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언론위][논평] 허위조작정보 금지법, 졸속 추진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해야_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논평

  • 202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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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게시판


[논 평] 
허위조작정보 금지법, 졸속 추진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논평-


 


최민희 의원은 2025. 10. 23.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하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제안이유에 따르면 “불법 또는 허위정보를 고의적, 의도적으로 유포하여 타인 또는 공공의 법익을 침해하는 자”에 대해 “피해자가 체감하는 피해의 정도와 사회 공동체 관점에서의 징벌적 요소를 반영”하여 “일반적인 손해배상보다 무거운 배상 책임을 지우도록”하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정보통신망을 통해 확산되는 불법정보와 허위정보의 폐해”가 “피해자를 양산하고 민주적 기본질서를 파괴”하고 있다는 개정안의 문제의식에 일정 부분 공감할 수 있다. 소송에서 인정되는 위자료 금액이 적어 방지와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일면 타당하다. 그러나 개정안은 법규범으로서 갖추어야 할 체계성과 논리적 정합성을 결여하고 있고, 언론·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위축시킬 우려가 현저하다.

 

입법을 수단으로 어떠한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서는 근거법령에서 그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개정안은 허위조작정보를 정의하는 것에서부터 실패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는 비방 목적의 허위정보(제44조의7 제1항 제2호), 허위정보(제44조의7 제2항), 허위조작정보(제44조의7 제2항)가 각각의 의미와 기능이 구분되지 않은 채로 혼재되어 해석상의 혼란을 초래한다.

 

유통을 금지하는 정보의 범위도 지나치게 넓다. 정보통신망을 통하지 않은 표현도 규제하며(제44조의10 제4항), 명예 등 인격적 법익 이외의 다른 법익을 침해하는 허위정보도 불법정보에 포함한다(제44조의7 제1항 제2호). 불법정보인지 “불분명”하더라도 유통을 금지하는 부분은 위헌의 소지마저 있다(제44조의7 제2항). 혐오표현 규제에서는 성적(性的) 지향, 종교, 나이 등을 이유로 한 혐오·차별적 표현도 규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개정안의 배액배상 제도 도입은 최근의 인터넷 환경을 고려할 때 입법목적에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으나, 성립 요건에 있어 명확성에 유의해야 한다. 더 나아가 “타인을 해할 의도”에 관한 추정까지 부여하는 조항(제44조의11)은 표현의자유와 알 권리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권력자들이 제기할 수 있는 전략적 봉쇄소송에 대한 방지책도, 전략적 봉쇄소송을 소송의 목적(‘시간‧비용‧심리적 부담을 가하려는 목적’)으로만 규정하여 명확한 개념 요소가 빠져 있으며, 그 내용 역시 권력자들의 소 제기 남용을 막기에는 실효성이 없거나 부족해 보인다(제44조의12).

 

온라인상에 허위조작정보와 혐오표현이 횡행하여 민주주의와 시민들의 기본권을 위협하고 있기에, 이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언론과 표현의자유, 알 권리의 제한을 최소화하면서도 제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정교한 입법이 필수적이다. 언론 현업단체, 시민사회, 학계가 개정안에 대해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만큼, 법안의 성급한 추진을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기를 촉구한다.

 

 

 
2025년 11월 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회


 

20251104 [미디어언론위원회][논평] 허위조작정보 금지법, 졸속 추진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해야-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논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