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인권위][성명] 스마트기기 사용 일괄 규제 법안, 학생 권리 침해하는 과잉입법은 헌법 위반이다. / 2025. 9. 10.(수)

  • 202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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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스마트기기 사용 일괄 규제 법안, 


학생 권리 침해하는 과잉입법은 헌법 위반이다


 

국회가 최근 통과시킨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을 법으로 금지하고, 학교장이 학칙으로 스마트기기의 사용과 소지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학습권 보장과 교사의 수업권 확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미 현행 규정만으로도 필요한 수준의 제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굳이 법률로까지 금지를 명시할 필요가 있는지 깊은 의문을 제기한다. 

 

현행 학생생활지도 법률 규정, 그에 근거한 교육부 지침, 각 학교의 자율적 규칙을 통해서도 충분히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률로까지 금지 조항을 신설하는 것은 학생의 통신 자유, 사생활의 자유, 행복추구권 등 헌법상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결과를 낳는다. 더 나아가 학교 현장에서 합의와 조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굳이 입법을 통해 ‘위법’ 여부의 문제로 바꿔버린다면, 학교가 또다시 사법적 영역으로 편입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학교의 사법화 추세에 더하여 교육적 대화와 조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까지 입법에 의존한다면, 학교는 민주적 공동체가 아닌 규제의 장으로 전락할 우려도 크다. 

 

무엇보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일반논평 25호를 통해 “국가는 고의적으로든, 기타 행위자를 통해 일부 또는 전체적으로든 그 어떤 지역에서도 아동의 정보 및 통신 접근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전기, 이동 통신망 또는 인터넷 연결성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였다. 디지털화된 현대 사회에서 스마트기기 접근권은 통신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인격권 및 행복추구권 등으로 나타나는 기본적 인권으로, 사용방식에 대한 아동의 자율성은 온전히 존중받아야 한다. 

 

이 법안의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조차도, 과잉입법을 우려하며, 실제 현장에서 달라질 것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 이미 생활지도 고시와 학칙을 통해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은 제한되고 있고, 학교별로 휴대폰 보관 방식이나 사용 가능 시간대가 조율되고 있다. 또한 개별 학교에 따라 교사·학생·학부모 간 합의를 통해 유연하게 이루어진 경우도 존재한다. 결국 이번 입법을 통해 달라지는 것은 오로지 현장의 '자율적 합의와 조정'이 사라지게 하는 것 뿐이다. 이는 학생의 권리주체성을 근본적으로 외면한데다, 학생 참여를 통한 학교 운영의 자율성도 침해한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입법을 통한 통제는 수범자 학교를 경직시키고, 교육적 실천을 위축시킬 것이다. 그렇게 규제 중심의 입법은 학생과 교원 모두의 자율성을 제거한다. 이는 학생과 교사 모두의 권리 침해일 수밖에 없다. 

 

학교는 하나의 사회이고, 학생은 공동체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시민성을 함양한다. 즉, 학내 스마트기기 소지와 사용의 문제는 준법 또는 위법의 관점이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 합의와 조정으로 해결할 문제이다. 그것이 곧 교육이며, 삶의 기술을 학습하는 교육의 목표에 부합한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금지를 위한 입법적 규제가 아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스마트기기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 정책, 학생 우호적인 교육환경 조정을 위한 근거법률이 마련되어야 할 때다.

 
2025년 9월 10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별첨] 성명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