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스위][성명] 위법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비폭력 저항권 행사를 인정한 원주아카데미극장 철거 사태 관련 시민 24명에 대한 전원 무죄판결을 환영한다.
202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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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게시판
[성명] 위법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비폭력 저항권 행사를 인정한 원주아카데미극장 철거 사태 관련 시민 24명에 대한 전원 무죄판결을 환영한다. 1. 원주지원은 2025. 8. 11. 원주 아카데미극장(이하 “아카데미극장”)의 철거를 막기 위해 비폭력, 평화적 방법으로 저항했던 시민 24명의 업무방해, 특수건조물침입, 건조물침입 공소사실에 관하여 전원 무죄 판결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원강수 원주시장의 아카데미극장 철거 과정이 민주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이 정당했다고 밝힌 판결로서 큰 의미가 있다. 2. 아카데미극장은 국내에서 원형을 보존한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이었다. 멀티플렉스 극장의 성행으로 원주내 단관극장은 하나 둘 철거되기에 이르렀고, 마지막 남은 아카데미극장 역시 철거 위기에 처하게 되었는데, 그러자 원주 시민들은 2016년경부터 설문조사, 자발적인 모금 운동, 문화예술행사 기획을 통한 극장 개방과 재생 활동을 이어가며 아카데미 극장 보존과 활용 방안에 관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다. 전국 54개 영화문화단체에서도 보존 성명을 내는 등 아카데미극장 보존의 목소리가 커져갔다. 이러한 시민들의 열망을 반영하여 원창묵 전 원주시장은 2022년 1월 아카데미극장을 매입했고, 공간 활용과 관련한 연구보고회 및 시민토론회를 개최하여 문화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3. 그러나 원주시는 2022년 6월 현 원강수 원주시장이 시장에 취임하자 돌연 아카데미극장을 철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이때부터 시민들과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6년간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온 아카데미극장 보존 사업의 방향을 전면 철회하려면 그에 앞서 시민들과의 충분한 토론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마땅하다. 그러나 원강수 시장은 시민들이 주민참여조례에 따라 적법하게 요청한 시정토론에도 응하지 않았고 그 밖에 다른 공론화절차도 시행하지 않은 채 철거 방침을 고수했다. 2022년 10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유휴공간 활성화사업에 선정되어 국·도비 39억 원을 확보했고, 수많은 역사, 문화예술 학회, 단체들의 철거 반대 성명이 이어졌음에도 원강수 원주시장은 확보한 국도비 39억 원을 포기하고 오히려 철거비 등 명목으로 6억 5천만 원(이후 16억 5천만 원으로 증액)을 들이면서 철거를 강행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문화예술인들과 지역의 시민들은 아카데미극장 철거 현장에 가서 비폭력, 평화적 방법으로 집회를 개최하고, 일부 시민들은 옥상 등에 올라가 철거를 저지하려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아카데미극장은 무너졌다. 4. 원강수 시장은 이와 같은 위법한 시정도 모자라 이에 저항한 시민들을 고발하기에 이르렀고, 그렇게 시민들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시민들이 극장 철거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 주된 공소사실이었는데, 공소장상 피해자인 철거업체 등은 모두 시민들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오로지 원주시만이 시민들의 처벌을 원한다고 밝혔다(원주시는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선고 직전에 뒤늦게 처벌불원서를 제출했으나, 시민들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5. 그러나 원주지원은 시민들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아카데미극장 철거 정책의 타당성 여부와 별개로 민주적 시정의 구현과 신뢰 확보, 사회적 통합을 위하여 충분한 의견 수렴과 설득을 위한 절차를 거치는 것이 필요”한데, “공정하고 투명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음을 뒷받침 할 증거나 공식자료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하여 원강수 시장의 행정이 비민주적임을 지적했다. 나아가 법원은 “피고인들은 국민의 일원으로서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는 원주시의 아카데미극장 철거 관련 정책에 대하여 감시와 비판을 할 권리가 있고, 이와 관련된 표현행위에 대한 제한은 사적 영역에 속하는 사항의 경우보다 더욱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힌 뒤, 시민들의 행위는 철거 정책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목적으로 한 표현행위의 일환으로 평가되고, 행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한도 내에서 비교적 평화적이고 비폭력, 수동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 점, 옥상 등에 올라간 행위 역시 짧은 일수에 그쳤고 비가역적인 철거를 막기 위한 최종적인 수단이었던 점, 시민들이 보호하고자 했던 이익은 금전적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아카데미극장의 무형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시민들의 행위가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지 않거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라고 밝혔다. 6. 시민들은 극장을 지키지 못한 것도 너무나 비통했는데, 이로 인해 시로부터 고발을 당해 재판을 받는 참담한 상황이었다. 이번 판결은 지역문화유산의 무형적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무시하는 위법한 행정을 지적함과 동시에 위법한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비폭력 저항은 처벌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7. 원주시는 지금이라도 위법했던 아카데미극장 철거집행과 시민들을 고발하여 재판을 받게 한 행위에 대해 엄중히 사과하고, 문화예술정책 시행에 있어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는 기본적인 민주행정의 원칙을 되새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