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논평] 시급한 사법개혁 필요성을 확인해 준 사법농단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항소심 유죄 판결에 부쳐

  • 202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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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논평] 

시급한 사법개혁 필요성을 확인해 준 사법농단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항소심 유죄 판결에 부쳐

  지난 1월 30일, 서울고등법원은 피고인 양승태, 박병대, 고영한에 대한 직권남용 등 사건(서울고등법원 2024노 480 판결, 관여법관: 박혜선, 오영상, 임종효)에서, 피고인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피고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대법관에게 징역 6월 및 집행유예 1년을 각 선고하였다.    원심은 직권남용의 법리와 관련하여, 사법행정권자에게는 ‘재판사무의 핵심영역’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직무감독 등의 권한이 없으므로 직권남용이 성립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이른바 ‘직권 없이 남용 없다’는 도그마에 경도된 나머지, 직권남용죄의 법리를 형식적으로 적용하였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항소심 법원은 원심이 ‘권한의 존재 측면’과 ‘권한의 행사 측면’의 요건을 엄격하게 분리하지 않은 결과, 재판사무의 핵심영역에 대한 제3자의 개입은 언제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 모순에 이르렀다고 지적하였다. 그리고 사법행정권자가 형식적·외형적으로는 정보 제공 및 협조 요청이라는 일반적 직무권한을 행사하는 모습을 갖추었더라도, 그 실질이 구체적 사건의 재판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이는 정당한 권한 이외의 행위로서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초래하고 그 재판이 신뢰받지 못하는 결과에 이르렀다면, 실제 재판 결과에 영향이 없었더라도 법관의 정당한 재판권 행사는 현실적으로 방해받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항소심 법원의 판단은 직권남용죄의 해석에 있어 큰 의미가 있다.   다만 이러한 법리 전개에도 불구하고, 항소심 법원은 한정위헌 취지 위헌제청결정 사건에 대한 재판개입, 통진당 국회의원 행정소송 항소심 재판개입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직권남용죄의 성립을 인정하지 아니하였다. 일부 유죄를 인정한 두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도 피고인들의 당시 지위와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하였을 때 매우 아쉽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이루어졌던 사법농단 사태는 시민의 사법 신뢰를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뜨린 사건이었다. 지난 12.3내란 국면에서 사법부는 내란 우두머리에 대한 구속취소 결정과 갑작스러운 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으로 시민들의 원성과 분노의 대상까지 되었다. 이러한 시기에 선고된 양승태 전 대법관에 대한 항소심 유죄 판결은 사법개혁이라는 과제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사법부는 사법농단 사태부터 시작된 현재의 사법 불신 상황에 대하여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사법행정 구조개혁 등 본격적인 사법개혁에 박차를 가하여야 할 것이다.  

2026년 2월 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참여연대