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기고] 민변 6월 회원월례회-노희경 드라마작가와의 만남 후기 / 김보미 회원
- 202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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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늦은 저녁 7시, 많은 이들의 가슴에 남는 인생 드라마를 만든 주인공, 노희경 작가를 직접 만나는 특별한 자리가 있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노희경 드라마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민변을 찾은 회원들로 지하 1층 대회의실이 가득 찼다. TV에서만 보던 유명 드라마 작가가 어떤 계기로 민변을 찾아왔는지 궁금해하던 중, 윤복남 회장이 노희경 작가와의 인연을 이야기하며 행사의 시작을 열어주었다.
윤석열의 불법 계엄 이후 4개월 동안 이어진 탄핵 집회 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한 민변 변호사들을 본 노희경 작가는 민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공익인권변론센터에 후원금을 기부했다고 한다. 그 기부가 지금의 민변 시민변론기금 모금의 마중물이 되었다고 하니,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며 더 단단해진 인연이라 할 만했다.
이번 간담회는 하주희 변호사가 사회를 맡아, 회원들의 사전 질문에 대한 노희경 작가의 답변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영감의 원천, 드라마의 스토리와 캐릭터에 대한 질문, 장애인권 등 활동 분야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에 대해 작가는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답했다.

많은 회원들이 드라마 작가를 꿈꾸고 있는건지 드라마의 주제를 어떻게 선정하는지, 등장인물은 어떻게 만드는지, 영감은 어떻게 얻는지 등에 대해 질문했다. 작가는 여행이나 특별한 경험보다는 일상에서 영감을 얻고, 꾸준히 취재하며 이야기와 캐릭터의 깊이를 더해간다고 답했다. 경찰이 주인공인 드라마를 쓸 때는 강남, 종로, 영등포 경찰뿐만 아니라 부산, 충청도 경찰, 1년 차, 10년 차, 20년 차 경찰까지 두루 만나 취재한 뒤 인물과 스토리를 만든다는 답변을 듣고,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긴 시간 동안, 훨씬 더 많은 사람을 관찰하며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점에 감탄했다. 이렇게 깊이 고민하고 탐구했으니 그렇게 단단한 스토리 라인이 나오는 거였나보다.
노희경 작가는 직업인으로서 작가의 삶을 살며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선을 정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변을 해주었다. 변호사로 일하며 의뢰인과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는 것이 좋을지, 거리를 두는 것이 좋을지, 어느 정도에서 선을 긋는 것이 적절한지 고민하는 변호사들의 마음에 공감하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해주었다. 저연차 변호사인 나도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는터라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에 더 공감이 되었다.

이번 간담회에서 드라마 등장인물에 다양한 장애인을 포함시키는 것에 관한 질문이 특히 인상 깊었는데, 작가는 첫 드라마부터 장애인 등장인물이 있었다며,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실제로 우리 사회에 장애인이 있으니 드라마에도 당연히 장애인이 나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당연한 모습을 다른 드라마에서는 보기 어려워서, 사람들이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를 더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장애인이 방송에 등장하면 시청자들이 불편해하고 시청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텔레비전에서 장애인을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한 다운증후군 배우 은혜 씨에 대한 질문에, “은혜 씨를 보면 머리가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은혜 씨를 보면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하는 작가의 눈에서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간담회 내내 작가의 답변에는 일관된 결이 있었다. 작가는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인물도, 누군가의 미움을 받는 인물도 그 나름의 사연과 이유가 있다는 말에서, 작가가 어떤 태도로 사람과 삶을 대하며 살아가는지 느낄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드라마와 사람, 인생에 대한 노희경 작가의 진심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자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