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사법농단 주범 임종헌 항소심 집행유예 유지, 법원은 스스로 정의로울 기회를 버렸다.

  • 2025-12-02
  • 18
  • 일반게시판


[공동성명] 
사법농단 주범 임종헌 항소심 집행유예 유지, 
법원은 스스로 정의로울 기회를 버렸다
 
지난 11월 27일, 법원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2년형 및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였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 가면을 판 판매자에게 법적 책임을 부과하기 위해 법원행정처 심리관에게 문건을 작성하게 한 혐의,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 방안을 2016년, 2017년에 결쳐 법원행정처 심리관에게 검토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 우리법연구회 출신 판사의 서울중앙지방법원 단독판사회의 의장선거 당선을 막기 위해 성향을 조사하고 다른 판사의 출마를 도왔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였고, 유죄가 선고되었던 법원행정처 개입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 해명자료를 작성하고 행사한 행위, 기획재정부 공무원을 기망하여 공보관실 운영비 예산이 반영된 예산안을 편성하도록 하여 국회의원들의 예산안 심사를 방해한 혐의는 무죄가 선고되었다. 가장 중요한 재판개입 관련 1심의 무죄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여 최악의 사법농단 사태를 주도한 핵심 책임자들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주었다.


임종헌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재직하며 재판 개입, 법관 사찰, 비자금 조성 등 사법농단의 실무를 총괄한 '몸통'이다. 그의 행위는 헌법 가치를 훼손하고 사법부의 독립을 뿌리째 흔든 중대한 범죄이다. 그러나 법원은 직권남용에 대한 좁디좁은 법리 해석을 유지하여 1심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을 기회를 버렸다. 재판부는 직권남용죄의 성립에 대하여 명백한 재판개입 행위조차 "직권이 없어 남용도 없다"는 논리를 유지하였다. 이는 사법농단의 본질인 '재판 거래'와 '법관 독립 침해'를 죄로 묻지 않겠다는 꼼수이다.


이번 항소심 판결로 사법부의 자정 능력이 상실되었음이 확인됐다. 이번 판결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스스로를 개혁할 능력도 의지도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1심 판결에서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단독으로 저지른 범행이거나 예산에 관한 범행들에 지나지 않는다”거나 “소송만으로도 5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범행들에 관한 혐의를 벗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비해야만 했던 일종의 사회적인 형벌을 받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항소심에서도 양형에 변화가 없었던 것은 위와 같은 정상을 그대로 인정하여 ‘사법농단’의 의미를 축소하고 제 식구에 관대한 판단을 한 것이다.


한편 사법농단의 주요 원인인 제왕적 대법원장 권한을 축소하기 위해 사법행정위원회 설치 논의가 국회에서 진행중이다. 최근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총괄심의관은 국회에서 진행된 공청회에서 재판의 독립성만을 강조하며 외부 위원이 포함된 사법행정위원회를 통하여 법원행정을 운영하겠다는 안은 위헌적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국민의 신뢰를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와 같이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하여 법원행정처를 유지한 채 자신들의 마음대로 법원행정을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한 것이다. 하지만 법관의 독립성을 훼손한 것은 외부가 아니라 법원 스스로였다는 점을 상기시키지 않을 수 없다.


사법부는 비민주적인 법원행정으로 인하여 사법농단이 발생하였음에도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진행된 변화마저 뒤로 돌리려는 모습이다. 사법부가 제왕적인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에 의해 장악되어 있는 한 제2, 제3의 사법농단은 계속될 것이다. 내부의 온정주의와 제 식구 감싸기로 점철된 현재의 사법 시스템으로는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없다. 사법 권력을 분산하고 견제할 수 있는 근본적 제도 개혁이 무너진 법치를 다시 세우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다. 사법부도 이러한 과정에 참여하여 적극 협조하여야 한다. 우리는 사법 정의가 바로 서는 그날까지, 사법농단 세력에 대한 책임을 묻고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권력 분산과 법원행정의 민주화 등 사법개혁의 과제를 완수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25년 12월 1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 참여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