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인권변론센터][논평] “저널리즘에 대한 폭력” 정윤석 감독에 대한 유죄판결을 유지한 서울고등법원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 202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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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저널리즘에 대한 폭력”

정윤석 감독에 대한 유죄판결을 유지한 

서울고등법원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1. 서울고등법원(이하 “항소심 법원”)은 2025. 12. 24.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발생한 폭동사태를 기록한 정윤석 다큐멘터리 감독에게 건조물침임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항소심 법원은 정윤석 감독이 집회참가자들과 “합류하거나 합세하지 않고 그와 동떨어져서 촬영만 했”기 때문에 특수건조물침입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정윤석 감독의 진입을 다른 피고인들과 구분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건조물침입죄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항소심 법원은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하 "자유권규약")이 보장하는 표현 및 예술의 자유도 다른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제한될 수 있다며, 정윤석 감독의 촬영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판단했다.

2. 항소심 법원의 이번 판결(이하 “이 사건 판결”)은 명백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존재하는 판결로 납득하기 어렵다. 주거침임죄의 성립여부와 관련하여 그 행위가 침입에 해당하는지, 침입의 의도가 있었는지 등은 증거의 심리를 통해 법원이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법원에 제출된 정윤석 감독의 영상, 촬영장소와 촬영방법, 사용한 전문 촬영기기, 이력, 진술 등에 비추어보면 정윤석 감독의 기록과 촬영을 위한 진입은 폭동자들의 침입과는 명백하게 구분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연히 폭동자와 정윤석 감독을 구분할 수 없다는 항소심 법원의 판단에는 심리미진 또는 판단유탈의 위법이 존재한다고밖에 볼 수 없다.

3. 특히 항소심 법원은 다른 피고인들도 역사적 사실을 촬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들과 정윤석 감독을 구분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이는 저널리스트에게 요구되는 윤리원칙을 준수한 최소한의 기록행위와, 폭동행위의 일원으로서 참여한 여타 피고인들의 개인방송 중계 행위를 동일하게 취급한 것이다. 이러한 항소심 법원의 판단은 법원이 마땅히 구분해야할 것을 구분하지 않은 것으로 명백한 심리미진 또는 판단유탈이다.

4. 한편 항소심 법원이 정윤석 감독의 촬영행위를 정당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 역시 중대한 법리오해에 해당한다. 항소심 법원은 자유권규약상 표현의 자유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한다며 정윤석 감독의 촬영행위를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항소심 법원의 판단은 스스로 언급한  자유권규약에 명백히 어긋난다. 자유권규약은 폭력집회 현장 등에서 동영상 촬영 등 저널리스트의 기록행위를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가 아니라 반드시 보장해야할  권리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권위원회, 유엔인권최고대표 등은 저널리스트의 기록행위를 범죄화하는 공권력의 행사를 표현 및 예술의 자유를 침해하는 인권침해로 보고 있으며, 건조물침입죄의 적용을 대표적인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도 이 사건 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존재한다.

5. 이 사건 판결은 정윤석 감독 한 사람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공적 위기상황에서 필요한 저널리즘의 역할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표현 및 예술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부당한 판결이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판결은 우리사회의 상식과 정의관념에도 현저히 반하는 판결이다. 당시 수사기관이 저지른 폭력의 피해자인 정윤석 감독은 처벌하는 반면 서부지방법원 폭동자들 20명에 대해서는 감형을, 이중 2명에서는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관대함을 보이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는 저널리즘을 범죄화하고 정의와 상식에 어긋나는 판결을 선고한 항소심 법원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대법원에서 이 사건 판결의 위법성이 조속히 시정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2025년 12월 2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