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인권변론센터][논평] 경비노동자 갑질 사망사건 손해배상청구 1심 전부승소 판결의 내용과 의미
- 20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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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게시판

서울 우이동 경비노동자가 한 주민의 악랄한 갑질로 인해 지난 2020. 5. 10. 자택에서 투신하여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이 사건에 대해 유족측이 가해 주민을 상대로 2020. 5. 22. 민사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했고 2020. 8. 12. 원고인 유족 측 전부승소의 1심 판결이 선고되었다.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는 이 사건을 공익인권 사안으로 판단하여 초기부터 변론지원하고 있다(담당변호사 권호현, 류하경, 신하나)(민사 손배사건 : 서울 북부지방법원 2020가단122809호, 형사사건 : 서울 북부지방법원 2020고합197호).
이번에 선고된 민사 손해배상청구사건의 경과 및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선고는 민사소송법 제257조 [제257조(변론 없이 하는 판결) ①법원은 피고가 제256조제1항의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할 수 있다.] 의거 ‘무변론 판결’에 기한 것이다. 피고 가해주민이 민사재판에 아무런 답변을 제출하지 아니함으로 인해서 재판부는 피고가 원고들의 청구원인을 인정한 것으로 간주하여 원고 전부승소의 판결을 내린 것이다. 피고가 위 판결에 항소를 하지 아니하면 위 판결은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항소기간은 판결서가 송부 된 날로부터 2주 이내다(민사소송법 제396조). [제396조(항소기간) ①항소는 판결서가 송달된 날부터 2주 이내에 하여야 한다. 다만, 판결서 송달전에도 할 수 있다.]
한편 유족측은 가해주민의 임대차보증금 및 은행채권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하여 인정된 상태다.
위 1심 판결이 확정되면 위 가압류는 본압류로 전환되고, 유족측이 가해주민의 위 재산을 처분하여 청구금액인 1억원에 한하여 추심할 수 있게 된다.
형사사건의 경우 2020. 6. 12. 구속 기소된 이후 가해주민이 선임한 사선변호인이 두 차례나 기일변경신청을 한 후에 2020. 7. 24. 비로소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전격 사임의사를 밝혔고, 이후 법원에 의해 의무적으로 선임된 국선변호인 역시 2020. 8. 10. 스스로 사임했다. 피고인이 구속된 형사재판의 경우 신속히 진행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 사건의 경우 구속기소 사건임에도 이례적으로 사선변호인에 의해 공판기일이 두 차례 연기되거나, 사선변호인이 공판기일 현장에서 사임하거나, 국선변호인 역시 사임하는 등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재판이 불리하게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는 이 사건과 같이 사회적약자에 대한 소위 ‘갑질’행위가 피해자의 자살이라는 극단적 결과에 이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피해 유족 측에 대한 소송지원, 상담 등의 법률조력 및 가해자에 대한 형사고발, 검찰 공소유지 협조 등의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경비노동자에 대한 갑질 사건이 이어지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사건과 유사한 사건으로서 2014년 7월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경비원 이모씨에게 입주민 이씨가 공개된 장소에서 폭언을 퍼부었고, 유효기간이 지난 음식물을 먹으라고 던져주는 등 인격적 모멸감을 느끼게 하여 2014년 10월, 이날도 입주민 이씨에게 질책과 욕설을 들은 경비원 이씨가 몸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분신자살을 시도했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한 달 뒤 후유증으로 숨진 일이 있다. 2017년 3월 서울중앙지법은 이씨의 유족들이 가해 입주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위자료 2500만원을 인정했다. 최근에는 아파트 경비원에게 모욕적인 말을 뱉고 차량 통행을 방해한 남성이 벌금 500만원 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밖에 경비원을 대상으로 한 폭행, 폭언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는 이유는 이 문제의 원인이 개인의 윤리를 넘어선 경비노동자 노동환경의 구조적 모순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이에 국회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의 고객응대 근로자에 한정된 근로자 보호조치를 경비노동자에게 확대하는 등의 입법을 추진 중이다(천준호 국회의원 등). 정부는 정책 과제로서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공동주택 관리규약준칙에 경비노동자 인권침해를 방지 조항과 고용안정 조항이 포함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 사건이 일어난 강북구에서는 아파트 경비노동자 근무환경 개선과 인권보호 등을 위한 지원 조례 개정안이 구의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경남도에서도 경비노동자 고용·인권보호 조례를 추진 중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경비노동자의 노동환경이 개선되고 인권보호 법·제도가 확충되기를 바란다.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는 법률지원과 함께 입법과 정책 마련에도 적극 개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