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는 구체적인 인정기준을 제시해 두고 있다.
하지만 이 기준에 명시된 발암물질이나 암의 종류는 매우 제한적으로, 세계보건기구의 IARC(국제암연구소)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World Cancer Report 2008’에 제시된 여러 발암물질 가운데 직업성 노출이 주된 것이라 여겨지는 29개의 인체 발암성 확정 물질과 15개의 인체 발암성 확정 산업(혹은 직업) 등 국제적으로 공식 인정되고 있는 발암요인들과 해당 암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이러한 ‘열거방식’의 기준은 이에 해당하는 경우 산재를 신속하게 인정하는 가이드라인 정도로만 이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근로복지공단은 이를 이 기준에 정확히 맞지 않을 경우 직업성 암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배제 기준으로 사용해 왔다.
이는 “화학물질의 발암성을 규명하는 가장 강력한 과학적 근거가 된다고 보는 역학적 연구조차 여러 한계로 인해 위음성(실제로는 발암성이 있는데도 연구 결과에서는 발암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 발생할 위험이 대단히 높으므로 과학자들은 역학적 연구에서 연관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를 그 화학물질의 비 발암성에 대한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산업의학 교과서(Current Occupational & Environmental Medicine, 3rd. Edition, McGraw-Hill, 2004)에서도 드러나는 국제적 추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다.
4) 기타 삼성전자의 위험물질 처리 미흡으로 인한 인권 침해 사례
한편, 2013년에는 1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에서 불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배관 교체작업을 하던 삼성 협력업체 직원들 중 총 1명이 사망, 7명이 부상당하였다. 원청인 삼성전자가 빠른 업무속도를 통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것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제대로 된 안전 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의 특별감독 결과 해당 사업장에서만 총 2,004건에 달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례가 적발되어, 삼성전자의 총체적인 안전관리 부실이 드러났다.
4. 권고
-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정에서 쓰이는 위험물질의 성분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여 국가가 해당 물질을 철저히 관리하고 반도체 산업 노동자들의 직업병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 또한 반도체 공정에 있어서 신뢰할만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이해관계가 없는 제 3자의 조사가 필요하다.
- 대한민국 정부는 산업안전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을 통해 업무상 질병에 대한 인정 기준을 완화하고 일관성 있는 발암물질 관리를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 고용노동부는 반도체 공정에서의 유해물질 취급 상황, 관리 실태, 근로자들의 건강 상태 등을 주기적으로 조사하여, 근로자들의 직업병 피해 예방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 근로복지공단은 반도체 산업 근로자들의 백혈병, 뇌종양 등을 산업재해로 인정하여야 한다.
- 대한민국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국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유해 화학물질에 상시적으로 노출되는 노동자들은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안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현실성 있는 대안 제시를 위해 특별보고관의 공식방문조사를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