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위][성명] 아동 중심의 국가 책임 강화를 밝힌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을 환영하며, 과거에 대한 책임있는 반성과 기본계획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제도 구축을 아울러 촉구한다. / 2025. 12. 29.(월)
- 202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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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아동위][성명]
아동 중심의 국가 책임 강화를 밝힌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을 환영하며,
과거에 대한 책임있는 반성과 기본계획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제도 구축을 아울러 촉구한다.
지난 26일, 정부가 발표한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2025~2029)’은 대한민국의 아동 권리 역사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특히 그동안 민간 주도로 이뤄졌던 입양 체계를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공적 입양 체계’로 전환하고, 해외입양의 단계적 중단을 추진하기로 한 결정은 ‘아동 수출국’이라는 부끄러운 과거를 청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가정의 돌봄 지원, 가정 중심의 아동 보호, 미등록 외국인 아동을 비롯한 보편적 출생등록제, 일상과 정책환경 전반에 아동의 참여 강화 및 아동정책영향평가 내실화 등 2019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사항들도 정책과제 곳곳에 포함되었다.
정부의 이번 계획은 아동을 수동적 보호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존중하기 위한 첫걸음이라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과거에 대한 반성과 이행기 정의의 관점을 결여한 대책에 대해서는 깊은 아쉬움을 표한다. 이에 우리는 정부에게 다음과 같은 조치의 시행과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후퇴없는 과제 추진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과거 해외입양 과정에서 자행된 인권 침해를 전면 조사하고 국가 차원의 공식 사과를 실시하라. 그리고 해외입양인들의 알 권리와 뿌리 찾기를 위한 실효성 있는 조치를 강구하라. 대한민국은 과거 수만 명의 아동을 조작된 서류로 해외로 보냈고, 아동의 가정환경 박탈 및 정체성 상실을 방치하거나 묵인했다. 해외입양 단계적 중단의 선언은 국가가 자행한 폭력의 무게를 늦게나마 인지한 결과일 것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해외입양인들이 겪어온 고통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철저한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 민간에 내맡겨 흩어져 있던 입양 기록의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 이를 통한 입양 기록의 투명한 공개도 시급하다. 자신의 뿌리를 찾고자 하는 해외입양인들에게 국가가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고, 이들이 겪는 심리적·사회적 어려움을 지원할 실질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둘째, 시설 중심의 보호 정책을 폐지하고, 분명하고 구체적인 아동 탈시설 계획을 수립하라. 이를 위한 예산과 인력도 즉각 확보하라. 이번 3차 기본계획에서는 가정 보호 원칙을 이행하기 위한 여러 정책이 발표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대규모 시설 보호가 우선적으로 작동하는 변하지 않는 여건에서, 지역아동보호대책은 “보호자원”에 방점을 두어 아동 최상의 이익이 아닌 시설보호의 당위성을 공고히 할 우려가 있다. 현재 정책과제로 제시된 아동양육시설의 고도화, 시설별 기능 전문화 정책도 시설보호의 유지•강화의 근거일 뿐이다. 해외입양 중단의 선언이 아동의 시설 수용으로 이어지지 않고,부득이한 분리시에도 원가정 복귀(가족재결합)를 촉진하는 한편, 가정위탁과 국내 입양을 활성화하는 등 지역사회 기반의 아동보호를 달성하려면 탈시설화의 목적이 분명히 투영되어야 한다. 취약가구 지원, 국내입양 우선, 가정 보호, 가정위탁의 분절적 외침만으로는 결코 국가 책임 보호를 실현할 수 없다.
셋째, 아동 권리 기반의 정책환경을 공고히 하라. 아동기본법 제정, 아동정책영향평가 내실화, 아동정책조정위원회 실효성 확보 및 아동의 정책참여 제도적 보장 등을 즉각적으로 착수하고, 계속하여 확장•보완하라. 먼저 아동기본법안은 아동권리협약 이행의 관점에서 요구된다. 범부처 아동정책의 기준점이 되는 아동기본법 제정을 통해, 대한민국이 이미 비준한 아동권리협약을 더욱 실효적으로 이행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로 도입된 아동정책영향평가는 아동 최상의 이익 실천을 위한 필수적인 기제이다. 아동정책영향평가의 질적 제고, 특히 아동 참여를 통한 아동정책영향평가의 과정과 환류는 아동권리 주류화라는 목적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 아동정책조정위원회로 대표되는 아동정책 거버넌스의 경우, 정책 총괄과 조정의 기능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허울좋은 유명무실한 기구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를 상기하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아동의 참여는 단순히 기회 확대, 참여 지원에 그쳐서는 안 된다. 아동정책조정위원회의 아동 당사자 참여 의무화를 예로 들었듯, 아동이 자신과 관계된 모든 정책에 의견을 표명하고 그 견해가 반영되는 참여의 제도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일회성이나 형식적 사업 형태의 참여를 넘어, 아동이 주도하여 성인과 함께 의사결정을 이끄는 변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아동권리에 기반해 그 해석을 분명히 하면서 실무상 섬세하게 보완되어야 할 여러 단락과 표현들이 있다. 미등록 외국인 아동을 비롯한 모든 아동의 보편적 출생등록, 일하는 청소년의 노동권 및 학습권 보장, 보호소년의 자유박탈 최소화 등 기본계획의 취지에 맞추어 마땅히 아울러야 할 수많은 과제들이 존재한다. 앞의 요구 사항들은 통시적 관점에서 모든 아동의 누락 없는 권리 보장에 가장 당면한 의무 이행을 구하는 취지임을 밝히며, 서로 연결된 아동권리의 온전한 실현을 위해서는 초당적•범부처 협력과 지속적인 논의가 필수적임을 당부한다. 그때에 비로소 대한민국은 과거 아동 보호의 책임을 민간에 떠넘기고, 아동권리 침해를 만연히 방조하던 시대를 끝내고, 국가가 모든 아동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는 시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2025~2029년의 5개년 계획인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은 2025년을 단 5일 남겨둔 때에 발표되었다. 뒤늦은 계획인 만큼 목표에 부합하는 의지와 추진에는 흔들림이 없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이번 계획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시행되어 단 한 명의 아동도 소외되지 않고 모든 아동이 행복한 사회가 될 때까지 끝까지 감시하고 함께할 것이다.
2025년 12월 29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위원장 신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