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기고] 생성형 AI와 예술가 보호 / 박지애 회원

  • 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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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와 예술가 보호


-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박지애 회원


 

민변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에서는 지난 2025. 8. 26. 일러스트레이터 K작가님을 모시고 ‘생성형 AI와 예술가 보호’라는 주제로 월례회를 가졌습니다.

생성형 AI는 다방면으로 예술가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가장 널리 알려져 사람들에게 친숙한 것은 챗GPT의 ‘지브리 프사(프로필 사진)’가 있겠습니다. AI만으로 일러스트레이터 없이 일러스트를 만들고, 작곡가가 없어도 음악을 만들며, 성우가 없어도 나레이션이 만들어집니다. 컨텐츠 제작자나 기업 입장에서는 컨텐츠 제작비용과 제작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기에 시장에서도 많이 선호되고 있습니다.

예술가들 역시 생성형 AI의 흐름을 부정할 수 없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으며, AI의 보조적 사용까지는 창작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환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다만 공통적으로 우려가 되는 지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TDM(Text and Data Mining)과정에서의 저작권 침해 우려이며, 둘째는 인공지능 투명성 표기 문제입니다.

 

①TDM 과정에서의 저작권 침해

생성형 AI가 사람이 만든 것과 같이 그럴듯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양의 데이터 학습이 필요합니다.그런데, 이러한 학습을 위하여 예술가들의 저작물이 아무런 경제적 대가 없이 무단으로 학습되고 있으며, 심지어 인터넷상에서는 허가받지 않고 특정한 예술가의 작품을 무단으로 학습시킨 생성형 AI모델을 유료로 판매하고 있기도 합니다. 기업 차원에서 예술가 개개인에게 AI 사용 및 업무상 저작물에 대한 AI 학습 허용을 강제하는 일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을 얻어야 하는 예술가 입장에서는 AI 사용과 학습을 거부하기 어렵습니다.

데이터 학습이 없었다면 생성형 AI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도 불가능하였을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공지능 학습과정에서 침해당한 저작권 보호를 위한 소송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유니버설 뮤직그룹,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등의 음반 유통사들이 음악 생성형 AI(Suno, Udio)에 자신들의 음원들이 무단으로 학습되었다고 소송을 제기하였으며, 유명 이미지 스톡 사이트인 게티이미지는 이미지 생성형 AI 스테이블 디퓨전(Stability AI)에, 거대 저작권 기업인 디즈니와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이미지 생성형 AI 미드저니(Midjourney)에 저작물을 무단으로 복제·학습하였다는 이유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AI 회사들은 공통적으로 저작권자들의 저작물을 이용한 것이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항변하고 있어, 해외 거대 기업들의 소송 결과에 국내의 판결과 제도도 영향을 받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2026. 1. 22. 첫 시행 예정인 우리나라 인공지능기본법에는 TDM에 관하여 명시적인 저작권 관련규정이 없으며, 2025. 9. 8. 공개된 인공지능기본법 시행령 초안에도 저작권에 관한 내용이 없어, 명시적인 법 규정이 생기기 전에는 기존 저작권법의 공정이용 규정으로 생성형AI의 저작권 침해 문제를 다루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② 출처투명성

둘째로는 생성형AI 사용자들이 인공지능을 사용하였음에도 사용 사실을 숨기고 예술계의 외주를 받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AI 사용사실을 숨기지 않고 출처를 밝힌다 하더라도 인간 예술가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으로 외주 가격을 설정하고 있어, 이 또한 별개의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시행예정인 인공지능기본법 제31조와 그 시행령에는 인공지능 사업자가 생성물에 대해 AI가 만든 것을 표기하도록 하는 출처투명성에 관한 규정이 있습니다. 다만, 워터마크 등의 시각적 표시는 텍스트, 영상, 이미지와 같은 시각적 미디어에만 첨부가 가능하여 음성 데이터에는 워터마크를 붙이기 어려운 점, 인공지능 사업자에게만 인공지능 출처 표시 의무가 있기에 결과물을 저장한 뒤 업로드를 하는 인공지능 사용자에게는 출처 표시 의무가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해당 규정의 실효성이 우려됩니다.

 

이번 월례회는 참여해주신 변호사님들 모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다양한 질문이 오가는 유익한 자리였습니다. 저는 이미지와 음악 분야의 이슈를 주로 준비하였는데, 다른 변호사님들을 통해 그 밖의 업계에서의 AI로 인한 고충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월례회가 끝난 후에 뒤풀이 자리에서도 생성형 AI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2025. 9. 18. 국회의원 손솔 의원실과의 간담회에서도 위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일부 나눌 수 있었습니다.

가격 경쟁 측면에서 인간 예술가들(성우 포함)이 AI와 맞서기 어렵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AI의 학습 과정에서 인간 예술가의 권리가 침해되는 문제는 결코 등한시할 수 없으며, 등한시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한편 아직 AI 기본법은 시행도 되지 않았으며, 첫 번째 시행령도 제정되기 전입니다. AI분야에 관한 법령이 첫발을 떼는 시점에서 예술가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