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진정한 국익’은 역사적 정의에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동원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 202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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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진정한 국익’은 역사적 정의에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동원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2025년 8월 19일,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입장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 ‘(거기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하고 ‘현실적 배상은 부수적 문제일지 모른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는 한일 과거사 문제 해결에 있어 피해자들의 인권과 피해자 중심주의의 대원칙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또한, 피해 당사자가 철저히 배제되고 일본 정부에게 제대로 법적 책임을 묻지 못한 2015년 한일합의에 대해 ‘양국 정부 간 공식 합의’라며 그 효력을 인정한 태도 역시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핵심은 일본 정부가 조직적으로 자행한 중대한 인권침해에 대한 명백한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적인 사죄와 배상을 이행하는 데 있다. 헌법재판소 또한 피해자들이 배상청구권을 실현하도록 국가가 협력하고 보호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대한민국 법원의 판결 이행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는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배상의 문제를 ‘부수적인 것’으로 표현함으로써, 일본 정부에게 책임을 회피할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이는 수십 년간 법적 정의와 평화 실현을 위해 싸워온 피해자들의 삶을 부정하는 태도로 비칠 수 있다.  

 

대통령은 강제동원 문제에 관한 ‘제3자 변제안’에 대해서도, “국가 간 관계에서 신뢰와 정책의 일관성은 매우 중요한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해법은 2018년 대한민국 대법원이 일본 전범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무력화시키고, 우리 정부 산하 재단(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한국 기업이 낸 기부금으로 피해자들에게 대신 변제하겠다는 것으로, 이재명 대통령은 이 해법을 사실상 계승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은 피해자들에게 아무런 사죄나 배상을 하지 않고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수십 년간 외쳐온 “잘못한 자가 사죄하고 배상하라”는 명료한 요구를 외면한 채, 국가 정책의 일관성만을 강조하는 것은 피해자들의 외침을 또다시 묵살하는 행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자신의 대일 외교 기조를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라고 규정하였다. 그러나 진정한 국익은 눈앞의 경제적 이익에 매몰되어 역사적 정의와 인권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의 존엄과 국민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 그리고 보편적 인권의 가치를 수호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국익의 핵심이다.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동원 문제는 단순한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인 여성 인권과 전시 성폭력 문제, 그리고 강제노동 및 인권침해 문제의 표상이다. 이를 지나간 일로 치부하고 배상을 부수적 문제로 여기는 대통령의 발언은 피해자를 비롯한 우리 국민의 존엄을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이다. 

 

정의롭지 않은 외교는 결코 실용적일 수 없다. 굴종적인 태도로 맺어진 합의는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오히려 외교적 갈등의 불씨를 남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 발언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한일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총리를 만나 일본 정부에게 일본군 ‘위안부’ 피해 및 강제동원 피해 사실을 인정하고, 국제사회에서 소녀상 설치 방해 및 철거와 같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에 역행하는 모든 행위를 즉시 중단하도록 요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5년 8월 21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윤 복 남


 

M20250821_[성명] ‘진정한 국익’은 역사적 정의에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동원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