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사법부의 결정마저 짓밟을 위기에 놓인 서울시의회의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 의결 추진을 강력히 규탄한다. / 2025. 11. 19.(수)
- 20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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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가 지난 11월 17일 재적의원 11명 중 7명의 찬성과 4명의 반대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을 가결시켰다. 대법원이 학생인권조례 폐지 절차에 제동을 걸며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서울시의회는 오는 11월 20일 본회의 상정을 통해 동일한 내용의 폐지조례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조례를 없애는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헌법이 규정한 법치주의와 권력분립의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헌법 파괴 행위이자,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사법부의 엄중한 결정마저 무시하고 위법한 입법권을 휘두르려는 서울시의회를 강력히 규탄한다.
1. 대법원의 집행정지 결정 기속력을 정면으로 위반한 이번 의결 추진은 ‘당연무효’이다.
행정소송법 제30조 제1항과 제23조 제6항에 따르면,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은 행정청과 관계 행정청을 기속하는 강력한 효력(기속력)을 가진다. 대법원은 이미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폐지조례안에 대한 재의결에 대해 그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폐지조례안에 대한 처리를 중단하고 본안 판결이 날 때까지 현 상태를 유지하라는 사법부의 명령이다.
그러나 서울시의회는 법원이 제동을 건 선행 폐지조례안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실질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내용의 조례안을 의결하려고 하고 있다. 법리가 확립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집행정지 결정의 효력이 지속되는 동안 행정청은 동일한 사유와 내용으로 처분을 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한 처분은 ‘당연무효’이다. 이번 서울시의회의 교육위의 결정은 법원의 결정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며, 폐지조례안의 효력이 정지되어 있다는 사실 그 자체에 저촉되는 행위로서 명백한 위법이다.
2. 꼼수와 편법으로 점철된 ‘입법권 남용’이자 ‘적법절차 위반’이다.
서울시의회의 이번 폭거는 법원의 결정을 잠탈하기 위한 꼼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법원이 효력정지 결정을 한 조례안과 동일한 내용을 단지 의결의 형식만 바꾸어 통과시키려는 시도는 사법부의 정당한 통제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이며, 이는 실질적 법치주의와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한 위헌적 작태이다.
3. 학생인권을 희생양 삼는 비겁한 정치를 멈추라.
서울시의회는 교권 추락의 원인이 마치 학생인권조례에 있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며 폐지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거짓이자 선동이다.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교육권은 반비례 관계가 아니며, 제로섬 게임의 대상도 아니다. 오히려 과밀학급, 독박교실과 같은 열악한 교육 환경과 구조적 문제가 교권 침해의 근본 원인이다.
학생인권조례는 헌법 제10조가 국가에 부여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의무를 학교 현장에서 구체화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다. 이를 폐지하는 것은 학생을 폭력과 차별로부터 보호할 최소한의 울타리를 걷어차는 행위이며, 국가가 마땅히 져야 할 기본권 보호 의무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한 국가로서 국제인권기준을 준수해야 할 책무마저 저버린 이번 결정은 국제사회의 비웃음을 살 부끄러운 퇴행이다.
더욱이 서울시의회가 대안이라며 내세운 ‘학교구성원조례’는 학생인권조례가 담고 있던 구체적인 권리 보장 내용과 구제 절차를 대부분 삭제하거나 형해화시켰다. 이는 학생인권 보장에 역행하는 것이며, 학생들에게 인권은 제한될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어 학교 현장을 더욱 혼란에 빠뜨릴 뿐이다.
4. 우리는 끝까지 싸워 학생인권과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이다.
권력분립의 원칙은 국가기관 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존재한다. 입법기관인 의회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 위에 군림할 수는 없다.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이 오는 20일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될 경우, 이는 사법부의 결정을 무시하고, 헌법상 의무를 위반하며, 주민인 학생들의 존엄을 짓밟은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명으로 남을 것이다.
우리는 요구한다. 서울시의회는 위법하고 무효인 학생인권조례 폐지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20일 본회의에서 폐지조례안을 부결하라. 또한, 사법부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이번 위법한 의결 추진의 위법성을 명명백백히 밝혀 의회 독재에 경종을 울려주길 기대한다.
우리는 학생인권조례가 단순히 하나의 조례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인권의 마지노선임을 확신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과 연대를 통해 서울시의회의 위법한 폭주를 막아내고, 학교 현장의 민주주의와 학생들의 인권을 끝까지 수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