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센터][논평] 사법개혁을 위한 첫 걸음이 시작되었다. 제왕적 대법원장 권한을 견제하고 법관의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 202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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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사법개혁안(대법관 증원, 판결문 공개 확대, 법관평가제 개선 등)은 사법의 투명성과 국민 접근성을 제고하려는 긍정적 시도라 평가된다. 국민이 법원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개혁이 논의되고 입법화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이번 개혁안이 국회에서 충분한 공론과 숙의를 거쳐,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실질적 개혁입법으로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
다만 이번 개혁안은 그 동안 사법부에 제기된 근본적인 문제, 즉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제왕적인 사법행정권 분산 방안과 비위 법관의 책임성 강화 방안이라는 핵심 개혁 과제가 포함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매우 아쉽다.
대법원장은 인사권을 포함한 사법행정권을 독점하고 있다. 이러한 제왕적 사법행정권은 재판의 독립을 형식화하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대법원장의 의중이 사법행정 전반을 지배하고 이를 매개로 개별 재판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이 이미 사법농단 사태를 통해 충분히 드러났다.
따라서 진정한 사법개혁의 출발점은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을 대법원장 등이 관여하지 않는 ‘사법행정위원회’ 등의 별도 기구에 분산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법행정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회복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대법관 수를 늘려도 ‘제왕적 사법행정’이라는 구조적 병폐가 해소될 수 없다.
또한 비위 법관에 대한 징계제도의 투명화·실질화 역시 빠져서는 안 된다. 지금의 법관징계법은 지나치게 법원 내부의 폐쇄적 절차에 머물러 있고 징계 사유의 인식 범위도 협소하다. 그 결과, 명백한 비위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징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징계를 마냥 미루거나 솜방망이 징계에 그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판사가 근무시간에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서 소란을 피워 경찰까지 출동했는데 법관징계법상의 징계를 하지 않는 사법부의 조치를 누가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법관윤리강령의 위반, 재판 내외의 불법행위나 비위행위 등 국민 신뢰를 훼손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투명한 징계위원회를 통해 실질적인 책임이 부과되어야 하고, 나아가 객관적인 절차를 통해 재판에서 일시 배제할 수 있는 제도 역시 논의되어야 한다.
사법개혁은 단발적 입법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여당의 개혁안이 논의의 첫걸음이라면, 사법행정권 분산과 법관의 책임성 확보라는 미완의 개혁 과제가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 사법부 역시 방어적 태도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제도적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사법개혁이 국회와 사법부,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열린 논의를 통해 ‘권한의 집중이 아닌 분산’, ‘은폐가 아닌 투명’, ‘제식구 감싸기가 아닌 국민의 신뢰’라는 원칙 위에서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2025년 10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