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기고] 장애인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건
- 202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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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게시판
장애인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건

장애인 접근권을 보장하려면 돈이 든다고 한다. 사실 돈이 들지 않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이 말은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휠체어가 탈 수 있는 저상버스는 그렇지 않은 계단형버스보다 비싸다. 저상버스 1대 사는 돈으로 계단형버스 2대를 사거나, 저상버스 2대를 사는 돈으로 계단형버스 3대를 살 수 있다고 한다. 돈이 없으니 모든 버스를 저상버스로 도입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나 저상버스와 계단형버스의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사람은 두 버스를 모두 탈 수 있는 사람뿐이다. 저상버스만 탈 수 있는 사람에게 계단형버스는 버스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저상버스는 돈이 든다는 생각은 계단형버스를 탈 수 있는 사람의 시각이다.
장애인 접근권 보장은 지하철역에 승강기를 설치하고 저상버스를 도입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어떤 시설이나 설비를 만들 때 장애인이 그 시설이나 설비를 이용할 수 있다고 고려하지 않는다면, 자원을 배분할 때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행사를 준비할 때 무대에 휠체어가 올라갈 수 있는 경사로가 있는지 확인한 적이 있는가. 수어통역이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장애인 접근권을 보장하는 데 돈을 쓸지 망설인 적은 없는가. 몇 안 되는 사람에게 돈을 쓰기 아깝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가. 사실 필자도 이 질문에 솔직히 답하기 부끄러울 때가 많다. 장애인 접근권 문제는 정부와 국회만을 탓할 문제는 아니다. 우리도 언제든 마주칠 수 있는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